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나이들면 중요한 것

잘 살자. 조회수 : 3,371
작성일 : 2016-09-30 15:44:22

요새 나이 들면 돈이 최고라며 젊어 안 먹고 안 입으며 알뜰살뜰 살았더니 나이 들어 보람 있다는 글이 자주 올라오네요.

저는 어릴 때 어머니가 알뜰살뜰 모으고 제 때 집 사고 팔고 해서 점점 살림 피는 행복한 시절도 살아봤고

그러다 아버지가 외도 실직 사업실패의 삼종세트를 연달아 구사하시는 바람에

우리 집 날리고 우리가 세주던 문간방에서 다 큰 세 남매와 부모님이 복닥거리고 살아도 봤네요.

 

그래서 결혼 때는 외모 안보고 성실성 하나 보고 결혼했는데 남편이 야무지기는 하나 계산 속 빠르고 이기적인데다

시부모는 한 술 더 떠서 맘고생 엄청 하면서 오십 바라보는 나이까지 맞벌이하며 살아 왔어요.

제가 알뜰하게 살았을까요? 당연히 아니죠.

원래 궁핍하게 살았던 터라 사치는 할 줄 몰라서도 못하지만

적당히 모으고 하고 싶은 것도 적당히 해가며 살았어요.

제가 아등바등 모아봤자 시부모 남편 좋은 일만 시킬 거고 친정도 저만 바라보니까요.

지금도 양가에 적잖은 돈이 계속 나가는 상태고 아이들 교육비 들고

저 꾸밈비 쓰고 교제비 쓰고 여행 다니고

그래서 지금 달랑 집 한 채 있네요.

 

나이 들어가니 정말 돈이 좋긴 해요.

그래서 가끔 돈 모으는데 더 힘을 써볼까 고민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어떻게 돈을 좀 모았다 싶으면 어김없이 뜯길 일이 생겨요.

더 웃기는 것은, 뜯길 일이 적어지면 돈도 안 생겨요. 신기하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저는 열심히 모아도 그게 제 것이 되지 않을 거라는 두려움이 너무 커요.

그래서 지금도 쓰고 싶은 일 생기면 쓰고 사네요.

나한테 들인 돈은 그나마 나한테 남는 거니까요.

공부며 피부며 건강이며 감각 같은 것들..


젊어 열심히 돈 모아서 그게 흩어지지 않고 자신이 누리는 분들은 전생에 업을 짓지 않은 분들이겠죠?

저는 아무래도 전생에  썩 착하게 살진 않은 것 같다는  ㅠㅠ

그래서 알뜰살뜰 사는 것보다 잘 살아가고 싶네요.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되도록 업을 짓지 않고 복을 쌓는 삶을 살아가고 싶어요.

쉽지 않네요. 베풀면 호구되고 안 베풀면 삶이 삭막해지니...

IP : 14.35.xxx.1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친정엄마는
    '16.9.30 3:57 PM (223.131.xxx.17)

    젊은시절 아꼈던 걸 지금도 후회하는 중이에요.

    50대 이후로는 경제적으로 여유있게 사시고 사치까지는 못하시지만
    여행이나 자식들 챙기는거, 좋은 먹거리에 아끼지않을 만큼
    편안하게 쓰시지만,
    젊어서 누려야할 건 따로 있다고 하세요.

    저역시 분수에 넘치는 사치나 특히 헛돈 쓰는건 반대하지만,
    적당한 선에서 누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껴요.
    특히 먹거리, 냉난방 정도는 여유롭게 누리고 살고 싶어요.

    또 젊고 예쁠땐 중 정도의 값어치도 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나이드니까 그닥 차리고 싶다는 생각도 안들고
    깔끔하고 단정하게 낫다는 쪽이에요.

    어느쪽이든 치우치는 건 후회가 남기 마련인 것 같아요.

  • 2. 음..
    '16.9.30 4:13 PM (14.34.xxx.180)

    젊었을때 아끼는 사람은
    아껴서 돈모으는 재미 취미라서 아낀거 아닌가요?
    돈모아지는것이 좋으니까 돈이 모이면 즐겁고 행복하고 그래서 돈 모으는거라고 봐요.

    저는 돈모으는 재미보다는
    적당히 내자신 꾸미고 여행도 다니고 사고싶은것도 사고 운동하고 문화생활도 하면서
    지내는것이 즐거움이자 취미거든요.

    늙어서 후회할 필요가 없어요.
    다~좋아한거 했으니까
    돈모으는거 좋아하는 사람은 돈이 모였으니까 후회하면 안되는거죠.
    돈모아놓구선 아~내가 왜 돈만 모았지? 이런식으로 후회하는건 이상해요.
    행복했잖아요? 돈모이는거 보면서? 내가 노후에 행복하고 즐겁게 사는거 상상하면서?

    노후 생각하지 않고 쓰고 싶은거 쓰고 산 사람도 즐거웠잖아요?
    쓸는동안?
    내옷 사면서 즐겁고 입으면서 즐겁고 사람들이 이쁘다~멋있다 말해주니 즐겁고
    거울볼때마다 즐겁고

    왜 후회하는지 모르겠어요.
    좋았으면서 즐거웠으면서

  • 3. ,,,,
    '16.9.30 4:15 PM (110.9.xxx.86)

    글솜씨가 있으시네요~

  • 4. ㅇㅇ
    '16.9.30 4:23 PM (107.3.xxx.60)

    저도 엄청난 사치는 안했어요 20대때는 내가 벌어서
    30대 때는 남편돈으로 쓰고싶은 거 쓰면서 살았어요
    남들 못사는 비싼 옷도 잘 사고,
    그때는 옷살 맘없이 나갔다가도 입어보면 잘 어울려서 비싸도 막 사게되고
    그러던 시절이었거든요.
    쓰고 싶은 거 대충 써보고 살아서 그런지 50줄에 가까운 지금
    물욕이 정말 많이 사라졌어요.
    이젠 그게 별거 아니란 걸 알았으니까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지금은 아무리 비싼 옷을 입어도
    예전만큼 이쁘다는 느낌이 안들어요.
    그냥 쪼끔 나아보일 뿐 ㅋ 그래서 이젠 옷도 별 관심 안생기고 그렇더라구요.

