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세살 아기랑 비를 쫄딱 맞았네요^^;
3실 딸아이 하원 시키고 병원을 갈까 말까 하다가
가는 걸로 결정 지어서 우산 없이 진료를 보고 나오는데
비가 한 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아이 아빠는 야근인데 데릴러 오라고 하느니
어서 가는게 낫겠다 싶기도 하고
편의점도 안 보여서 서둘러 가는데 점점 비가 거세졌어요
다행히 아이는 햇빛가리개창이 큰 유모차형 자전거를 타고 있긴 했지만
감기걸릴까봐 최대한 나무들 사이로 이리저리 가는데
점점 거세지는 빗줄기..
피했다 갈까 어쩔까 하는데 답이 안 나와서 일단 고!
근데 문제는... 제가 3개월 전에 중급 다리 수술을 했고
여전히 걷는게 힘들거든요
그야말로 이동만 되고 뛰기 빨리 걷기 전혀 안 되는..
나름 최선을 다해 빨리 가면서
-00아 다왔어 다왔어 조금만 참아줘!
하니까 아이가
- 다왔어! 다왔어!!
하는데 웃음이 풉 나데요? ㅎㅎㅎ
아이가 워낙 비를 좋아하긴 하는데
상체는 그대로고 아래 바지쪽으로 비가 들이쳤나봐요
혼자 꺄아꺄아 거리면서 비를 만지고
제가 또 다왔어 다왔어!! 미안해!!
하니까
-꺄 다왔어 다왔어!!
따라하는데 누가 보면 이런 와중에 걸어가는 내가 이해 안 되고
나 스스로도 이런 내가 너무 비참하긴 하지만
아이가 상황을 즐겨주니 이 또한 나중에 둘만의 추억이겠구나
하면서 이내 재밌어 지더라고요
겨우 엘리베이터 들어와서
아이를 보니 무릎에 묻은 물을 손으로 휘저으며 방긋 웃는데
아우.. 사랑해 소리 절로 나와요^^;
다행히 얼굴이랑 상체는 자전거가 다 막아줘서 안젖었네요^^
요놈의 자전거 핸들링 안 좋아 버릴라고 했는데
너무 소중해 졌어요 ㅎㅎ
들어오자마자 둘이 따뜻한 물로 같이 씻고 콩나물 국에 밥 말아 먹는데
우산 미리 못챙긴거 더 빨리 달려주지 못한거 여러가지 미안하지만
참.... 행복이 별건가 싶고 새삼 아이가 있어 행복한 하루네요^^
1. 보리
'16.8.26 12:36 AM (125.191.xxx.220)아웅 저도 행복해지네요. 귀여운 아가~~^^
2. 뭐가?
'16.8.26 12:36 AM (223.62.xxx.76)그게 왜 행복이죠?
아이가 안타깝기만한데...ㅠ.ㅠ3. 아
'16.8.26 12:37 AM (180.230.xxx.161)너무 이쁜 엄마와 아이네요^^
덕분에 행복해졌어요~~~~
감사♡4. oo
'16.8.26 12:39 AM (110.11.xxx.165)콩나물 국으로 마무리하는 잔잔한 여름 동화~
꺄~다왔어 다왔어! 물방울 톡톡 털며 방긋!
아이들은 정말 예쁘네요.5. ㅔㅔ
'16.8.26 12:40 AM (175.223.xxx.53)행복한 추억이 될거에요
잊으면 안되니까 꼭 기록에 남기세요
그리고
아가랑 더 행복하세요~~6. 흠
'16.8.26 12:40 AM (115.161.xxx.73)상황은 아이에게 저도 무척 미안하고 안타까웠지만
그 상황에서 조차 해맑은 아이를 보고
둘이 악조건을 함께 견뎌낸 전우애가 생겼다고 할까요? ㅎ
모르겠어요 분명 상황은 안 좋았지만 이상하게 마냥 짜증이 나지는 않더라고요 ㅎ 아이는 참고로 감기 증세는 없습니다 ㅎ7. @@
'16.8.26 12:40 AM (211.36.xxx.153)살면서 이렇게 무더운날 비쫄딱 맞는 경험이 왜
안타깝나요?자동차로 모셔오고 모셔가고 비한번 안맞아보고 살아야 행복한건가요?8. @ @
'16.8.26 12:41 AM (119.18.xxx.100)아기가 재미있었겠어요...
