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임산부 의료비’ 사각
#장면 1. 아랫배에 주먹만 한 덩어리가 잡힌다고 느낀 문모 씨(47)는 새벽이지만 남편을 깨워 산부인과로 향했다. 몇 달 전 건강검진에서 자궁근종이 발견됐을 때 의사가 “덩어리가 급속도로 커지면 암일 수 있으니 곧장 병원으로 오라”고 당부했기 때문이다. ‘제발 암이 아니길….’ 결과는 뜻밖에도 임신 4개월이었다.
#장면 2. 결혼 3년 만에 생긴 첫째 아이는 기형아였다. 첫째를 유산한 신모 씨(36)는 가까스로 둘째를 가졌지만 임신 유지 확률이 50% 안팎이라는 말에 가슴이 무너졌다. 착상 위치가 나빠 아이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는 운에 맡겨야 한다는 진단이었다
만혼 경향이 강해지고 노산이 늘면서 고위험 출산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산모의 평균 연령은 32.2세로 2005년 30.2세보다 크게 늘었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의 비율도 같은 기간 10.6%에서 23.9%로 증가했다.
고위험 임산부는 신체적 고통뿐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에도 시달린다. 인구보건복지협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고위험 임산부의 1인당 평균 진료비는 305만6394원으로 정상 임신의 3배가량인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