    30대 때 바짝 쫄라매고 절약했으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모았을 것 같기는 한데
    후회는 없어요. 그렇게 썼다고 살림 들어먹은 것도 아니고
    모아야겠다 생각한 순간부터 이상하게 투자한 것마다 잘 풀려서
    쉽게 모아지기도 했구요.
    안쓰고 안쓰고 모으는 분들에겐 나름의 즐거움이 있겠지만
    저도 뭐 덜 모으고 적당히 쓰고 해서 후회는 없네요.

  • 5. 나이에 따라
    '16.9.30 4:30 PM (114.202.xxx.83) - 삭제된댓글

    저도 나이에 따라 누리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 나이에 맞는 소비가 있더라고요.

    20대에 커피 마시고 케이크 사먹고 놀러다니고 그땐 그게 재미고
    30대는 결혼해서 가정 살림 늘이는데 재미고
    (뒤돌아보면 그때 그릇사고 냄비사고, 잘 산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고. 그러면서 사는 재미 느끼고)
    40 -50대는 아이들이 커고 해서 물욕이 좀 없어지고
    대신 아이들에게 투자하고 내 집 전체에 투자하죠.

    무엇이 됐건 나이 들어서 욕심 내는 건 좀 보기 그렇더라고요.

    사치하고 흥청망청 써서 나중에 가난하게 만드는 것은 안 되지만
    나중을 위해서 오늘을 너무 졸라매는 것도 나중에 보면 추억도 하나도 없고
    그 아까운 시간들이 그냥 흘러간 것 같아서 후회가 될 ㅓㄳ 같아요.

  • 6. ...
    '16.9.30 5:38 PM (114.204.xxx.212)

    아끼다 시가 사람이나 남편이 속썩이거나 시가에 큰돈 들어가면 확써요
    젊을때 내게 투자도 하고, 여행도 하고 그런것도 필요하긴해요
    그ㅡ나이에 맞게 누리는거 , 중요합니다
    뭐든 적당히...

  • 7. 이런건가요
    '16.9.30 8:00 PM (125.131.xxx.208)

    저장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01822 아 몰랑~~~~~난 어쩔수 없었다니까, 뒤에 탔던 여성승객은 그.. 1 요사이 2016/10/01 1,130
601821 대학병원 근무하시는 분(김영란법) 6 .. 2016/10/01 2,120
601820 흑설탕팩 2달이상 써보셨어요? 10 ^^ 2016/10/01 3,916
601819 죽전이랑 분당 경계에 아파트를 가지고있어요 11 ***** 2016/10/01 4,050
601818 백남기씨 빈소 기둥 뒤에 숨어 울던 세월호 어머니 5 꼭기억해주세.. 2016/10/01 1,276
601817 혹시 야채다지기 쓰시는님계세요? 6 야채다지기 2016/10/01 1,358
601816 깻잎을 소금에 삭힌후 ..씻어야 하나요? 12 깻잎김치 2016/10/01 2,264
601815 혹시 서울시청역에서 경복궁 10분안에 택시로 가능한가요? 4 ^^ 2016/10/01 857
601814 계피탈취제 쓰시는분 질문있어요 ㅇㅇ 2016/10/01 893
601813 아주 휼륭하게 사는데도 안 풀리는 사람도 있나요?? 11 asdr 2016/10/01 3,348
601812 고장난 선풍기 어떻게 버리나요? 10 버림 2016/10/01 10,102
601811 그러고보니 지금 우리집에 16 세상에 2016/10/01 4,309
601810 주님 저의기도를 들어주소서 10 이정현단식 2016/10/01 2,549
601809 서울대 의대생들이 실검1위입니다 9 ... 2016/10/01 3,250
601808 목화솜과 일반솜의 차이점 6 ... 2016/10/01 2,866
601807 남자들도 여자가 싸우자고 달려들면 무서워하나요? 12 ..... 2016/10/01 2,898
601806 '오래전에 ' 댓글 달아주신분 감사해요 서울대홈커밍.. 2016/10/01 523
601805 초등 수학학원 상담갔는데요(경험자분 알려주세요) 7 샤방샤방 2016/10/01 2,210
601804 아크릴물감이나 수채나 색연필, 크레파스를 섞어쓸수있어요? 2 @@@ 2016/10/01 631
601803 판교/수지/광교 굿모닝팝스 스터디멤버 추가모집합니다. 6 파도랑 2016/10/01 758
601802 실력있는 미용사 찾으려면?? 5 ㅇ아 2016/10/01 1,917
601801 mutual friend(s)가 정확히 어떤 친구죠? 3 ..... 2016/10/01 2,731
601800 가까운 해외를 럭셔리하게 다니시는 분 계신가요? 9 43589 2016/10/01 2,817
601799 전라도 날씨 어때요? 7 전라도여행 2016/10/01 1,027
601798 분위기 전환용 음악 추천 부탁해요 2 우울 2016/10/01 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