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반이 넘어가는 시간에 제천 박달고개에서 단양으로 출발해
단양 구경시장에 도착한 시간은 7시가 좀 넘은 시간 이었어요.
어둠이 내린 밤이지만
단양 구경시장 주변은 불빛으로 화려했습니다.
여느 작은 군과 비슷할 거란 생각을 했었는데
첫 느낌은
바닷가 관광지처럼 화려했어요.
생각했던 이미지와 다른 첫대면은 새로운 호기심 같은 그낌이어서 괜찮았습니다.
숙소를 정하지 않고 출발했던 터라
제천에서 오는 길에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나오는 모텔에
전화를 다 해보았는데
단양 모텔중 정말 유명한 곳이 있더군요.
유명세 답게 이미 예약 끝이어서
빈 곳이 있다는 곳으로 찾아가보니
구경시장 앞쪽으로 카페며 식당 모텔들이 즐비하게 있어서
예약하지 않아도 숙박할 곳 찾는 건 어렵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비수기인데도 사람들이 제법 많아서 안전하게 하려면 예약하고
맘편히 여행을 시작하는 것도 좋을 거 같고요.
저희가 예약한 숙소는 오래된 그냥 그런 모텔이었는데
사실 모텔하면 그려지는 이미지때문에 드나드는게 조심스러운데요
이곳은 워낙 관광객들이 많이 와서 그런지
조심스러운 것 없이 시끌시끌해서 재밌었어요.ㅎㅎ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 여유를 찾고보니
단양의 밤과 첫인상이 호기심으로 시작해서 나쁘지 않았고요.
때마침 바로 옆 나루공연장에서 마당극이 진행되고 있었어요.
아~ 저희는 이런 거 좋아합니다.^^
아쉽게도 시작부터 관람하지 못해서 내용을 잘 모르겠고
또 저녁을 먹지 못한상태여서 배가 고픈관계로 잠시 구경을 하다
저녁을 먹기 위해 빠지는데
공연관계자 께서 홍보용 책자와 부채 간이방석을 하나씩 선물로 주시네요.
특별한 건 아니지만 일회용부채에 그려진 민속그림과 색체도 나쁘지 않고
일인용 방석도 산에 가거나 잠깐 어디 놓고 앉기에 적당해서
기분이 좋네요. 선물 받은 기분.
단양 구경시장의 마늘을 주재료로 한 음식이 예능 프로에서 방송되고 난 후
인기가 많아졌는지 마늘 음식 찾는 관광객들이 많아 보였어요.
저는 사실 관광지에서 그런 (좀 상업화된 음식이랄까) 종류의 음식은
웬만하면 피하고 먹는데 남편이 마늘불고기를 먹어보고 싶다고 해서
저녁은 마늘불고기를 먹기로 합니다.
간판 불빛이 희미하고 입구가 잘 보이지 않아 영업을 안하는 줄 알았던
미*식당은 입구 인테리어가 깔끔해서 좋았어요.
그러나 그 유명한 마늘불고기는 가장 비싼 메뉴였고
선택해서 먹다보니 관광객과 현지인이 먹는 메뉴선택이 딱 나뉘더군요.ㅎㅎ
관광객들은 99% 마늘불고기.
맛은 그냥 보통이었어요.
저녁도 잘 먹었고 숙소도 잘 잡았고~
숙소에 짐 풀고 나올때 숙박업소 주인이 야경도 꽤 괜찮은데 모르고 지나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며 한번 둘러보라는 권유에
저녁 먹고 나오는 길에 강을 끼고 단장해놓은 인도를 남편과 함께 천천히 걸었는데요.
중간 중간 조각도 귀엽고 자리펴고 담소 나누거나 적당히 음주를 하거나 놀고 있는
젊은층도 많았구요.
걸어 올라가다 보니
단양 시외버스 터미널 가기 전 단양도서관 중앙 광장에
쏘가리 조형물과 그 주변으로
벽과 계단에 조명을 설치해서 형형색색의 빛과 다양한 이미지가 펼쳐지는데
와~ 정말 예쁘고 멋지더군요.
한참을 서서 구경했어요. 정말 좋았습니다.
사진으로 연신 찍어댔지만 실제로 보는게 기 빛과 형상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것 같아요.
낮에만 잠깐 들러서 여행하시는 분이라면 놓치는 부분이 될 거 같아요
한쪽에는 또 젊은 청년이 그냥 편하게 앉아서 노래를 부르는데
가을밤 강바람 타고 넘어오는 노랫소리도 진짜 좋았습니다.
너무 잘 부르더라고요.
강나루를 기대고 빛의 공연과 노랫소리까지 뜻밖의 선물 같았어요.
다음날 그 멋지던 조명과 형상이 사라진 낮의 그 거리를 보고서
여행지의 낮과 밤. 다 경험해 봐야 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아침일찍 구경시장에서 수수부꾸미와 어묵으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었어요.
유명한 마늘만두를 사기 위해 길게 늘어진 줄을 보고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미련없이 저흰 전망대로 향했습니다.
단양에는 천연동굴이 네곳이나 있더군요.
그것말고도 도담삼봉이나 사인암이나 옥순봉...
작은 군치고 자연유산이 꽤 많은 곳 같아요.
이런곳이 많은 건 축복이구나 싶었어요.
전망대를 가기 전에
청소년수련관 같은 곳에서 옛 단양 사진전시를 하기에
잠깐 들렀습니다.
저희 또 이런거 좋아하거든요.ㅎㅎ
옛날 단양의 모습들을 사진으로 전시해 놓았는데요.
자연유산이 많은 건 둘째치고
군 자체에서 공연이나 전시, 기타 도시 이미지를 위해 세심하게
노력하고 꾸며놓은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밤에 조명도 그렇고
문화 공연도 그렇고 이런 전시도 그렇고요.
게다가 다 근거리에 모여있어서 둘러보기가 정말 편하다는 것도 매력이었고요.
전망대에서 단양을 바라보는 것도 패러글라이딩 하시는 분들 구경하는 것도 좋았어요.
전망대에도 한번쯤 올라볼만 하네요.
한쪽은 단양시내 전경.
다른 한쪽은 깊은 산들...
대비되는 모습 좋았습니다.
천연동굴은 가까웠지만 내부가 꽤 춥다하여 여분의 옷 없이 들어가긴 힘들어서
제외했구요.
12시가 넘어서 도담삼봉과 사인함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도담삼봉에 관광객이 꽤 많았어요.
도담삼봉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 마시고
석문을 향해 꽤 높은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했는데요
석문도 신기하긴 했지만 계단 오를만큼은..^^;
단풍이 든 가을이면 좀 나을 듯 싶고요.
그리고서 떠난 곳은 사인암.
이곳도 저희는 참 좋았습니다.
절경이더군요.
강과 어우러진 모습도 멋지고요.
다른 곳은 둘러 볼 여유가 없어
이번은 사인암까지 여행을 마무리 하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글이 길어져 급하게 마무리해요.
큰 기대없이 결정하게 된 단양이었는데
저흰 여러모로 정말 좋았습니다.
깊게 단풍든 가을엔 사람이 더 많겠죠.
그때쯤 다시 또 오고싶은 곳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