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12일 필리핀 남부지역에 파견된 미군 특수부대의 철수를 요구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에서 열린 신임 관료 임명식에서 "미군 특수부대가 남부 민다나오에서 떠나야 한다"며 그 이유로 미군의 안전 문제를 들었다고 필리핀 언론들이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올바른 방법으로 범죄와 전쟁을 하라고 촉구하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국이 필리핀 식민지배 시절(1898∼1946년) 민다나오에서 저지른 무슬림 학살사건을 거론하며 인권 비판에 반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9일 인도네시아에서 필리핀 교민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필리핀 마약중독자 재활센터 건설을 지원하는 것과 달리 미국은 법치만 요구한다고 비꼬았다.
또 "필리핀은 독립적인 외교정책을 지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을 빚는 중국에는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반면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미국에는 반감을 드러내며 전임 정부가 고수한 친미, 반중 외교노선의 변화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