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그저 바라보면~'하는 CF송 다들 아시겠죠?
이거 생각해 보면 굉장히 함축적이고 무서운 노래 가사에요. 타인의 눈빛만으로 알아서 판단하고 행동하라는 거잖아요.
그런데 말하지 않으면 절대 모릅니다.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도 모르구요.
여기도 가끔 판 깔리는 맘충 얘기 하고 싶어서요. 넓게는 맘충만이 아니라 개저씨니, 아줌마니, 급식충이니 하는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의 어긋난 에티켓에 대한 거에요.
저는 이제 두돌 지난 아기를 키우고 있고, 지금 둘째 임신 중이에요.
집순이 과라서 밖에 잘 다니지 않고 일반 카페나 키즈카페도 거의 가본 적 없어요. 가끔 식당이나 마트에 가는 게 다지요.
그래서 공공장소에서 아이와 하면 안되는 행동에 대한 기준과 경험치가 아직 적어요.
며칠 전 남편, 아이와 함께 옷가게에 갔었어요. 상황이해를 돕기 위해 정확하게 말하자면 유x클로였고 사람이 거의 없는 낮 시간이었어요.
요즘 너무 더워 놀이터도 못갔는데 에어컨 빵빵하니 시원한데다 아이 입장에서 긴 복도가 많아 신났는지 옷 선반 사이를 다다다다 달리고, 웃음소리도 점차 커졌어요. 물론 처음에는 아이에게 뛰면 안된다고 주의줬고, 계속 잡았지만 점차 저도 느슨해지더라구요. 제지하는 사람도 없고, 진짜 손님이 거의 없었으니까요.
계산대에도 사람이 없었어요. 남편이 계산하고 있었고 아이는 계산대 줄에 세워져 있는 봉 주위를 빙글빙글 돌면서 즐거워 하더라구요. 그 모습이 귀여워서 흐뭇하게 보고만 있었네요. 워낙 무게감이 있어보여 위험할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여기서 그렇게 비판하는 맘충의 모습이었죠.
그 때 직원이 한 마디 하더군요. "봉이 넘어져 아이가 다칠 수 있으니 주의해 주세요."
순간 정신이 퍼뜩 들었어요. 순간적으로 죄송합니다. 하고 아이 손 잡았어요.
저 주위 분위기, 눈치 엄청 보는 타입이고, 먼저 몸 사리는 성격입니다. 도덕적, 모범생과로 살아왔구요.
그런데 확실히 아이가 생기니 주의력도 떨어지고 아이에게만 집중하게 되네요. 그러다보면 남들 눈에 이상해 보이는 행동, 공공장소에서 하면 안되는 행동도 하게되구요. 지금까지 해본 적이 없으니, 어느 것이 맞고 틀린지 기준도 생기기 전인 상태지요.
그래서 든 생각이 '말하지 않으면 몰라요'캠페인 이었어요.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을 했을 때 그런 행동을 하지 말라고 말해주세요.
특히 아이 엄마인 경우, 맘충이라고 뒤에서만 욕하고 쏘아보지 말고 직접 말해주세요. 그들은 아이에게만 몰입돼 있고 좋은 선례를 많이 못봐 진짜 몰라서 그럴 수도 있어요.
한편으론 요즘처럼 상식적인 행동에 비상식적으로 대응하는, 소위 진상들이 많은 세상에 내가 손해 볼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남들에게 그렇게 모든 것을 그렇게 알려줄 의무는 없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먼저 경험한 사람들이 알려주세요. 그게 교육이잖아요.
며칠 전 카페 진상 엄마 글에서 카페에서 유모차에 있던 아이 양치질 시켜줬다는 엄마 얘기 보고 물론 진짜 특이하다 싶긴 했지만, 저는 조금 이해는 갔거든요. 그 엄마는 애 양치질만 머리 속에 있는 상태였던 거죠.
물론 지적 받는 사람도 아, 내 행동이 타인의 불편을 야기했구나. 미안하다. 이런 식으로 반응해야 하구요.
그럴 수만 있다면 우리나라 국민 의식, 공공 질서도 한 단계 올라 갈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