윗님..아이들 비 맞는거 좋아해요...엄청.
원글님 아기는 병원도 가야하고 어리니깐 좀 그렇지만...
우리 아이 주말마다 축구하는데 영국사람한테 레슨받아요...예전 우리나라 축구팀은 눈비 오면 무조건 취소인데...영국샘은 무조건 해요...눈이 와도 비가 와도...지금 8년째 하고 있는데...아이들 눈비오면 얼마나 좋아하는데요...처음엔 살짝 걱정됐는데 이젠 뭐...즐깁니다....다만 그럴 기회가 거의 없어서 아쉽지요.9. ㅇㅇ
'16.8.26 12:44 AM (211.36.xxx.22)그러네요.
정말예쁘고 가슴 따뜻해지는
짧은 여름 동화 한 편 보고난 느낌..
두 분의 행복 응원합니다. 쭉~~~!^^10. ^^
'16.8.26 12:45 AM (175.201.xxx.117)아기가 너무 귀엽고 착하네요~~
짜증나고 힘들수도 있었던 상황을
행복한 에피소드로 만들어버리네요 ^^11. 흠
'16.8.26 12:49 AM (115.161.xxx.73)네 저도 아이에게 고마웠어요..
아이들은 동화 그 자체인 것 같아요 ^^
혹시 탈 날까 옆에 누워서 끄적여봤는데 공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12. ...
'16.8.26 1:04 AM (124.51.xxx.238)이제 단어 얘기하는 21개월 저희 딸도
비 하늘 물 하며 엄청 좋아해요 ㅎㅎㅎㅎ
이쁜 아이 잘 자고 좋은꿈 꾸길 바래요~~13. ㅎㅎ
'16.8.26 1:16 AM (1.236.xxx.30)예쁜 동화책 보는듯 그림이 연상되네요
아기 보고 싶어요~ 귀여워라~14. midnight99
'16.8.26 1:19 AM (90.213.xxx.56)참, 영혼이 씻겨지는 듯한 사랑스러움이네요.
원글님이 아이에 대한 사랑도 예쁘고, 아이도 넘 예쁘고.15. 이쁘네요
'16.8.26 1:25 AM (1.241.xxx.222)아가한테 배우네요ㆍㆍㅎㅎ 긍정의 힘!!
좀 더 젖을까 조마조마 하면서 집까지 걸었을 엄마 생각에 짠하긴 해도,아이가 다행이 즐거워해주니 제가 다 기특해요~~16. ........
'16.8.26 1:36 AM (101.55.xxx.60) - 삭제된댓글저도 처음 미국와서 문화충격이 비가 와도 우산을 안 써요.
그리고 비가 오건 눈이 오건 축구를 해요.
천둥 번개가 심하게 치지 않는 한 애들이 밖으로 나와 빗속에서 뛰어 놀아요.
여기서 그렇게 오래 살았어도 전 아직도 그걸 못합니다만....17. ........
'16.8.26 1:37 AM (101.55.xxx.60) - 삭제된댓글저도 처음 미국와서 문화충격이 비가 와도 우산을 안 써요.
그리고 비가 오건 눈이 오건 축구를 해요.
천둥 번개가 심하게 치지 않는 한 애들이 밖으로 나와 빗속에서 뛰어 놀아요.
여기서 그렇게 오래 살았어도 전 아직도 그걸 못합니다만....
아무튼 원글님 덕분에 미소 지을 수 있었습니다.
아기에게도 사랑스러운 경험이 될 거예요.18. ..
'16.8.26 1:43 AM (115.139.xxx.108)티비에 어른을 위한 동화? 이런거 삶의 소소한 에피소드 그림으로 나오는거 있어요 그런거 본듯한 잔잔한 기분이 드네요.. 저도 자전거타고 볼 일 보러 갔다 세워두기 마땅찮아 쫄딱 맞고 왔어요.. 비 맞는거 20년은 됐을라나요? 근데 해볼만 하더라구요 자주는 아니고.. 의외로 기분이 좋았다는..
