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답답한데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요...
며느리입니다
제목 그대로 어제 오후부터 속상하고 답답해서
게시판에라도 털어놓고 싶어서요..
작년 12월말에 결혼을 했는데 남편의 사정으로
신혼여행을 바로 못 가고 두달뒤에 구정연휴를
끼고 여행을 다녀왔어요. 그래서 결혼하고 첫 명절을
가족 친지들과 함께 보내지 못했구요.
그래서 이번 추석은 일찌감치 시댁에 가서 시댁 가족들과
함께 보낼 계획이었습니다. 시댁은 신혼집에서 차로
한시간 반 거리이고 시부모님, 시아주버님 부부와 조카둘
(시댁에서 차로 4시간반거리), 그리고 저희 부부, 이런 구성
이구요.
시댁과 친정은 기독교라 차례가 없지만 양가 어머님들께서
음식을 조금씩 준비하시는터라 저도 결혼전부터 친정엄마를
도와 명절 음식은 매년 준비하고 있어요. 근데 이번 명절은
제가 5개월 임산부고 초기에 절박유산으로 입원한적도
있어서 연휴전날부터 친정에서 음식을 준비해서 시댁에도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시댁에는 100세가 넘으신 시할머님께서 아직 정정하셔서
명절 당일은 아침일찍 할머님을 찾아뵙는게 시댁전통이라
저도 그 부분은 미리 알고 있었구요. 첫명절이라 저희쪽
친척분들도 조카사위가 한번 보고 싶다고 하셔서 추석
당일은 시댁에서 아침식사후에 할머님을 찾아뵙고
저희쪽 친척들이 다 모이는곳으로 이동하기로
했어요. (시댁에서 차로 한시간 반거리)
남편과는 한달전부터 얘기가 다 된 상황이고 제가
명절 삼일전까지도 재차 확인을 해서 친정부모님도
친척분들께 인사를 간다는 약속을 해두셨습니다.
그런데 추석당일날 저와 형님이 아침일찍 상을 차리
면서 오늘 점심전에 저는 친정쪽으로 간다는 말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어머님께서 점심도 안 먹고 간다면서
너무 서운하다고 몇번이나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남편이 어머님께 제대로 얘기를 하지 않았던거 같아요.
할수없이 제가 친척들이 다 모인다고 해서 저희도
잠깐 얼굴 비추고 인사하는 자리다. 시할머님댁은
다녀온 다음에 출발하겠다고 재차 말씀드리는데도
막무가내로 구시더라구요. 게다가 시할머님댁 뿐
아니라 그 근처에 다른 친척분집도 5군데나 돌아나와야
한다고 하셨어요(처음 듣는 얘기...) 그러시면서
오랜만에 보는 아들며느리가 점심도 안먹고 간다고
흥분하시는데... 저희는 시댁에서 한시간반 거리에
살아서 한달에 한번은 꼭꼭 찾아뵙고 어머님도
몇번씩 오십니다.
처음부터 제대로 설명을 안 해준 남편에게 정말
짜증이 났지만 명절날 아침부터 분위기가 나빠지는게
싫어서 시할머님댁과 그 외 친척분들 댁을 최대한
빠르게 다녀오고,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가겠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남편은 그동안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구요.
일단 친정부모님께 전화를 해서 사정설명을 했는데
당연히 서운해하셨구요. 늦어도 12시에는 출발을
할줄 알았는데 점심 지나서 출발하면 차도 밀리고
친정쪽 새언니들도 빨리 각자 친정으로 보내줘야
하는데 실례라고 하면서 그냥 오지 말라고 하셨어요.
명절 한달 전부터 인사 가겠다고 약속을 하셔서
다들 기다리게 한 것도 죄송하고, 은근 기대하면서
좋아하신 부모님 생각하니 속상하고... 엄마는 첫명절에
사위 인사시킨다고 백화점에서 200만원 정도의 새옷까지
사주셨었거든요 ㅠㅠ
최대한 양가부모님 서운하시지 않게 하려고 오전 일정을
빠르게 완수(?)하고 점심 식사를 준비하려는데
어머님이 고기랑 생선을 잔뜩 꺼내시더라구요 ㅎㅎㅎ ㅠㅠ
간단하게 남은 나물로 비빔밥이나 해먹자는게
아들며느리손자들 의견이었는데.... 전날 점심부터
4 끼를 고기생선부침개 반찬을 먹으려니 젓가락질이
제대로 안되고... 게다가 부치고 굽고 튀겨서 식사
준비를 하면 시간이 오래걸리잖아요. 전날부터 계산을
해보니 준비, 식사, 설거지 및 정리까지 2시간이 넘게
걸리더군요.
