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은 한국에 2만8500명, 일본에 4만9000명, 독일에 3만8000명 등의 군병력을 배치한 상태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작 쿠퍼 연구원도 “일본과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하면 미국 어디엔가 대지를 마련하고, 건설하고, 유지하는 비용이 더 많이 든다”며 “미국인들이 더 많은 세금 부담을 떠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방위비분담금을 지불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13년 ‘한국·일본·독일의 방위비분담금 비교’ 보고서를 보면 GDP를 기준으로 했을 때 한국은 0.068%, 일본은 0.064%, 독일은 0.016%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한미군의 존재 이유가 단지 한국 방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결국 미국의 대(對)동북아시아 전략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방위비분담금 증액 요구를 들어줄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트럼프도 이를 잘 알고 있으며, 주한미군 철수가 한국으로부터 방위비분담금을 올려 받기 위한 협상용 카드일 뿐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994년 미 하원은 미군의 유럽 주둔비용 중 병사들의 봉급을 제외한 제반비용 75%를 유럽 동맹국들이 지불하지 않으면 병력 중 최고 7만5000명을 철수하기로 결의하며 주요 미군 주둔 국가인 독일을 압박했다. 그러나 독일 정부는 “미군이 유럽에 주둔하고 있는 것은 미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이를 거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