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람 보는 눈 다 똑같나봐요..

이제서야 조회수 : 4,794
작성일 : 2016-09-22 12:40:02

외국에 있는 회사에 다니는데, 같은 팀에 저보다 나이 어린 직원이 있어요.


몇 년 전에 이 친구가 한국에서 일하다가 제가 있는 나라 A로 발령나오고 싶어서 저한테 컨택을 많이 했더랬죠.

출장 오면 일정 끝나고 저희 집에서 재워 주기도 하고, 밥도 사주고, 현지 사정 등등 나름 알뜰 살뜰 챙겨줬어요.

그러다가 저희 옆 팀 B팀으로 자리를 얻어 왔더라구요.

처음 왔을 때 어린 친구가 타지 생활 힘들겠지 싶어서 여러모로 신경써줬네요. 제가 알고 있는 현지 한국직원들 소개도 시켜주고 좋은 말도 많이 전해주고요.

그리고 나서 몇 달 후 저도 그 친구랑 같은 B팀으로 옮기게 되었어요.

근데 그 친구 태도가 예전 같지 않더군요. 이미 몇 달간 현지 생활에 적응도 했고, B팀이 좀 텃세가 심한 팀이었는데, 그 중 핵심세력(?) 하고 이미 친해져서 저한테는 말도 잘 안걸더라구요.


B팀 텃세가 심한 건 예상했지만 그래도 그 친구가 있으니 좀 낫겠다 싶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저는 거들떠도 안보더라구요.

마음 많이 다쳤죠. 댓가를 바라고 잘해준 건 아닌데,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에..

뭐랄까, 알고보니 굉장히 정치적인 친구였어요.

자기가 필요한 사람한테는 잘하고, 필요가 없다 싶으면 한쪽으로 치워버리는.. 그리고 또 본인한테 도움이 되는 네트워크를 계속해서 구축하는 거죠.



어디가서 말도 못하겠더라구요. 전 그 친구가 처음 왔을 때 괜찮은 사람이라고 다른 사람들한테 소개시켜 준 입장이었거든요.



그렇게 몇 년이 흘러서 그 친구랑은 그냥 인사정도만 하는 사이에요.

뭐 사이가 아주 안좋은 건 아닌데, 그냥 그 사람한테 마음 줄을 끊어버린거죠. 그래도 가끔 제가 다른 사람들하고 차타고 어디 나가서 점심 먹는다 하면 세상 가장 착한 얼굴을 하고 같이 따라오고 그러더라구요. (저희 부서에 운전하는 사람은 저 혼자에요).



다음 달에 제가 퇴사를 하거든요. 그냥, 당분간 쉬면서 아이 보려구요.

그 몇 년 동안 그 친구에 대한 어떤 말도 안하고 지냈는데, 얼마 전 옆팀 한국 선배들이랑 저랑 점심 먹는데 그 친구 어떠냐고 묻더라구요.

저는, 솔직히 이제 나가는 마당에 할 말은 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딱 한 마디 했어요.

정치적인 사람이라서 이제 곁에 안 둔다고..


그러니까 그 선배들도 돌아가며 얘기하더라구요. 본인들도 다 느꼈다고..

겉으로 보기엔 순진하고 사람 좋아보이는데, 세상 모르는 소식 없고, 모르는 사람 없이 오만 사람 다 만나고 다니면서 소위 말하는 네트워크 하고 다닌다네요. (주로 높은 사람들하고)

같은 레벨급 내지는 본인이 필요한 거 다 뽑아 먹었다 싶으면 무시 아닌 무시하며 지내는데, 그게 그 선배들도 다 느껴진데요.



전 그 동안 저 혼자만 그렇게 느끼나.. 내가 저 친구한테 뭘 잘못했나, 무시당할 만큼 그런 사람인가 자괴감도 느끼고, 암튼 맘 고생 많았는데, 다른 사람들도 하나 둘씩 그 사람의 본색을 알아간다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위안도 됐어요. 내가 이상한 건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에..


그래도 그런 얍삽한 정치적인 사람들이 승승장구하긴 하겠죠?


이제 뭐 회사 나가니까 그런  사람 다시 안봐서 좋긴 합니다.



