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여자는 믿으면 안 돼

조회수 : 1,019
작성일 : 2016-08-26 10:28:36


아래 세살 아기랑 비 맞았다는 엄마에요~
이번에는 눈에 관한 에피소드가 생각나서 적어봐요 ㅎㅎㅎ


남편과 데이트 하던시절에
둘이 원주로 여행을 갔어요
이 삼일 전에 함박눈이 왔던 때라 눈이 제법 길가에 많았는데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목적지가 너무 험했어요


눈도 많이 쌓였고 좁고..
좀 불안 불안 했지만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길이니
믿고 가고 있었어요

점점 길은 안 좋아 지고 집 한채 없는 곳으로 가니까
그 때의 남자친구인 남편이 여기가 아닌거 같아.. 아닌거 같은데..
하는데 전 또 경치가 진짜 죽이는 곳인가봐
원래 펜션들은 구석에 있잖아 하며 남편을 달랬죠..

하지만 실은 저도 은근히 불안했어요 ㅎㅎ 핸드폰으로 주소를 몇 번이나 다시
확인 했는지..

그런 불안감 속에 가던 중

푹! 소리와 함께 갑자기 차 바퀴가 눈에 빠진거예요.

너무 당황해서 둘다 차에서 내려서 어쩌나 어쩌나 발 동동 구르고
남편은 후진도 하고 이래 저래 하는 사이
또 눈이 내리기 시작!

얼른 사방을 둘러보니 성당 하나가 보여서
저기에 도움 좀 요청 하겠다고 뛰어가서 문을 두드리니
수녀님 한 분이 나오셨어요

사정을 설명하고 마대자루나 밑에 받칠만한 걸 부탁 한다고 하니
이거 저거 꺼내주면서 저희 차 쪽으로 오시더라구요

또 마침 그 때 차 한대가 들어오는데
신부님을 모신 수녀분들 차였어요 ㅎㅎ
늙은 신부님은 먼저 성당에 들어가시고
다른 수녀님들이 이리 저리 도와주시기 시작.

너무 감사하다 고맙다 연신 인사하면서
다 같이 바퀴 빼기에 열중 하는데 문득 이 상황이 너무 영화 같은 거예요

살면서 이런 일이 몇 번이나 있겠어요 ㅎㅎㅎㅎ
전 또 진짜 재밌는 상황이다 우와 하면서
열심히 일손을 돕는데 ㅋㅋㅋㅋ

한 수녀님이 어쩌다 여길 들어오게 됐냐고 물으시데요~
그래서 여행 왔다~ 여기 경치 좋은 한옥펜션이 있다더라
제다 거기가 너무 가고 싶어서 가자고했다 라고 답하니까
갑자기 수녀님이 남편에게 ㅋㅋㅋㅋㅋ


"여자는 믿으면 안 돼... "

-네??

"여자는 믿으면 안 돼~ 하나님을 믿어야지~"
하시는는 거예요 ㅋㅋㅋㅋ

저 너무 재밌어서 뒤돌아서 입막고 웃었잖아요 ^^;;
진짜 상황이나 대사가 너무 웃겨요ㅎㅎㅎ
그 후로 몇 번이나 이 말씀을 하셨답니다 ㅎㅎ

결국... 보험회사 전화 했더니
1분 만에 차를 빼주시며 운전한지 얼마 안 되셨나봐요..
라고 말씀 하시는 바람에
남자친구의 운전 미숙이 탈로나 버리고^^;;
주소는 펜션 아저씨가 번지 중에 숫자 하나를 잘못 쓰셔서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우리는 가고 있었다는 안타까운 마무리지만 ㅎㅎㅎ

지금도 가끔 이 때 얘기 하면
수녀님 얘기도 하고 너무 재밌는 추억이 됐어요 ㅎㅎ

사실 그 때 이러다가 영화 처럼 성당에서 하루 보내는거 아냐?
라는 생각을 전 했었답니다 ㅎㅎㅎㅎ

이제 곧 또 겨울이 올 텐데 올해는 아이도 함께 가봐야겠어요 ㅎㅎ


IP : 115.161.xxx.7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8.26 10:30 AM (220.79.xxx.187)

    아우 글 재미나게 쓰시네요~~ 아기 얘기도 넘 잼났어요!

  • 2. ㅋㅋㅋ
    '16.8.26 10:42 AM (222.110.xxx.76)

    하나님을 믿어야지라니 ㅎㅎㅎㅎㅎㅎㅎ

    수녀님들 정말!!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12065 세월호 7시간은 몇시부터 몇시까지죠? 6 ... 2016/11/01 2,146
612064 지금 정국을 지휘하는 게 mb일까요? 11 mb의 추억.. 2016/11/01 3,115
612063 동호회에서 만나는 모임은 다 이상한사람만있나요? 10 2016/11/01 4,566
612062 연애를 해보니 내가 바닥이란거 알았어요 18 ff 2016/11/01 14,404
612061 김용민브리핑 10.31자 이완배 기자 설명 좋네요 6 김용민 2016/11/01 1,568
612060 바니걸스(토끼소녀)고정숙씨 별세.. 6 에고 2016/11/01 6,067
612059 아보카도 복통 유발하기도 하나요? 5 복통 2016/11/01 4,386
612058 사회나와서 절친한 친구 사귀신분 있으세요? 15 .... 2016/11/01 6,779
612057 혹시 조청을 만들어서 팔면 팔릴까요? 10 조청 2016/11/01 2,017
612056 고지혈과 지방간에 도움되는 건강 또는 치료식단이 있나요? 3 .... 2016/11/01 2,366
612055 방금 뉴스에 순시리일가 재산이 수천억이라고 나오던데.. 15 ..... 2016/11/01 4,021
612054 최순실 일체 혐의 부인 13 ... 2016/11/01 3,135
612053 경찰이 범죄자한테 곰탕까지 접대하고 , 3 딸기체리망고.. 2016/11/01 847
612052 요인간들도 끝까지 기억해야됨 1 매국노들 2016/11/01 576
612051 고양이 구충제가 잘못 지어진걸까요? 3 걱정 2016/10/31 588
612050 혐의 일체 부인한대요 뒷북체포 2016/10/31 617
612049 검찰의 눈물겨운 순실이 에스코트 현장.avi 11 역시 2016/10/31 2,706
612048 여기는 뭐 새로운 소식 있나 했는데 무슨 무당같은 말들 열심히 .. 39 에휴 2016/10/31 4,619
612047 오늘 경적 울리셨나요? 4 박근혜하야 2016/10/31 956
612046 단원고 배가 원래 오하마나호였다는 의혹에 대해 16 바람이분다 2016/10/31 4,695
612045 정말 뭘까요 2 .... 2016/10/31 601
612044 (속보) 최순실 긴급체포 32 ㅇㅇ 2016/10/31 8,934
612043 설악산, 가리왕산에 승마장 추진 케이블카도 모두 5 허걱 2016/10/31 1,305
612042 통통한몸 언젠가는 빼빼한몸이 될까요? 4 추워 2016/10/31 1,982
612041 300여명의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정부..대한민국은 위험에 안쳐.. 1 .. 2016/10/31 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