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큰 수술을 해야할 상황인데, 하나도 불쌍하지도 않고 걱정도 안 돼고
오로지 짜증만 나고 저한테 민폐라는 생각만 들어요.
아빠는 40대 후반부터 15년 넘게 계속 백수였고, 쓸데없는 자존심만 세우는 유형이라
죽어도 친척밑에 들어가 일하거나 힘든일은 절대 하지 않으려 하고, 오직 대기업에 넥타이
매고 사무실에 앉아있는 직업만 찾다보니 당연히 백수로 평생 살게됐구요. 그 때 제 형제가
각각 고등학생과 중학생이었구요. 어릴땐 몰랐는데 제가 사회인 되서 돈 벌면서 점점 그런
아빠가 너무 무책임하다는 생각에 증오심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솔직히 전 결혼을 해야는데
(30넘음) 선자리 나가려해도 아빠가 장기간 백수인게 너무 걸리더라구요. 저 본인 스펙은
보통도 아니고 오히려 좋은 편인데 아빠가 저래서 전 죽게 노력하며 살았는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혼에서 막히는 거 같아 더욱 미워진것도 있구요.
백수면서 가사를 조금이라도 도우면 모르겠는데 말그대로 먹고 자고 테레비 보는 거 딱 이 3개
로 15년 넘게 살았네요. 설거지나 빨래 단 한번도 한적 없구요. 그래서 자식들이 학생이었을땐
전업이던 엄마가 생계로 내몰렸고, 자식이 사회인 되고나서부터는 생활비 완전 책임지고 있는데요.
근 10년 동안 큰 수술 여러번 했는데 전부 재발이었고 그 이유는 제가 봐서는 본인 건강인데
본인이 관리 잘 안 해서거든요. 한 마디로 병원에서 하지 말라는 짓은 다 하고 다녔어요. 가족들이
뭐라고 하면 오히려 엄청 화를 내면서 오버한다고 그러구요.
근데 또 재재재발로 큰 수술을 해야할 상황에서..솔직히 진짜 자식한테 민폐덩어리이구 정말 한심한
인간이란 생각이 들어서 하나도 안 불쌍하고 짜증만 나네요. 저 엄청난 수술비는 결국 자식들 호주머니
에서 나가는건데 (보험이니 연금이니 하나도 없어요, 노후대책 이런거 전혀 없구요) 그런 자식들 힘들게
새벽에 매일 나가서 밤 늦게 들어오며 돈 버는거 보면 자기 몸 관리는 적어도 해야하는거 아닌가요. 대체
이게 몇번째인지. 무책임하게 자식들 중고딩 때부터 가장 역할 내팽개치고 집에서 손까닥 안 하고 놀고
먹는 것도 정말 꼴보기 싫은데...이런 이야기하면 절 불효녀라 하겠지요.
회사 다니는 거 너무 힘들고 파리목숨..정말 뼈빠지게 일해서 집 생활비로 주고 수술비로 큰 돈 나가면
대체 저는 무슨 낙으로 살아야하나요. 마지막 큰 수술이 2년 전이었어요. 솔직한 마음으로는 자식 괴롭히지
말고 한번에 죽던지 아니면 본인 몸은 제발 좀 건사해서 자식 괴롭히지 말라고 하고 싶은데, 제가 인성이
나빠서 이런 생각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