IP : 169.145.xxx.13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9.22 12:48 PM (191.85.xxx.210)

    사람을 필요에 따라 붙었다 떨어졌다 하는 사람은 빠르던 늦던 결국 주위 사람들이 다 눈치채더라고요.
    계산적이고 기회주의적인 사람으로 보여요. 평생 그렇게 살다가겠죠. 주위에 진실한 친구는 하나도 없구.
    원래 약은 고양이가 밤눈 어둔 법이예요. 지금이야 자기가 똑똑하게 처세하는 것 같아도 결국은 밑바닥이 다 드러나게 되어 있을 거라고요.

  • 2. ㅇㅇㅇ
    '16.9.22 12:49 PM (58.121.xxx.183)

    어디나 그런 종자들 다 있더라구요. ㅠ

  • 3. ,,,,,
    '16.9.22 12:51 PM (110.9.xxx.86)

    잘 모르는 사람 뭣하러 신경써 주셨나요

  • 4. ......
    '16.9.22 12:51 PM (58.227.xxx.173)

    그러게요.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도 그닥...
    정말 보는 눈이 같은가봐요. 그러니 저 친구 지금은 약삭빠르게 행동해 잘 될 거 같아도 길게는 못갈겁니다.

  • 5.
    '16.9.22 12:54 PM (116.86.xxx.239)

    얍삽 빠른게 아닌거 같은데요?
    자기가 이용했다고 무시 아닌 무시를 하다니....
    진짜 정치적인 애들은 사무실에서 청소하는 아주머니들까지도 다 자기편으로 포섭하죠.
    다들 본인이 이용당했다고 생각도 못 들게 자기 이득만 속속 잘 차지하는데
    얼마나 무서운데요 ㄷㄷ
    티나게 한 것 보니 하수인데요?

  • 6. 저런 사람들
    '16.9.22 1:05 PM (112.150.xxx.147)

    자기가 뭔가 아쉬울때는 애처롭고 불쌍한 표정과 제스처, 말투 장난 아니죠.

    그런데 넘어가는 사람들도 좀 이상하구요.

  • 7. 군자란
    '16.9.22 1:06 PM (76.183.xxx.179)

    그런 처신을 하는 사람들이,
    기회를 잘 잡고 승승장구 하는 것은 맞아요.

    그러다 결국은 본인이 알게 됩니다.
    조직에서 자기의 위치는,
    끌어주는 사람 뿐만이 아니라 받쳐주는 사람에 의해서도 결정된다는 것을.

    재미있는 사실은....
    자신이 추락하면서 알게 된다는 것이지요.

    여러 사람을 오랫동안 속이는 것은 불가능 하거든요....^^

    고생 많으셨어요~

  • 8. ㅇㅇ
    '16.9.22 1:07 PM (115.22.xxx.207)

    윗님 걔들은 그래도 얄밉진않네요 그정도로 노력을 하잖아요.


    원글님..
    저도 할말많네요.
    저 아는 애중에도 자기필요할땐 친구고 가까이 지내다가 자기 필요없으면 연락도 안하는애있어요.
    저도 지금은 걔랑 연락안해요.
    지금도 지 속편하게 자기랑 가까이서 도움되는 인물들이랑 친하게 지내느라 정신없더라구요.
    무시무시..

  • 9. 원글
    '16.9.22 1:35 PM (183.90.xxx.8)

    110님은 잘 모르는 저한테 뭣하러 신경써서 댓글남겨 주시나요?
    외국 생활하면서 주변 사람들한테 알게 모르게 도움도 많이 받고 또 제가 도움을 베풀어야 세상이 돌아간다고 생각했어요. 지금도 그런 마음은 변하지 않았구요.
    간혹가다 그 도움을 이용만 해먹는 사람 만나기도 하지만 덕은 덕으로, 악은 악으로 돌아온다고 생각합니다.
    얍삽한 사람들은 그 댓가를 좀 늦게 치룰 수는 있겠죠.

  • 10. 걔 아닌가?
    '16.9.22 2:13 PM (223.62.xxx.190)

    ㅋ저도 지금 그런애땜에 열받았는데
    걔아닌가 싶을 정도로 똑같네요.
    외국에 있거든요

  • 11. ...
    '16.9.22 4:57 PM (14.46.xxx.5) - 삭제된댓글

    저도 쏙쏙 빼먹혀 봐서 그 기분 잘 알아요
    겉으로 보기엔 두루두루 인간관계 좋다고 소문났죠
    특히나 윗분들한테 잘보여놓은 사람 많고
    근데 그 여자는 얼굴도 괜찮고 했는데 모쏠이었어요
    그렇게 기본인성 말아쳐먹은걸 데이트 상대 남자들도 다 느낀거겠죠
    그리고 윗분말씀대로 여우축에도 못끼는 하수에요
    진짜 고수들은 적을 단 한사람도 만들지 않아요

