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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수양의 늘어진 가지가
담을 넘을 때
그건 수양 가지만의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얼굴 한번 못 마주친
애먼 뿌리와
잠시 살붙였다 적막히 손을 터는
꽃과 잎이
혼연일체 믿어주지 않았다면
가지 혼자서는
한없이 떨기만 했을 것이다
한 닷새 내리고 내리던
고집센 비가 아니었으면
밤새 정분만 쌓던 도리 없는
폭설이 아니었으면
담을 넘는다는 게
가지에게는
그리 신명나는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가지의 마음을 머뭇 세우고
담 밖을 가둬두는
저 금단의 담이 아니었으면
담의 몸을 가로지르고
담의 정수리를 타넘어
담을 열 수 있다는 걸
수양의 늘어진 가지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목련 가지라든가
감나무 가지라든가
줄장미 줄기라든가
담쟁이 줄기라든가
가지가 담을 넘을 때
가지에게 담은
무명에 일획을 긋는
도박이자
도반이었을 것이다
- 정끝별, ≪가지가 담을 넘을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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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30일 경향그림마당
[김용민 화백의 휴가와 출장으로 ‘그림마당’ 10월5일까지 쉽니다.]
2016년 9월 30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6/09/29/JANG.jpg
2016년 9월 30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763501.html
2016년 9월 30일 한국일보
http://www.hankookilbo.com/v/e075c87099934bdb85d8747e73ebfb3a
阿修羅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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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빛나는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가장 뜨거운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가장 행복한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아직 오지 않은 것은 너무도 많다.
- 마포대교 생명의 다리 문구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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