19. 아아
'16.8.26 1:45 AM (1.177.xxx.171)너무 예뻐서 눈물이 핑~
비오는 날의 수채화 BGM으로 나오는 느낌!
아가 너무 사랑스러워요~~20. 닮아서
'16.8.26 1:57 AM (182.209.xxx.196)이런 상황에 짜증내지 않고 행복을 느낀
원글님 맘이 이쁘네요~
엄마 닮아 아기도 사랑스러운 거겠죠~^^21. 그러게
'16.8.26 1:58 AM (125.134.xxx.25)그런것도 추억이죠
우리 비많이 오는데 자전거타고 걸어왔었지?하며
낼부터도 아이와함께 이야기할꺼리가 생긴건데
왜 행복이 아닐까요?
저도 세살아기있어서 너무 공감되네요22. 귀여움
'16.8.26 2:14 AM (173.208.xxx.178)아기가 참 명랑하고 귀엽네요.
글을 읽는 내내 미소가 지어집니다.23. 모카
'16.8.26 2:47 AM (175.223.xxx.58)넘 귀엽고 예뻐요.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24. ...
'16.8.26 4:46 AM (68.96.xxx.113)아웅.
그 시절이 그립네요^^
많이많이 사랑해주시고
절대 공부로 넘 옥죄이지 마시고!^^;
행복하게 잘 키우세요~~25. 행복
'16.8.26 6:28 AM (110.9.xxx.115)아이와 둘만의 추억이 만들어졌다에 격하게공감합니다.
그럴때 느끼는 충만한 행복감은 무엇과도 바꿀수없죠^^
아이 기억에 이 일이 기억에 남진 않을지라도기분좋은 느낌으로 저장되어있을거예요26. 애기배추
'16.8.26 6:39 AM (113.10.xxx.150)아가 예뻐요 예뻐~~^^
27. 행복
'16.8.26 6:45 AM (175.114.xxx.217)행복이 별 건 가요? 이런게 행복이죠!!!!
28. ᆢ
'16.8.26 8:26 AM (121.166.xxx.118) - 삭제된댓글엄마가 고와서 아기가 이쁜걸겁니다!
29. ㅎㅎ
'16.8.26 9:04 AM (211.109.xxx.170)더러 결혼 왜하냐 애 왜 낳냐..하지만 이런 경험 속에서 인생도 깊어지고 잊었던 순수한 시절을 한 번 더 사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아이와 생기는 전우의식은 특히나 참 좋더라고요. 전 어느 정도 커서 둘만 여행가서 생겼네요.
30. .....
'16.8.26 9:31 AM (222.108.xxx.28)어쩜.. 수채화로 그린 동화같아요^^~
행복하세요^^~31. ..
'16.8.26 9:48 AM (223.62.xxx.35) - 삭제된댓글그냥 엄마랑 아기랑 비맞은 얘기인데 왜이렇게 행복하고 따뜻한 느낌이 드는 걸까요~몇번을 다시 읽었어요 ㅎㅎ
32. 흠
'16.8.26 10:05 AM (115.161.xxx.73)충만한 행복감 맞아요 바로 그거 같아요^^ 여러분들이 공감해 주시니 더 소중한 추억이 되는 거 같아요 ㅎ 오늘은 우비도 입히고 신발도 앞레 막힌거 신키고 안전하게 등원 시켰어요 ㅎ
오늘은 엄마 다리 부러지는 한이 있어도 비오면 널 안고 걸으리^^..33. ..
'16.8.26 10:09 AM (175.116.xxx.28)정말 오랫만에 82에서 미소 지어지는 글을 읽었네요.
지금 아이 어릴때 그 시절을 충분히 즐기세요..몸은 힘들어도 엄마와 아이 모두가 예쁜 시절이에요.34. ....
'16.8.26 11:36 AM (49.167.xxx.194)글 읽으면서 울컥했어요.
따뜻한 글 감사해요.
세살 예쁜 아기가 감기 걸리지 않고
언제나 행복하기를...
그리고 원글님 다리도 빨리 낫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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