맞벌이었는데 웬지 남편에게 걱정끼치는게 미안해서 입원해서 퇴원할때까지 한번도 암이나 수술이나 하는 얘긴 하지 않았어요
그냥 일상적인 얘기....입원중 이사해서 난 들어가보지 못한 새집 이야기랑 제가 암이라는걸 모르는 어린 제 아이들 얘기... 학교는 잘 다니는지 전학 후 어떻게 지내는지 ... 그런 얘기 했었어요
시간이 참 더디 가서.....
요샌 암수술이더라도 6일이면 다 퇴원시키는데 2주를 있었거든요
하루하루 더디가서
본관 별관 로비며 식당 정원 각층 병동까지 샅샅이 훑고 다녔어요
밤이 가장 괴로웠는데....
잠이 오지 않아서요 ㅋㅋ......
원래 불면이라곤 몰랐는데 잠은 안오고
옆 환우들에게 방해되면 안되고
심심하고
이것저것 잡생각들 나고
휴우.....
또 구석구석 돌아다녔어요
입원하기 전엔 그러쟎아요
시간이 간다 또 나이 먹는다 늙는다.....그런
근데 거기 있음 그런 생각이 들어요
하루가 갔다...
다행이다
이제 병이 나을 사람은 낫고
퇴원할 수 있는 사람은 퇴원하는구나
시간이 가는 건 참 좋은 거구나
수술후 뭔가 비틀리고 불안정해진 나는 아이들에게 모질었고
그 후 애들도 몇년간 후유증을 앓았어요
전 그동안 제가 그렇게 이상했는 줄도 몰랐고 후회했지만....어쩔 수 없는 시간들이었어요..
엄마 그때 이상했다고 나중에 애들이 말하더라구요
큰애는 중1때 성적이 40점 50점 바닥을 쳤구요....
학교 심리검사에서는 자살충동이 있다고 해서 학부모 상담 같이 상담받았어요...
전쟁같은 시간이 지난 후
이제 나만큼 불안정하던 애들도 이제 예전처럼 밝아졌어요
큰애는 이제 중2인데 이번 중간 평균이 90점을 넘었데요
가끔 게시판에 암진단을 받거나 수술 받으시는 분들 계셔서 글 올려요
어쩔 수 없는 힘든 시간이 분명 올텐데...
마음 굳게 먹고 잘 이겨내시길 바래요...
시간은 어차피 흐르고 곧 건강해지실거에요
꼭 잘 견뎌주세요...
가족과 함께 편안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환우님 모두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