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여자는 믿으면 안 돼
흠 조회수 : 1,014
작성일 : 2016-08-26 10:28:36
아래 세살 아기랑 비 맞았다는 엄마에요~
이번에는 눈에 관한 에피소드가 생각나서 적어봐요 ㅎㅎㅎ
남편과 데이트 하던시절에
둘이 원주로 여행을 갔어요
이 삼일 전에 함박눈이 왔던 때라 눈이 제법 길가에 많았는데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목적지가 너무 험했어요
눈도 많이 쌓였고 좁고..
좀 불안 불안 했지만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길이니
믿고 가고 있었어요
점점 길은 안 좋아 지고 집 한채 없는 곳으로 가니까
그 때의 남자친구인 남편이 여기가 아닌거 같아.. 아닌거 같은데..
하는데 전 또 경치가 진짜 죽이는 곳인가봐
원래 펜션들은 구석에 있잖아 하며 남편을 달랬죠..
하지만 실은 저도 은근히 불안했어요 ㅎㅎ 핸드폰으로 주소를 몇 번이나 다시
확인 했는지..
그런 불안감 속에 가던 중
푹! 소리와 함께 갑자기 차 바퀴가 눈에 빠진거예요.
너무 당황해서 둘다 차에서 내려서 어쩌나 어쩌나 발 동동 구르고
남편은 후진도 하고 이래 저래 하는 사이
또 눈이 내리기 시작!
얼른 사방을 둘러보니 성당 하나가 보여서
저기에 도움 좀 요청 하겠다고 뛰어가서 문을 두드리니
수녀님 한 분이 나오셨어요
사정을 설명하고 마대자루나 밑에 받칠만한 걸 부탁 한다고 하니
이거 저거 꺼내주면서 저희 차 쪽으로 오시더라구요
또 마침 그 때 차 한대가 들어오는데
신부님을 모신 수녀분들 차였어요 ㅎㅎ
늙은 신부님은 먼저 성당에 들어가시고
다른 수녀님들이 이리 저리 도와주시기 시작.
너무 감사하다 고맙다 연신 인사하면서
다 같이 바퀴 빼기에 열중 하는데 문득 이 상황이 너무 영화 같은 거예요
살면서 이런 일이 몇 번이나 있겠어요 ㅎㅎㅎㅎ
전 또 진짜 재밌는 상황이다 우와 하면서
열심히 일손을 돕는데 ㅋㅋㅋㅋ
한 수녀님이 어쩌다 여길 들어오게 됐냐고 물으시데요~
그래서 여행 왔다~ 여기 경치 좋은 한옥펜션이 있다더라
제다 거기가 너무 가고 싶어서 가자고했다 라고 답하니까
갑자기 수녀님이 남편에게 ㅋㅋㅋㅋㅋ
"여자는 믿으면 안 돼... "
-네??
"여자는 믿으면 안 돼~ 하나님을 믿어야지~"
하시는는 거예요 ㅋㅋㅋㅋ
저 너무 재밌어서 뒤돌아서 입막고 웃었잖아요 ^^;;
진짜 상황이나 대사가 너무 웃겨요ㅎㅎㅎ
그 후로 몇 번이나 이 말씀을 하셨답니다 ㅎㅎ
결국... 보험회사 전화 했더니
1분 만에 차를 빼주시며 운전한지 얼마 안 되셨나봐요..
라고 말씀 하시는 바람에
남자친구의 운전 미숙이 탈로나 버리고^^;;
주소는 펜션 아저씨가 번지 중에 숫자 하나를 잘못 쓰셔서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우리는 가고 있었다는 안타까운 마무리지만 ㅎㅎㅎ
지금도 가끔 이 때 얘기 하면
수녀님 얘기도 하고 너무 재밌는 추억이 됐어요 ㅎㅎ
사실 그 때 이러다가 영화 처럼 성당에서 하루 보내는거 아냐?
라는 생각을 전 했었답니다 ㅎㅎㅎㅎ
이제 곧 또 겨울이 올 텐데 올해는 아이도 함께 가봐야겠어요 ㅎㅎ
IP : 115.161.xxx.7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16.8.26 10:30 AM (220.79.xxx.187)아우 글 재미나게 쓰시네요~~ 아기 얘기도 넘 잼났어요!
2. ㅋㅋㅋ
'16.8.26 10:42 AM (222.110.xxx.76)하나님을 믿어야지라니 ㅎㅎㅎㅎㅎㅎㅎ
수녀님들 정말!!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603936 | 티비엔 1 | 미루내사랑 | 2016/10/07 | 293 |
603935 |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힙니다 1 | 이게 정부냐.. | 2016/10/07 | 777 |
603934 | 백선하는 왜 백남기씨의 뇌수술을 강행했을까? 5 | ㅇㅇ | 2016/10/07 | 1,489 |
603933 | 연금보험 3 | 더불어 | 2016/10/07 | 839 |
603932 | 육아.. 언제쯤 그나마 편해지나요? 26 | ... | 2016/10/07 | 7,144 |
603931 | 헷갈리는데 표나리 아나운서 시험볼때 2 | 질투의 화신.. | 2016/10/07 | 1,658 |
603930 | 800만원 남은 종신보험 선납 어떨까요? 2 | .. | 2016/10/07 | 1,618 |
603929 | 모든지 시간이 걸리는 청소년 5 | 조언절실 | 2016/10/07 | 794 |
603928 | 40넘어 생긴 뾰루지? 여드름?은 피부과가서 뭘해야 하나요? 3 | 뾰루지 | 2016/10/07 | 1,390 |
603927 | 저녁메뉴가 생각이 안나 멘붕입니다. 불금 저녁 뭐 해드세요들??.. 28 | 으아 | 2016/10/07 | 3,917 |
603926 | 김제동이 무서웠구나 10 | 쫄았구나 | 2016/10/07 | 4,246 |
603925 | 치매이신 엄마..용변관련..조언좀 주세요.. 4 | .. | 2016/10/07 | 2,158 |
603924 | 개봉관 전국에서 세곳 뿐이네요 9 | 자백 | 2016/10/07 | 1,335 |
603923 | 톱밥꽃게를 샀는데요. 4 | 게 보관 | 2016/10/07 | 2,059 |
603922 | 날아가다 //날라가다 구분쉽게 알려주세요 9 | 배움 | 2016/10/07 | 1,393 |
603921 | 사업장에서 직원으로 이름빌려주는것 2 | ... | 2016/10/07 | 781 |
603920 | 남편이나 남친이...아내분이나 여친분 어느부분이 맘에 드셨데요?.. 6 | ..... | 2016/10/07 | 1,735 |
603919 | mbc의 흔한기자? 2 | 김세의기자 | 2016/10/07 | 688 |
603918 | 봄바엔..코메스타 사이트 옷 어때요? 2 | 가을하늘 | 2016/10/07 | 3,887 |
603917 | 큰애다니던 학원 | 아들둘맘 | 2016/10/07 | 358 |
603916 | 공항가는길 질문 2 | 2016/10/07 | 1,897 | |
603915 | 어제 경향신문 3d 1면 | 냉면좋아 | 2016/10/07 | 330 |
603914 | 김제동 붸린 곳은 성공회대학 때문인 듯 16 | 김제동 | 2016/10/07 | 4,110 |
603913 | 밑에글 중 기러기하는 형부의 이혼말리는 처재글이요 13 | 궁금 | 2016/10/07 | 4,962 |
603912 | 볶음우동에 굴소스 간장만 있으면 되나요? 8 | .. | 2016/10/07 | 1,99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