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에는 있었지만 ‘세월호’에 없었던 한 가지
‘터널’에는 있었지만 ‘세월호’에 없었던 한 가지[리뷰] 구조요청에 ‘응답’하며 생명을 살려낸 영화 터널, 우리 앞에 놓인 세월호는 어떤가
조윤호 기자 ssain@mediatoday.co.kr 2016년 08월 21일 일요일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독일의 사상가 아도르노는 “아우슈비츠 이후 서정시를 쓰는 것은 야만”이라고 말했다. 한 공동체의 역사적 경험은 예술가들에게도 고민을 던지기 마련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세월호 참사가 그런 사건 중 하나다. 세월호 이후 탄생한 수많은 재난영화는 세월호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터널’은 대놓고 세월호를 연상시키는 영화다. 자동차를 타고 집에 가다 터널이 무너지면서 터널 밑에 깔리는 주인공 이정수(하정우 역)는 우연히 세월호에 탔다가 바다에 빠져버린 304명의 희생자들을 연상시킨다.
많은 장면에서 터널은 세월호를 소환한다. 구조차량이 주차할 장소까지 들어와 버린 방송국 차량과 피해자 가족과 정치인을 향해 쉴 새 없이 셔터를 누르는 사진기자들, 사고 현장에 나타나 사진을 찍는 정치인들의 모습까지 이 영화는 데자뷰처럼 세월호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