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편은 좋아하는 걸 가끔 놀리는 걸로 표현해요.
낯간지러워서 애정표현 잘 못하는 스타일이고요.
처음에는 적응이 안되서 싸우고 하다가 나중에 적응되니
제 머릿속에 남편말 번역기가 돌더군요. 응팔 정환이 번역기처럼...
얼마전 전주쪽 여행하며 콩나물국밥을 먹으러 갔는데
제 남편이 콩나물 국밥 예찬론자에요.
전주쪽에 오래 머물 일이 있어서 여기저기서 많이 먹었는데, 먹어도 먹어도 안질린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리 자주 먹지 못했고요.
날달걀을 스텐 공기에 조금 익혀서 나오는데 거기에 제가 밥을 말아서 아이에게 주고 저는 달걀 없이 밥 말아서 먹었어요.
저는 양이 그리 많지 않은 편이라 아이와 나눠먹어도 되어서요.
남편이.... 달걀과 같이 먹어야 맛있는데 하며 안타까워하더니
불쑥 일어나 주방에 달걀 하나를 더 부탁했어요.
그런데 익혀 주시기 힘들다며 날 달걀을 공기에 담아 주셨고...(적다보니 이거 진상이라고 또 한소리들 하시려나...갑자기 걱정이..ㅜ) 여튼 저는 달걀 없어도 상관없는데 ..사실 달걀없는 맑은 국물을 좋아하는 터라 안넣는게 더 좋았는데...
힘들게 받아온 남편의 성의를 생각해서 그릇에 넣었더니 아뿔사 이미 국물이 좀 식어있어 달걀이 안익어요.
비위가 약한 편이라 억지로 한술 뜨는데 제 표정을 본 남편이 자기 뚝배기와 바꿔 먹재요.
어지간하면 안바꾸려했는데 도저히 날계란국물은 못먹겠어서 ... 바꿔 맛있게 먹었네요.
곰곰 생각해보니 고맙더군요.
자상한 아빠같은 남편이라면 이런게 당연한걸 수 있는데, 제 남편은 굳이 따지자면 삼시세끼 투덜이 이씨 스타일이라...
지나고보면 어, 나 생각해준거네 이런 에피소드들이 좀 있어요.
맛있는 콩나물국밥 먹고싶다고 노래를 부르는데
그래서 오늘 마트서 뚝배기 샀어요. 맛있는 콩나물국밥 끓여주고싶네요...
제가 음식을 그리 못하진 않는데 콩나물 국밥은 몇번 해봐도 맛이 별로 없어요.
혹시 비법있으시면 좀 알려주셔요... 전 아무래도 그 2%가 조미료가 아닌가..... 생각도 들지만..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