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사회적으로 취약한 40-50대 여성 1인가구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1인가구는 총 85만 가구로 이중 절반이 넘는 45만 가구가 ‘여성’ 1인가구다. 40~50대 여성 1인가구는 10만 가구에 육박하며 비혼(非婚) 여성인 경우가 3만7천234, 이혼 여성인 경우가 3만6천707 가구다.
중년여성 1인가구는 특히 경제적으로 취약한 상황에 처해 있다. 여성 1인가구의 상용직 비율이 청년기 56.3%에서 중년기 14.7%로 급락한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노후를 준비하고 있을까.
중장년층 여성 1인가구가 “경제적으로 취약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네트워크가 점차 약화되기 시작하는 특성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관심이나 정책적 관심 대상에서 멀어져 있다”는 점을 먼저 문제 제기했다.
‘응급상황이 생길 때 대처를 못할까봐 두렵다’
이번 실태조사는 서울에 거주하는 40-50대 여성 1인가구 응답하였는데, 이 중 47.6%가 비혼이었고 28.8%가 이혼한 여성 1인가구였다. 나머지는 사별하거나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 해당했다.
혼자 살면서 가장 곤란한 점이 무엇인지(1순위, 2순위) 묻자, 응답자의 과반인 55%가 ‘몸이 아프거나 위급할 때 대처가 어렵다’는 것을 꼽았다. 혼자 살다보니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외부에 제대로 연락을 할 수 없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부담감이 큰 것. ‘외롭다’(40.9%)와 ‘경제적 불안감’(37.2%)이 그 뒤를 이었다.
“직장을 다니지 않는 1인가구는 등록을 한다든지… 아프다 내지는 뭔가 있을 때 생존의 최소한의 벨을 누르게 하든가.” (40대 비혼 여성 D씨)
“사회적인 네트워크에서 만난 사람들하고… 정말 한밤중에 갑자기 아플 때 내가 바로 가까운 곳에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그런 네트워크는 아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뭔가가 좀 필요하다.” (40대 비혼 여성 E씨) -위 자료집 중에서 인용
이러한 불안 때문에 중장년층 여성 1인가구는 건강 관련한 정책이나 서비스 중에서도 ‘긴급 상황 발생 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장 원하고 있었다. 이같은 불안은 노후 걱정과도 연결된다. 응답자들은 노후 준비에 있어서 가장 불안한 요소로 ‘노후에 나를 돌봐줄 사람이 없을 것’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직을 하거나, 일을 잠시 쉬려고 해도 그 기간 동안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점을 토로한다.
조사 대상자들이 “좀 더 고용이 좋은 전문직이나 고부가가치 직종으로 전직하기 위해서는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교육을 받는 동안 생활을 할 수가 없다는 곤란함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특히 비혼이나 배우자가 있는 경우보다는 이혼을 했거나 배우자와 사별한 여성 1인가구 집단이 ‘경제적 불안감’이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들은 혼인이나 자녀 유무에 따라서 경제활동의 이력이 달라지고, 일자리의 질이나 수입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고 박건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결혼, 양육 등을 이유로 노동시장 경력이 단절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년층 비혼여성 집단의 경우 노동시장에서 경력단절을 경험한 이는 7.5%에 불과한데 비해, 이혼/사별 집단은 무려 76.9%에 달했다. 월평균 근로소득을 비교했을 때, 근로 시간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비혼 집단은 약 251만원, 이혼/사별 집단은 약 185만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또 “4050 여성 1인가구는 보호자가 필요한 다양한 상황에 직면하게 됐을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병원 등에서 수술이 필요하거나, 죽음 이후에 장례나 유품 처리 등에서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갖고 있는 재산이 한정돼 있으니까 수명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나. 조금 더 살고 싶으면 조금 더 벌어야 되겠다.” (40대 비혼여성 A씨)
“지금이 45세인데 20년을 버텨. 어떻게? 버틴다고 치면 그 65세부터 나오는 용돈이나 주겠지. 국민연금이 나한테.” (40대 비혼여성 B씨)
“노후가 걱정되지만 구체적인 해결방법도 없으므로 닥치면 생각하려고 한다.”(40대 이혼여성 1인가구 C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