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대학 새내기입니다.
올 초부터 녀석에게 여자친구가 생겼지요.
같은 대학은 아니지만 멀지 않은 다른 대학에 있는 그 여친이 아들을 먼저 좋아해서
둘이는 사귀게 되었습니다.
여친은 정말 아들을 많이 좋아하는듯 했습니다. 녀석이 딸처럼 부모에게 이것저것 얘기를 해줍니다.
그리고 정말 천사처럼 착해서 어떤 때엔 화가 날 정도라고 한 적도 있습니다.
둘이 사귀기로 하고 헤어져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여친은 " 대학도 합격하고 정말 좋아하는 남자친구도 생겼고....나 혼자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라고 했다고 합니다.
저는 얼굴 한 번 본적 없는 그 여친이 넘 고맙고(울아들을 좋아해주니까)
둘이 오래 행복한 연애를 했으면 바랬는데
며칠전 서울에서 집으로 돌아 온 녀석이 지난 주 여친과 헤어졌다고 합니다.
8개월 가량 만나면서 여친이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는것, 그리고 자기를 많이 좋아해준다는것.
그러나 자기는 만나면 설레임이라는 감정이 느껴지지 않고 그저 친구처럼, 그리고 지금은
매일매일 연락하는 것도 어떤 때엔 의무감마저 느껴진다는 것.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려니 했는데
그렇지가 않더라는것.
그래서 그런 마음으로 만난다는것 자체가 죄책감이 느껴지고
그 착한 아이가 더이상 자기 때문에 상처받지 않길 바라서 지금이라도 멈추어야 한다고 생각했답니다.
그 아이는 정말 맞는 사람 만나서 사랑 받으며 살 가치가 너무 충분한 아이라고.
저런 얘기들을 하네요.
ㅠㅠㅠ 그러면서 힘들어 합니다.
수긍이 가시나요? 저는 아들이 성급한 결정을 한것 같아 너무너무 아쉽습니다.
그 아이의 상처가 고스란히 저에게 느껴져서 마음이 아프고.
다 큰 아들의 연애사에 관여할 생각이 있어서 이런 글을 올리는게 아닙니다.
그냥 여러 님들은 아들의 이런 결정이 이해가 가시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