결국 설거지까지 하고 나니 오후 2시45분...
당연히 친정아버지는 "차 밀리니 오지마라" 고
한마디 하시고 전 눈물이 핑 났네요.
임신 5개월이라 빈혈도 심해지고 딱딱한 바닥에서
자서 허리도 아프고 8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화장실
하나를 나눠 쓴다고 아침부터 전쟁인 집에서
한끼 먹는데 2시간씩 총 4번의 식사준비만으로
이미 온몸이 쑤시는데...
정말 남편, 시아주버님은 손하나 까딱 안하네요.
일찍 결혼하셔서 16년째 외며느리 역할을 하신
형님이 정말 존경스러웠어요. 그리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남편에 대한 분노게이지가 점점 높아지면서
전투력이 상승하기 시작했어요. 일단 운전중에는
좀 참고 집에 와서 짐정리 해놓고 따다닥 따졌는데
"정말 미안해..." 라고 한마디 하네요.
멍해서 더 따지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화가 가라앉지도
않고 기분이 오르락내리락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어요. 친정엄마도 딱히 좋은 기분이 아니라
전화하기도 애매하고 임신중이라 별일 아닌 일로
내가 예민한건가 하다가도 부글부글 끓어오르면
저 남정네는 꼴도 보기 싫고...
다 임신호르몬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싶어지네요 ㅜㅜ
1. 으이구
'16.9.16 10:44 AM (116.87.xxx.151)남편이 병신 이네요.
2. 아이고
'16.9.16 10:57 AM (125.177.xxx.23)임신 안한 제가 읽기만해도 분노게이지 상승입니다.
정말 미안해...라고요??
ㅂ~~ㅅ 이라고 욕 바로 나오네요.
시엄니도 참...으이구...3. 하이고
'16.9.16 11:23 AM (118.100.xxx.169)신랑 이 ㅂㅅ 같은..
아침먹고 바로 마누라 손목 턱 잡고 할머니한테 인사드리고 당신집에 가야지
하고 박력있게 끌고 가야지, 하여간 마마보이들이 결혼은 왜 해서 쯧4. 남편ㅂㅅ
'16.9.16 11:28 AM (183.96.xxx.181)남편 비겁한 ㅂㅅ이고요
이건은 별 일 입니다.
임심으로 너무 예민한거 아닙니다.
앞으로도 남편은 계속 비겁한 ㅂㅅ일 겁니다.
본인이 알아서 잘 하세요.
비겁한 쫄보자식...5. ..
'16.9.16 11:31 AM (112.149.xxx.111) - 삭제된댓글남편이 잘못한 거지만, 셤니 요구에 응하기로 한 건 본인 판단이잖아요.
어려워도 그 자리에서 싸워야지, 분쟁을 두려워하면 호구 하는 수 밖에 없어요.
남편과 선약을 한 이상, 끝까지 밀고 나갔어야죠.
남편한테 많은 걸 기대하지 말아요.
이기적이고, 나약하고, 소심하고, 분쟁을 두려워하는 보통 사람이라 원글을 보호하지 못해요.6. 5개월예비맘
'16.9.16 11:56 AM (218.48.xxx.245)맞아요. 사실 지금 제일 화가 나는건 제 자신이고
그 다음이 남편이요. 남편이 결혼을 늦게 했고 저랑도
나이차이가 좀 있어서 양가부모님들도 나이차이가
나거든요. 그래서 나이드신 시어머니가 한번씩 속
터지게 해도 시어머니라 저러나보다, 연세가 있으셔서
저러나보다 하고 이해하고 웃고 넘어갔는데...
저도 이번일로 생각이 많아지네요. 우리 형님이
한번씩 어머니한테 독하고 딱 부러지게 말할때 가슴이
두근거린적이 있었는데 이유를 알 것 같아요.
동서가 나랑 같이 설거지 해줘서 너무 좋아..
하시는데 뭉클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