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또 결혼얘기를 하다가 서운해서 글올려봐요. 엄마와 저사이에 무엇이 문제인지 보이는 분들은 보고 댓글좀 달아주세요. 너무 쓴소리는 마음의 상처가되니 (이미 많이 들었거든요 ㅠㅠ) 부드럽게 해주시길~
저는 이제 40된 싱글녀에요. 많죠... 그래서 이젠 결혼에 대해 더이상 기대를 하지 않고, 노후계획해야하나 하다가도 가끔 결혼하고 싶기도 해서, 소개 들어오면 만나고 아니면 말고 살고 있어요.
원래 어릴때는 결혼이 정말 하고 싶었는데, 주변에 남자가 없는 학교, 회사에 오래 다녀서인지 연애도 못해보고 정말 몇년에 한번 소개로만 사겨봤어요. 오래사귄적도 없고, 지나고보니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사랑받는 연애를 못했던거 같아요.
며칠전 엄마가 사진을 아는분에게 보내라고 하시는데, 딱 선보라고 하는거 같아서 내키지 않았는데, 소개해주시는분이 중매해서 3건이나 성사했고, 엄마 직장에서 오랫동안 봐온분이라서 믿을만하다고해서 부담스럽지만 사진을 보냈어요. 그런데 오늘 엄마가 전화가 와서는 전화오면 만나보라고 하면서 제가 한다고 동의한것도 아닌데 당연히 보라고 하네요. 저는 당연히 제 의견 물어보고 날을 잡던가 할줄 알았어요.
매번 이런식이에요...
선을 볼때마다, 제가 시집 가기를 바라지만 기분상하게 저를 자꾸 을의 입장으로 시작하게 만드는 방식.
그것도 저는 경기도에 살아서 고향에 있는 그 남자를 만나러 내려오라는 ㅠㅠ 저는 지방에 있는 사람이랑 만나고 싶은 마음도 없거든요. 몇번 해봤는데 힘들어서 못하겠더라구요.ㅠㅠ
아니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인지. 물론 엄마도 볼겸 겸사겸사 내려갈 수도 있지만, 엄마는 항상 우선순위가 저랑 달라요. 제가 아무리 나이가 많다고 해도 제가 하고 싶은지 의견을 묻고, 그쪽 정보도 저에게 제대로 얘기를 해줘야지 결정을 하잖아요.
오늘도 나는 왜 남자 사진을 안보여주냐니까 엄마가 지나치면서 봤는데, 그만하면 나쁘지 않다는둥 하면서 설명을 하는데, 기분이 너무 나쁘네요. 그 남자 마음에만 들면 저는 마음에 안들어도 당연히 만나야되는건가요? 왜 저에게는 선택할 기회를 안주고 마음대로 하는건지 엄마의 심리를 모르겠어요.
지금보다 어릴때도 선을 자꾸 이런식으로 소개해줘서 만나고 나면 기분만 상하고 그랬어요. 엄마에게 순종적이어서 엄마가 말꺼낸거니 중매자에게 괜히 낯부끄러울까봐 선도 왠만하면 보기도 했고, 나이만 먹고 연애를 안해봐서인지 뭔가 기분이 찝찝하지만 일단은 만나보고 결정했는데, 나이 더 먹고는 너무 기분나빠서 이런식으로 소개해줄거면 안만날거라고 엄마한테 화낸적 있었거든요. 그러고나서는 한동안은 안그러시더니, 제가 나이가 더 먹으니 혼자 마음이 급하신지 반복하시네요.
그렇다고 제가 아주 못난이에 능력없는 여자도 아니에요. 82기준에는 많이 못미치지만, 정부기관에 일해서 정년도 길고 고연봉은 아니라도 혼자는 충분히 살만큼 벌거든요. 지금은 살 많이 쪄서 둥실둥실해졌지만, 코도 높고 이국적으로 생겨서 인물없어서 못갔다는 말은 안듣습니다. 눈이 높아서 못갔구나 그러긴해두요. 그런데 우리 엄마는 왜 저를 자꾸 낮추어서 보내버릴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기본적인 정보인, 나이와 직업만 알고 나가서 제가 만나서 알아보라는 선아닌 선을 많이 봤어요. 그래서인지 엄마가 해주는 소개는 믿음도 안가고 사람들의 수준도 친구나 직장에서 해주는 사람들보다 훨씬 떨어졌구요.
처음부터 엄마와의 관계가 세팅이 잘못되어져서 이런식으로 가는게 너무 싫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엄마가 아주 드세고 무식한 스타일도 아니에요. 다만 아빠가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집안의 가장으로 오래 있어서인지 무뚝뚝하고, 잔정이 없으세요. 제가 그걸 좀 닮아서 애교없고, 여자치고는 성격이 진중한타입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언니나 여동생한테는 안그러는데 유독 저한테 이런대접을 하시니 뭔가 속상하고 섭섭해요. 딸이 행복하게 살길 바라는건지, 얼릉 치우고 자기 속편하자고 아무나 갖다붙여주는 건지 정말 헷갈려요.
저는 여태까지 집에 손안벌리고 학비내고, 독립하면서 방도얻고 제앞가림하고 열심히 살았는데, 왜 저를 한심하고 만만한 사람 취급하나 이런 생각도 들구요. 저보다 좀 더 이쁘고 약은 여동생은 학비도 다 대주고, 회사도 조금 다니다가 연애해서 그냥 시집가서 전업으로 살거든요. 제가 같이 살때 생활비도 더드리고 (달라고 하셨어요, 저도 돈도 많이 못벌고 힘들었는데도 티안내고 드렸죠), 지금도 용돈 많지는 않지만 언니나 동생보다 더 드리는데, 단지 시집 못갔다는 이유로 못난이 취급받는거 같요. 동생이나 언니한테 받으면 대게 미안하고 고마워하는데, 저한테는 고마워는 하지만, 얘가 능력이 되니까 받을만하다고 생각하는 느낌도 들구요. 그러면 저같으면 저같은 딸 이뻐서 잘해줄거 같은데, 엄마는 제가 바라는게 아닌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저를 대하는거 같아서 섭섭해요.
저는 덜 아픈 손가락이라서 그럴까요? 속상한 마음에 횡설수설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