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일땐 명절이 이렇게 끔찍할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저희 친정은 명절때마다 여행가거든요.
근데 결혼했더니 참....
뭐 음식하고 이런거야 그런대로 괜찮아요.
시부모님이랑 평소에 사이도 괜찮고 좋으신 분들이라 참고 할 만 해요.
문제는 시누...개념을 어디 똥구녕에 처박았는지 내 동생이었으면 머리끄댕이 잡고 싸웠을 듯.
시누는 명절 당일 오전만 시댁에 가고 계~~~~~속 친정에 있어요.
당연히 와서 손하나 까딱 안하고.
지 새끼도 안돌봐요.
저흰 맞벌이라 명절 첫 날은 오전에 집안 청소 하고 점심 먹고 시댁에 가는데
그게 시누네보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시어머니가 계속 전화오고 난리가 나요.
며느리냔이 빨리 와서 우리 딸 사위 밥상차려줘야 하는데 지들 밥먹고 온다고 늦게 와서 못부려먹는다 이거겠죠.
그렇다고 저희가 가서 점심먹을 생각으로 일찍 가잖아요? 그럼 시누네 올 때 까지 기다려야 해요
저흰 휴일이라도 늦잠자고 아점먹고 이렇지 않아서 아침 제시간에 먹고 시댁 가면 점심때 12시 1시 정도 되면 애들도 저희도 배고프단 말이죠. 근데 시누네는 아침에 일어나 눈꼽만 띠고 와도 두시 반 막 이래요 ㅋㅋㅋㅋ
그때까지 아무도 밥 못먹어요.
그나마도 오면 전 그집 식구들 시중드느라 뭐 얻어먹지도 못해요.
더 대박인건 시누네 부부는 이렇게 밥먹고 나면 쏙 빠져나가서 둘이 놀다 와요.
시어머니는 걔네들 놀러 가는거 뻔히 다 알면서 저한테 거짓말로 둘러대요.
마트간다고 ㅋㅋㅋㅋㅋㅋ
근데 마트갔다왔는데 옷 새로 갈아입고 풀메 하고 돌아옴. 즐.
갔다 8시쯤 들어와서 밥차려주면 배부르다고 안먹음. 아 ㅆ...차리기 전에 말하던가.
가면서 애는 또 놓고 가요.
그럼 전 저희 애들과 걔까지 함께 돌보며 전부치고 음식하느라 너무 힘들어요.
남편은 쳐 자빠져 자요.
한번은 너무 화가 나서 남편한테 소리를 버럭 질렀죠.
나와서 애라도 좀 보라고.
그랬더니 시어머니가 안쓰러움이 뚝뚝 떨어지는 표정으로 혼자서 애 셋을 어떻게 보니....라는데 욕나올 뻔.
난 애 셋 보면서 일하고 있는데?
다음날 아침이 되면 시누는 제가 전날 고군분투하며 만들어 놓은 음식들을 고이 싸서 자기 시댁으로 갑니다.
이게 젤 어이 없어요.
내가 돈도 들이고 노동도 해서 한 음식이면 돈이라도 좀 보태던가.
그리고 시댁에서 점심도 안먹고 친정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면 그 잠깐 다녀왔다고 피곤하다고 또 쳐 잠 ㅋㅋㅋㅋ
전 차례지내고 그거 치우고 이제 좀 앉아볼까 하면 시누네가 와서 또 점심차려야 하고.
근데 정말 더이상은 못해먹겠어요.
요즘 우울증 약 먹으며 치료받는 중이라 남편이 제 눈치를 좀 많이 보는 중인데
오늘 집에가서 남편이랑 결판을 내려구요.
절대 내일 점심먹고 갈 것이고, 시누에게 음식 싸가고 싶으면 걔 보고 하라고 니가 말하고, 만약에 그거 못막으면 난 시부모님께 명절 용돈 안드릴것이고 앞으로 시댁 생활비도 끊겠다. 종년으로 부려먹고 싶으면 종년한테 돈까지 바라지는 마라.그리고 명절 때 아침 먹고나면 난 빈 친정집이라도 갈 것이다. 넌 니네집에 있고 싶음 있고 빈 집에 혼자 있으려면 있어라.
아마 이혼하자고 할거에요.
지금으로서는 그럼 땡큐. 라는 심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