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태극기를 달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원래 글을 길게 쓰는 성격이지만 지금은 그럴 형편도 아니고 그럴 기분도 아닙니다.
내일(광복절)이 일제의 36년 압제에서 벗어난 날임은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습니까?
그 시절을 살아보지는 못 했지만, 우리의 선조님들의 그날 그 감격이야 무슨 재주로 그 벅찬 기쁨과 환희를 고대로 표현할 수가 있단 말입니까?
하지만 무슨 낯짝으로, 무슨 염치로 태극기를 대문 높이 달고 기뻐하겠습니까?
히로히또의 개와 말에게는 총칼에 눌려 할 수 없이 18년을 당했다 해도, 어떻게 그 딸에게 또 똑 같이 당하며 5년을 인내한단 말입니까?
어떤 미친놈이 5천만을 “개돼지”라고 했지만, 그래 우리가 개돼지 보다 나은 게 있습니까?
독립영령들이시여!
저희들은 영령들이 목숨을 초개 같이 버리시며 만주벌판에서 삼순구식 하시며 독립운동을 하셔서 히로히또가 무조건 항복한 날을 맞이하여서도 감히 태극기를 달고 기뻐할 염치가 없나이다.
왜놈 물러간 자리를 코배기가 대신하고, 그 코배기 밑에서 왜구가 악질 마름역할을 하고 있고, 히로히또의 개와 말의 딸이 악질마름을 자기아비가 히로히또를 모셨듯이 깍듯이 떠받들고 있나이다.
이 못난 후손들 감히 “용서하여 주십시오!”하는 말조차 여쭐 수가 없나이다.
절대로 이 못한 후손들을 용서치 마시옵소서!
태극기는 고이고이 모셔 놨다 영령들에게 감히 고개를 들 수 있을 때 대문이 아닌 제 가슴에 하늘 높이 펄럭이게 하렵니다.
아- 이 더러운 세월이 언제쯤 마감 되려나!?
사랑하는 조국을 떠나 초원의 오랑캐 아내가 된 왕소군이 봄이 왔어도 봄 같지 않았듯이, 광복절이 왔어도 광복절 같지가 않구나!
이 땅에 진정한 광복은 언제쯤 오려는지?
광복절을 맞이하는 가슴이 국치일을 맞이하는 기분이구나!
내일 태극기를 달지 않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