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에 입주해서 20년 살았어요.
한 5년정도 됐을까..
작은 작은 마당 하나 있는 집에서 햇살 쬐며 살고싶다는 생각이 정말 너무 간절해지더군요..
시골 말고 서울로 가고 싶었어요...
단독주택 저렴한 곳도 많이 보러다니고...
근데 남편이 단독을 싫어해요.. 아주 많이 단호하게..
결국 서울강북 어느 곳에 아파트를 정해서 이사왔어요..
이제 보름정도 됐습니다.
6살부터 신도시에 살던 아들녀석은 여긴 서울이라고 할 수 없다...
이게 시골이지 무슨 서울이냐며.. 툴툴거리네요..
그래도 서울 한복판이야 이놈아..ㅎㅎ
하긴 저두 30대에는 이리 지저분하고 복잡한 서울보다 신도시를 훨씬 좋은 곳이라 생각하고
살았었습니다.
지금도 그곳의 편리성이 그립기도 하지요..
하지만 사람하나 겨우 들어가는 골목길이 사랑스럽고
작은 시장을 어슬렁 거리는 재미도 너무 좋고
집뒤에는 깊은 산이 있고..
길건너에는 작은 천도 있고
꼬불꼬불 꼬부라진 길들도 정이 가네요..
아마 제가 나이를 먹어서일거예요..
정남향 언덕에 서있는 저희 동네는 바람이 사는 동네인 것 같아요.. 늘 바람이 솔솔 부네요
환기가 훨씬 탁월함을 몸으로 느낍니다.
어젠 잡곡을 사러 갔더니 배달나가서 주인이 없을 때는 물건을 가져가고 입금하시라는 안내문이 있더군요...
30년된 과일 가게도 있고
집앞 언덕길에는 아주 작은 카페도 있구요..ㅎㅎ
마치 어린시절 그 동네로 온 것 같아서..
재미나는 요즘입니다.
직장은 좀 더 멀어졌지만..
이상하게 알람소리 없이 저절로 눈이 떠지네요.. 아직 긴장한 탓일까요
시골같은 서울살이가 정말 재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