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그냥 답답해서 써 봅니다.

... 조회수 : 1,050
작성일 : 2016-09-08 12:51:39
그냥 하소연할 곳도 없고... 쓰면서 마음 좀 풀고 싶어서 글 써요.
제가 작가입니다. 잘 나가지도 못 나가지도 않는.... 중간급 정도라고 해두죠.

글을 쓰는 일이... 단순하게 열심히 하면 생산성이 높아지는 일이 아니라서...
잘 써질 때도 있고... 저도 의아할 정도로 망작이 써질 때도 있어요.

참 이상한 게요... 남들 작품은 냉정하게 잘도 평가하면서... 
제가 글을 쓸 때는... 말도 안되게 망작을 쓰고 있는데 그게 안 보일 때가 있어요.
주로, 마음이 급하거나 지엽적인 문제에 매몰되거나...
아니면 이런 저런 요구사항들을 모두 반영해서 글을 완성하려고 할 때 이런 일이 벌어져요.

이번의 경우는 후자의 경우였는데.... 함께 회의하는 피디들이 여러명인 작품이라
이런 저런 요구사항들을 들은 후,  그것들을 다 반영해서 글을 써 보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는
짧은 시간동안 엄청난 양의 결과물을 써 냈어요. 잠도 못 자가며... 아이와 시간도 못 보내고...
진짜 방대한 분량을 헉헉대며 써서 보냈는데....

어제 회의에서... 학생도 이렇게는 안 쓰겠다, 다른 사람이 쓴 거 아니냐.... 이런 평가를 들었어요.

저는, 원하시는대로 다 집어넣어서 썼잖아요. 라고 항변하고 싶었지만....
그들이 원하는 것은, 그들이 한마디씩 툭툭 던진 의견들을 다 몰아넣은 결과물을 보고 싶은 게 아니라,
진짜 좋은 결과물, 완성도 높은 좋은 이야기가 보고 싶은 거겠죠.

이런 저런 의견들을 다 반영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작품 자체의 완성도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거
결국, 이건 좋은 이야기이냐 아니냐가 가장 핵심이라는 거. 왜 그걸 까먹었을까요.

나무를 보면 안되고 숲을 봐야 한다는 거.... 
제가 성격이 급해요. 그래서 이렇게 가끔 핵심을 놓치고 글 쓰는 일을 숙제하듯 처리하려 할 때가 있어요. 
이번이 딱 그런 케이스....

어제 그런 평가를 받고 나서 보니... 얼마나 부끄러운지... 제가 쓴 글이 얼마나 쓰레기인지....
50장의 쓰레기더라구요.  정신이 확 들면서... 진짜 딱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더라구요.

너무 속상하고 스스로가 한심하고.... 제가 초짜도 아니고 10년 가량 이 바닥에 있었는데...
정말 중요한 작품이고 신망 높은 회사여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게 엄청 중요한데....
내가 미쳤었구나 싶어요. 

그나마 다행인 건 아직 작업의 단계가 남아 있으니... 남은 과정동안 정신 차리고 잘 써서 이런 부끄러운 평가를 잊게 할 만큼 좋은 작품을 쓰면 된다는 거....

그래도 어제 들었던 말들은 정말 너무 너무 부끄럽네요. 
어떻게 이런 말도 안되는 망작을 써 놓고 그걸 깨닫지 못하고... 전송을 할 수가 있는지...
제 자신에게 너무 실망스럽고... 자신감도 막 떨어지고...
이럴 때 감 떨어졌다고 하죠... 감 좀 잔뜩 먹어야겠어요. ㅠ

너무 개인적인 하소연인데... 어디에도 말할 곳이 없어 여기다가 풀어놓습니다. 
글로 먹고 살기 너무 힘드네요. 다시 힘내서 좋은 결과물 써서 보내야죠....

앞으로도 글을 쓰면서 이런 실수를 또 하지 않기 위해... 기억하기 위해 82에 글을 남겨 봅니다. 
일기 같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P : 182.225.xxx.70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9.8 12:57 PM (175.121.xxx.16) - 삭제된댓글

    먹고사니즘이죠. 에휴. 직장인들도 그렇고 다 그러고 삽니다.
    그나마 양심은 안팔고 사시니 다행.
    왜 이렇게 곱게 살게들 안두는지요.

