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이 넘어 가니 신생아에서 세상 물정 좀 아는 아기가 되었네요.
모유를 먹을 때마다 젖 한 모금 빨고, 엄마 얼굴 보고, 젖 한 모금 빨고, 엄마 얼굴 보고,
눈 마주칠 때마다 생긋 웃어주고.
쭉쭉 먹었으면 하는 맘인데, 초롱초롱한 눈으로 엄마 눈 마주치고 생긋 웃는 아기 보면 마음이 스르르르...
배부르게 먹고 나면 잘 먹었습니다 인사라도 하듯 저를 보며 환하게 웃네요.
트림이라도 시키려고 안아주면 그 짧은 다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쪼끄만 발가락으로 제 배를 콕콕 찌르며 서 있어요.
엄마 표정 살피고, 제가 딴데를 보다가 자기를 쳐다보면 환하게 생긋 웃어주고.
웃기려고 애라도 쓰면, 온 얼굴 만연하게 입을 벌리며 웃고, 또 깔깔 거리며 웃고
눕히기라도 하면, 더 안아 달라고 팔다리를 번쩍 바둥바둥,
그 짧은 목을 올리려고 애쓰며, 인상을 쓰면서 뭐라뭐라.. 콧구멍을 벌렁벌렁
하루하루 너무너무 이쁩니다.
제 아기도 계속계속 안아달라고 보채는 아기에요.
밤잠은 요 며칠 잘 자지만요.
엄마 계속 안아주세요 하듯.. 안아주면 온 몸을 제 품에 척하고 맡깁니다.
세상 구경이 하고 싶으면 흔들흔들한 고개를 꼿꼿이 세워가며 이리 저리 구경하고, 특정한 물건은 보기만 하면 씩하고 웃기도 하구요.
엄마와 한시도 떨어지지 않으려 하지만, 이 역시 빨리 지나갈 시간이라는 걸 첫애 키워보니 알겠더라구요.
그래서 힘들어도 좋아요.
첫 애 키우고, 15개월만에 복직 했을 때 가장 후회하지 않았던 건 원없이 아기를 안아주고 사랑해줬던 거였어요.
둘째도 그러려구요.
내 인생 막내 아이. 요 시절의 아기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드니
마냥 이쁘기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