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부모님은 모두 50대 후반이고, 한창 일 하고 계신데요
한 일년 전부터 엄마가 아빠에게 치매끼가 있는 것 같다고 (치매 가족력 있음)
본인이 물건을 어디에 두고 못 찾아서 주위 사람들 추궁하고
했던 말이나 행동 계속 반복하고, 특히나 낯선 곳에선 더 심해지고
그동안은 모시고 가서 검사해봐~ 하고 말았는데.
엄마가 걱정하셨던게 어제 밤에 불현듯 생각 나더라구요.
엄마에게 아빠 검사 받았는지 물어보니 아빠가 화만 내고 안받으셨다고 해서
부랴부랴 82에 검색해서 유명한 선생님 종합병원 다음주 예약까지 마쳤습니다.
1차 병원의 소견서/의뢰서가 있어야 한다고 해서, 아직 아무것도 아닌데 내가 오바인가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치매는 초기에 발견하면 진행을 많이 늦출 수 있다고 해서 서둘러 봤네요.
아빠를 어떻게 설득해서 진료를 받을지 걱정이긴 하지만,
부디 아빠가 자존심 안상해하면서 검사 받으시고, 또 정말 별 일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치매라는 병이 본인이 괴로운 것 보다도 주위 사람들을 너무 힘들게 하는 병이라
(엄마가 치매 걸린 친할머니 돌아가실 때 까지 모시고 사셨어요)
나중에 연세 많이 드시고 치매가 더 발전하면 요양병원에 모신다고 하더라도
50대 후반 밖에 안된 우리 아빠가 치매 걸리면 어떻게 하나 너무 걱정이 되는데..
주위 사람(저 포함) 걱정부터 하는 제가 너무 싫기도 하면서..어쩔 수 없네요.
엄마가 혼자 아빠를 모실 수 있을까, 남편에게 양해를 구하고 내가 모시고 살아야 하나 부터 시작해서
우리 시부모님도 아프시거나 노환이 오면 어쩌나, 우리 남편도 모시고 살고 싶어할텐데 내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라는 정말 당장 쓸데없는 걱정과
나는 정말 오래 살고 싶지 않다, 건강하게 살다가 일찍 죽고 싶다는 생각,
그런데 이러한 생각이 곧 우리 아빠도 병에 걸릴 바에야 돌아가시는게 낫다는
패륜적인 생각인가 싶기도 하고 쓰면서도 정말 횡설수설 하네요.
도대체 늙어감이란 무엇인지,,
만 1살 아기를 키우면서 매일매일 놀랍게 자라는 모습이 신기하기만 한데
결국 나도 노인이 되어 우리 아이에게 짐이 되려나 씁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