  • 12. 저도
    '16.9.22 5:07 PM (14.46.xxx.5)

    저도 쏙쏙 빼먹혀 본적 있어서 그 기분 잘 알아요
    빼먹혔다기보다 주위의 보는 눈때문에 안도와주면
    다른사람들이 절 안좋게 볼까봐서..
    역시나 앞에서는 고맙다 뒤돌아선 욕했더라고요
    겉으로 보기엔 두루두루 인간관계 좋다고 소문났죠
    특히나 윗분들한테 잘보여놓은 사람 많고
    근데 그 여자는 얼굴도 괜찮고 했는데 모쏠이었어요
    그렇게 기본인성 말아쳐먹은걸 데이트 상대 남자들도
    제대로 된 사람이었으면 다 느낀거겠죠
    그리고 윗분말씀대로 여우축에도 못끼는 하수에요
    진짜 고수들은 적을 단 한사람도 만들지 않아요

  • 13. 원글
    '16.9.22 5:55 PM (169.145.xxx.13)

    헉..맞아요. 저희 회사 그 친구도 모쏠이에요.
    다른 팀 선배 말 들어보니 이사급 이상 남자 분들이랑 돌아가며 자주 일대일로 점심 같이 먹는다더라구요.
    근데 예쁘거나 몸매가 좋거나 한 건 아니어서 그런지, 나쁘게 보는 사람은 없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12084 ... 1 guswls.. 2016/10/31 256
612083 이시국에 침대 잘아는분 계시면 침대좀 골라주세요 9 결정장애 2016/10/31 1,603
612082 100만원 아우터 산다면.... 1 추워유..... 2016/10/31 1,073
612081 최순실 이제 방송에 곧 뜨겟네요 4 2016/10/31 653
612080 겁쟁이 운전 도전하려합니다 10 2016/10/31 1,793
612079 라이브/JTBC-최순실 잠시후 검찰출두-방송보세요 5 라이브 2016/10/31 701
612078 이화여대 교수들 ‘윤후정 명예총장 하야하라’ 요구 10 해방이화 2016/10/31 2,077
612077 해외여행시 인천공항에 보통 몇시간전에 가시나요? 7 .. 2016/10/31 1,227
612076 급체에 매실액 먹고 좋아졌어요 7 매실 2016/10/31 3,649
612075 미국 서부 크리스마스때 어디 다녀오면 좋을까요? 4 크리스마스 2016/10/31 618
612074 시민제안)오후6시 경적 소리' 시민저항을 제안합니다 4 .. 2016/10/31 611
612073 표고버섯 안 말린 거는 어떻게 보관하면 되죠? 3 표고 2016/10/31 918
612072 선 보면 애프터 못 받는게 흔한가요? 23 ..... 2016/10/31 11,719
612071 나프탈렌 냄새가 좋은데....... 11 스멜 2016/10/31 3,515
612070 대입면접 가는데 아이 핸드폰은 2 고3맘 2016/10/31 571
612069 딴게에 노무현 대통령 ㅠㅠ 21 ㄹㄹ 2016/10/31 2,686
612068 달의 연인 보보경심려-영상이 아름답네요(이시국에 죄송) 2 2016/10/31 705
612067 20살 아가씨 정장 사려는데, 어떤 브랜드가 괜찮은가요? 12 아줌마 2016/10/31 2,092
612066 웃기지마세요 보톡스 100방 7시간 그걸 믿나요? 26 안믿는다 2016/10/31 5,806
612065 그때 정윤회사건(?)만 제대로 파헤쳤어도.. 2 ㅇㅇㅇ 2016/10/31 1,004
612064 학원 등하원 도와주는 업체 아실까요 2 하루 2016/10/31 613
612063 코슽코는 회원권 없으면 아예구입 불가예요? 6 ㅋㅅㅋ 2016/10/31 1,671
612062 아파트 청약시 인터넷이 안되는 경우는 어떻게 2 ... 2016/10/31 847
612061 1월부터 12월 초까지 영업한 가게를 인수하면 종합소득세를 누가.. 3 자영업 종합.. 2016/10/31 580
612060 친구가 어린이집에서 일하는데요. 1 mylove.. 2016/10/31 1,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