  • 2. 저도 글쓰는 직업인데...
    '16.9.8 1:09 PM (222.110.xxx.76)

    남의 평가 때문에 스스로 슬럼프에 빠지는 일이 종종 있는 듯해요.

    저는 문학은 아니지만, 그래도 정해진 양의 글을 꽤 써야하는데, 혹독한 평가를 받은 경우엔....

    그냥 '나는 이 일이 천직이 아니다, 얼른 돈 벌어서 다른 거 할거다....' 막 이런답니다 ㅎㅎㅎㅎ

  • 3. ....
    '16.9.8 1:12 PM (121.166.xxx.102)

    고생하셨어요~ 읽기만 해도 창작의 고통과 심적 괴로움이 전해집니다...
    글쓰는 일이 세상에서 젤 힘든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요..ㅎㅎ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는거죠.. 기운내시고 담에 좋은 작품 내시면 82에 살짝 자랑해주세요..^^

  • 4. ....
    '16.9.8 1:26 PM (112.220.xxx.102)

    혹시...

    내마음의꽃비 작가?

  • 5. ...
    '16.9.8 1:50 PM (183.98.xxx.95)

    비오는 궂은 날도 있고
    맑게 갠 날도 있겠죠..
    또다른 좋은 작품을 위한 밑거름이라고 생각해요

  • 6. dpgb
    '16.9.8 2:09 PM (124.49.xxx.246)

    그런 어려움도 아무나 견디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일단 대단하신 분입니다.
    남을 이해하고 그 통찰력으로 글을 쓴다는 게 어렵죠 힘내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96612 보조배터리 꼽아두고 나왔는데 3 00 2016/09/13 968
596611 오사카 날씨나 기온 어떤가요? 1 여행 2016/09/13 681
596610 *자녀의 결혼이 노후를 빈곤으로 빠뜨리는 ‘중대한 리스크’ 23 노후는 뭐으.. 2016/09/13 9,241
596609 복도식아파트 방 커튼 4 ... 2016/09/13 1,172
596608 추석연휴때 여자 혼자 울릉도 가도 괜찮을까요 ? 6 궁금 2016/09/13 1,831
596607 사울 평준화 중3상담주간에 1 aaa 2016/09/13 583
596606 발 살짝 까졌을 때 4 ㅇㅇ 2016/09/13 1,125
596605 자존감 낮으신분들이 보면 좋을 다큐 하나 추천 36 추천 2016/09/13 7,583
596604 어제 지진 나고나서부터 머리가 무겁고 속이 울렁거려요 6 지진때문인지.. 2016/09/13 1,574
596603 며느리 입니다 38 ... 2016/09/13 8,639
596602 상차림 머머하세요? 2 fr 2016/09/13 1,162
596601 부산행 보고 애니메이션 서울역 봤는데..완전 하드코어 네요..... 29 부산행 2016/09/13 5,397
596600 아파트 내진설계 1 ㅗㅗ 2016/09/13 1,066
596599 금감원같은 곳 여직원(대졸자)뽑을때 7 공채 2016/09/13 2,184
596598 백화점 빵집 알바 후기 51 우울맘 2016/09/13 32,736
596597 피아노 버릴시점...초2 있는집인데 언제 버릴까요.. 11 정리 2016/09/13 1,872
596596 고3맘들의 절실한 대입관련글엔 현실 좀 아는 사람만.. 25 한심 2016/09/13 3,670
596595 백화점 한우셋트 진짜좋은건가요? 7 2016/09/13 1,607
596594 예체능보다 공부가 더 노력으로 극복안된대요 10 ... 2016/09/13 3,924
596593 정형돈이 방송복귀한대요. 주간아이돌로 20 반갑 2016/09/13 4,041
596592 문재인 전대표 트위터 - 현재 원자력안전위원회 상황 11 2016/09/13 1,525
596591 다들 내진설계된 집에 사시나요? 8 33 2016/09/13 1,682
596590 왤케 눈물이... 7 9월 2016/09/13 2,147
596589 손질된 곱창 어디가면 살수있을까요? 3 궁금 2016/09/13 1,259
596588 혼술남녀 재밌긴한데 박하선 캐릭터 답답하네요 16 2016/09/13 2,9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