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중학교 시절 아이..

30년 간 안잊혀지는 조회수 : 945
작성일 : 2016-09-24 05:23:12
제가 다닌 중학교는 대도시의 신생 중학교였죠. 
당시 연합고사 성적으로 신생 학교의 입지를 올리고자 학교는
정말 무지막지하게 공부를 시켰어요.
전 고등학교때보다 중학교때 더 열심히 공부한 거 같아요
아침 7시 반에 등교해서 보충까지 마치면 10시..
선생님들도 정말 열정적이셨죠..

다만 그 학교에서 있었던 일중 그 시절엔 몰랐지만  가장 비 인간적이라 생각되는 일이
아직까지도 맘에 남아 안지워져요. 

저희 반에 한글도 잘 모르고, 반에서 꼴찌를 도 맡아 하는 아이가 있었어요. 
시험만 쳤다 하면 한글 자체를 잘 못읽으니 그냥 빵점인거죠. 

그 아이는 학교를 오려면 버스를 두번이나 갈아타야하는 대도시 근교의 농업지역에 살았는데
부모님 농사일 거들고 도무지 공부를 할 시간이 없었던 거 같아요.

그럼에도 학교에 등교는 최고로 일찍하고 
옷을 절대 갈아입지 않지만
그 같은 옷이 늘 단정하고 깔끔했어요
마치 학교 마치고 집에 가서 잠도 안자고 옷을 깨끗이 빨아 다려 다시 입고
학교에 일찍 오는 일이 그 아이 인생에 가장 소중하고 의미 있는 일인 거 처럼.

그런데 그 아이가 계속 빵점을 맡고 반의 평균을 떨어뜨리니
당시 담임이 그 아이를 개인 상담한 후
학교를 그만 다니도록 했어요.

신생 사립 학교다 보니, 이사장들이 성적 압박 심하게 주고
담임들도 반마다 등수 매기는 이사장에게 스트레스 받을 만치 받아 어쩔 수 없었을지 모르나.

30년 간 그 아이가 늘 제 마음에 마치 어떤 그림자 처럼 문득 떠 오를 때가 있어요. 

아무 말없이 학교에 쥐죽은 듯 있다가 가고
한 벌인 옷을 빨아 입고 학교 다니던 그 아이를

대체 그 학교는 무슨 권리로 
아이의 교육받을 권리를 짓밟아 버렸는지..

제가 엄마가 되고 보니
그 아이가 떠오를때 마다 가슴이 아파요. 

어디선가 행복하게 살고 있기를. 바래보기도 하구요..




IP : 2.216.xxx.18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내비도
    '16.9.24 5:36 AM (58.143.xxx.6)

    옷은 갈아입지 않지만 늘 단정하고, 최고로 일찍왔다니.
    단편 소설속의 인물 같아요.
    관심도 없는 사람의 얘기지만, 같이 바라봅니다.

  • 2. 정말
    '16.9.24 6:59 AM (70.29.xxx.190)

    단편소설 같은 이야기네요.
    정말 가여운 마음이 드네요...ㅜㅜ

  • 3. ssss
    '16.9.24 8:49 AM (50.137.xxx.131)

    '신생 사립 학교다 보니'

    옷이 단 한 벌 뿐이고, 농사를 짓느라 한글도 떼지 못한 아이가
    신생 사립학교는 어떻게 다니게 되었을지 궁금합니다

  • 4. 윗님
    '16.9.24 9:41 AM (2.216.xxx.183)

    한국에서 학교 안다니셨어요?
    그냥 뺑뺑이로 추첨해서 당시 '국민'학교 졸업하면 그냥 가는 곳이 중학교였고
    공립이든 사립이든 어차피 모두 국가 부담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별도의 학비 안내고 그냥 다니는 곳이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81647 윤건희는 일본 밀정의 아바타 놀라운사실 14:39:30 28
1681646 도브비누로 세수하는 분 있어요? 14:39:29 22
1681645 예전 매불쇼 보고 있는데... 아오~ 14:37:46 85
1681644 박은정 "헌법재판관 흔들기, 윤 총장 레퍼토리 그대로&.. 1 상습범이네 14:37:43 129
1681643 가족적인것에 대해 불편한 마음이 드는 이유는 뭘까요? 1 14:36:15 114
1681642 수입이 있으면 국민연금 다 못받나요?? 2 질문있어요 14:32:35 212
1681641 데미무어는 왜 이혼했을까요 5 ㅁㄴㅇㅈ 14:31:56 457
1681640 엄마와의 관계가 틀어지는 건 초등부터 시작인가요? 3 Aa 14:30:01 242
1681639 예보보니 다음주 오는게 무섭네요 5 ..... 14:24:57 1,441
1681638 아카데미 버전으로 갤럭시탭 구매한다면 얼마나 할까요? .. 14:24:55 60
1681637 송중기는 3 음.. 14:24:13 566
1681636 강아지들한테 강냉이 주시나요?(애견인님들...) 5 멍이맘 14:19:43 167
1681635 중1 올라가는 아들 게임하려고 컴퓨터 사달라는데요 4 ... 14:19:10 176
1681634 중증외상센터가 이국종 이야기던가요? 7 .. 14:16:51 860
1681633 피부관리실 여자가 말이 너무 많은데 9 ㅎㄷㅁㅅ 14:15:55 712
1681632 사과할줄 모르는 부모 3 14:14:58 560
1681631 오늘점심 1 .... 14:12:33 399
1681630 친정 시댁 다 우리집으로 옵니다(부제; 애키운보람) 4 신난당 14:07:03 1,376
1681629 금시세 최고치인가요? 11 14:06:06 1,132
1681628 사정상 명절에 아무데도 안가고 밥 집에서 해먹었어요 10 명절 13:56:34 1,286
1681627 정치가 연예인 덕질인 줄 알아요? 좋고 싫고...따지게. 19 참나 13:56:10 667
1681626 윤대통령이 특검으로 임명됐을 당시 댓글 부대였을까요? 7 .. 13:54:53 626
1681625 한혜진이 이현이 드레스룸 정리해주는거 재밌네요 1 .. 13:53:51 1,279
1681624 분위기 미인 6 여성 13:53:02 1,186
1681623 김치 담을 때 새우종류요~ 1 ㅇㅇ 13:47:08 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