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오늘 시조부모님 성모 다녀왔어요

성묘 조회수 : 947
작성일 : 2016-09-05 03:28:29

제가 맞벌이 31년차이지만

젊은 시절엔 기운이 뻗쳐서 안해도 되는 제사 상차림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저도 이젠 늙고 기운 빠지고 무엇보다 세상 모든 일에 심드렁하는 때가 되었네요.

젊은 시절엔 잠을 못 자도 송편 일일이 다 빗고 찌고

제사 음식도 모두 다 하고 식혜에 수정과, 한과까지 다 하든 맏며느리입니다.


그간 많은 일이 있었고

저도 시부모님도 세월의 시련을 겪었고

이젠 알아서 각자 시조부모님 성묘를 하는 것만 남았어요.

복잡한 가정사 때문에, 정확히 말하자면 부모노릇 안/못하는 부모때문에

시조부모님이 저희 남편에겐 정말 부모님 같은 분이라는거...


제가 젊은 시절엔 이런거 스스로 용납 못하겠지만

맞벌이고 제가 요즘 직장일로 너무 힘들어서 남편에게 냉동 동그랑땡 사오라 했어요..

어제 늦게까지 그 냉동 동그량땡에 밀가루, 계란물 입혀서 지졌구요,

과일 챙겨서 성모갔네요.


가는 길 내내 막혀서 평소 같으면 1.5 시간 걸렸을 길을 3.5시간 걸려 가서

성묘 하고 왔어요.

저는 알아요. 우리 시조부님이 남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우리 남편 진정 무의식 속에라도 자기를 전적으로 받아들여주는 분들이죠.

저는 정말이지 우리 남편도 미처 모른다 해도 이분들의 덕을 제가 감사해 합니다.

제가 이미 늙고 힘이 빠져서 예를 다하지 못하는게 아쉬울 따름이예요.


오늘 이렇게 고속도로 길 막히는 길을 다녀오니

저녁 밥 먹을 때 남편이 이러네요.

당신이 해준 성묘 음식 할아버지 할머니가 잘 맛 보셨을까?

저는 눈물부터 나서 아무 대답을 못 했어요.

사실 제가 정성을 다한 건 아니었지만, 제 형편이 더 이상의 정성을 할 수도 없었어요.

남편이 제게 고맙대요.

제가 뭘.. 너무 허접해서 할아버지 할머니께 죄송하지 뮈.. 이랬어요.


저희가 늙어 죽으면 저희 애들은 저희의 기일조차 기리기 힘들 것 같아요.

각자 있는 자리에서 추도라도 하면 좋겠지만,

그건 살아있는 자의 몫이겠죠.

네..

그건 살아있는 자의 몫이죠.

저희가 간여할 일이 아니에요.

우리가 할 일은 그저 살아있을 때 의미있게 살면 그뿐일 뿐.

IP : 121.188.xxx.5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97843 분당 서현동에 아파트 매매요 10 고민 2016/09/19 3,231
    597842 제 주위 시어머니는 대부분 좋으시더라구요. 17 ㅇㅇ 2016/09/19 4,053
    597841 아 수시 원서 접수 다했네요. 10 고3맘 2016/09/19 2,864
    597840 지금 여진 있었죠? 7 ... 2016/09/19 2,446
    597839 남편한테 만정이 떨어진 것 같아요 13 제목없음 2016/09/19 5,407
    597838 비염증상 콧속이 붓고 헐때 4 괴롭다 2016/09/19 2,378
    597837 물건 11 물건 2016/09/19 3,505
    597836 파리 약국 및 생제임스 매장 알려주세요~ 파리여행 2016/09/19 689
    597835 씨를 안빼고 매실청을 담궜는데요 1 새콤달콤 2016/09/19 1,229
    597834 요즘의 현실.... 2 한국 2016/09/19 1,091
    597833 가끔씩 상상 8 매칭 2016/09/19 908
    597832 이 정도면 인복 있다고 볼 수 있나요? 8 인복 2016/09/19 2,205
    597831 과 이름이 이상한 과는 절대 보내지 마세요 9 학생등치기 2016/09/19 5,384
    597830 미국 또 총기난사 발생했네요. 필라델피아 1 shooti.. 2016/09/19 1,435
    597829 상해 자유여행 질문있어요~ 3 새콤달달 2016/09/19 1,197
    597828 보검매직으로 안구정화나 합시다 24 므훗 2016/09/19 2,211
    597827 쿠첸 쇼핑지원 어떤가요? ... 2016/09/19 309
    597826 수동태 어렵네요..ㅠ 6 영어 2016/09/19 992
    597825 수시, 오늘 5시까지 마감인가요? 5 수시 2016/09/19 1,777
    597824 40살에 눈밑 애교살 있는 분 계신가요? 9 .. 2016/09/19 3,969
    597823 저희집 베란다에 비둘기가 자꾸 앉아있어요.. 17 13층 2016/09/19 5,790
    597822 자취하는 대학생입니다.감자국 끓이는 법 좀ㅠㅠ 20 ,, 2016/09/19 3,072
    597821 일본사람 줄 선물 16 선물 2016/09/19 1,420
    597820 캐시미어 코트 드라이크리닝 하면 변하나요 8 질문자 2016/09/19 6,795
    597819 간단한 명절전 6 명절도 2016/09/19 1,7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