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에 대한 열정, 세상에 대한 호기심,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숨길 수 없었던 수많은 여성, 그중에 김명순이 있다. 1917년 문예지 『청춘』의 소설 공모에 단편소설 「의심의 소녀」가 당선돼 등단한 김명순은 심사위원이었던 이광수에게 극찬을 받았고, 여성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소설집 『생명의 과실』(1925년)을 출간해 문단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두 번째 창작집 『애인의 선물』(1928년)을 내는 등 소설 23편과 시 107편, 수필, 평론, 희곡과 번역시, 번역소설 등 여러 작품을 남겼을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남성 작가와 비평가들의 인신공격적 비난을 받으며 문단에서 따돌림을 당했고, 일본으로 떠난 이후 잊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