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지금 50,60대들은 어떤 남편, 아빠였나요?

담이 조회수 : 2,907
작성일 : 2016-08-13 09:06:15
저희아빤 이제 육십을 내다봅니다. 욱하는 성질에 사회성도 부족하셔서 젊은 시절 수도없이 직장 옮겨다니다가 차라리 일용직이 페이도 세고 매일 일안해도 회사원만큼 번다며 이십여년을 일용직으로 일하셨어요. 일용직도 계속 이어가려면 나름의 영업이 필요한데 아빤 자존심 및 성격상 그런거도 잘 못하셨고 천성이 게으른지라 보통 일년에 반정도 일하신 거 같네요.. 애는 셋이지 남편은 허구헌날 집에있지.. 엄마에게 돈보다 힘든건 아빠의 자격지심이었어요. 일은 하기싫지만 남편으로서 대접은 받아야겠고. 자기도 지금 자기모습이 초라하단걸 아니까 되려 엄마를 쥐잡듯이 잡았어요. 결국 엄만 암에 걸리셨구요. 다행히 회복은하셨지만 아빠는 변한게 없었어요. 애들도 다크니 엄마도 지난세월 서러워서 이젠 말대답도하고 안지고 달려드니 더 엄마를 쥐잡듯이 잡네요. 딸들도 다 엄마편만 든다는 말도안되는 착각속에 빠져 욕하고 던지고 지난세월 말도 못해요.
이십여년 아빠지켜보니 찌질이도 이런 찌질이가 없더라구요.그래도 자식은 사랑했던 아빠였기에 아빠도 저런 성격과 미련함, 무식함을타고 태어나고싶었던게 아닌데 천성을 잘못타고 태어나서 인생이 꼬인 것같다고 지긍도 한번씩 측은하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아빠를 사랑했기에 아빠를 바꿔서 어째됐건 늙어서 엄마밥이라도 얻어먹고 살게해주고싶었는데 대화를 시도했다가 나온 결말은.. 엄마 쥐어잡고 흔들고 던지기, 집안술병 다깨기, 화분 다깨기, 집안물품 다 집어던지기, 집안에서 연탄피우며 자살소동 등.. 엄마만보면 죽일듯이 달려들어서 엄마는 여동생 방 베란다에 숨어지내며 낮엔 배회하다 여동생퇴근시간에 맞춰 같이 들어와서 잠만자고 도망쳐나오고.. 악에 받칠대로 받친 인간이라 끝까지 이혼도 안해주고 엄마 인생 망쳐버릴 생각만 하고 사는 아빠였기에 경찰도 혀를 내두르며 정신병원으로 인도하더군요. 정신병원도 병원비만 달에 백만원이 넘게 나가서 그마저도 무산.. 진정제에 쩔어서 제정신이 아닌상태에서도 엄마 때리려고 저랑 삼십여분몸싸움.. 아빠의 위협땜에 도저히 집에서 잘수가 없어 경찰 비호아래 짐싸서 여성의 집에서 여동생이랑 저 엄마 숙박.. 여름휴가라고 기숙사생활하다 간만에 집에 갔더니 벌어진 일입니다ㅎㅎ 가장 최근엔 안방에서 식칼이 발견됐어요. 마침 점쟁이가 아빠손에 엄마가 올해 안으로 죽을수도 있다고 말한 타이밍에. 심각하게 식구들끼리 강제 정신병원 입원을 급히 알아보고 있는 찰나에 접한 아빠의 자살 시도. 의식불명 상태인데 의사선생님이 열심히 심폐소생술 시켜서 아버지를 살렸네요. 지금 뇌손상에 반신불수되서 요양원에서 괴롭게하루하루 버티고 계십니다..
가난한 집 딸로태어나 초등학교도 제대로 못마치고 그 어린 나이에 식모살이 공장살이 한 불쌍한 울엄마, 못난 남편 만나서 참많은 고생했어요. 자식들 이혼자녀라 손가락질 받을까봐, 결혼할 때 흠될까봐 참고 산 그세월 그 노고 알고 자식들이 너무 잘해드리고 있구요. 아빠는 너무 미우면서도 또 사랑하고..어렵네요 피라는게.

지금 오륙십대 아빠들, 다른 아빠들은 어떤 남편이자 아빠였나요?
IP : 211.208.xxx.249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본이 안되는 세대
    '16.8.13 9:18 AM (106.245.xxx.180)

    주변 얘기들어 보면 처자식들 엄청 괴롭히고
    밖으로 나돈 아버지들이였어요
    아 딱 한명!
    고3 야자할때마다정성스레 도시락 싸준
    아버지 얘기 들어봤네요
    대부분 존경할수없는 인성에 권위주의자예요
    어릴때는 많이 속상했는데 부모라는것도 내가 선택해서
    된것도 아니고 내 잘못이 아니라고 나를 다독이며
    살아요

  • 2. .....
    '16.8.13 9:19 AM (125.188.xxx.122)

    로그인 잘안하는데....로그인했어요.
    원글님 토닥토닥하고팠어요.
    제아버지도 살아생전 좋은 아버지는 아닌 원글님 아버님 비스므리했었고 몇년전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지금은 아버지의 인생도 3자의 마음으로 생각해져서 안쓰러운면도 있습니다.
    제가 이젠 50대인데 울남편은 남편으로는 무능력에 귄의주의자로 마이너스 점수지만 아빠로는 참 좋은 아빠라 헤어지진않고 살고있는데요...울딸은 부모에 대해서 어떤평가를 하고있을지....

  • 3. ...
    '16.8.13 9:19 AM (108.29.xxx.104)

    원글님 부모님 연배입니다. 힘든 시간들을 통과하면서도 사랑이 많은 원글님인 것이 느껴집니다. 한국남자들 특히 나이가 드신 분들이 찌질한 편입니다. 능력이 없으면 능력이 없어 찌질하고, 능력이 있으면 능력이 있는 대로 찌질하고. 정말 괜찮은 남자가 많이 없지요.

    힘들어도 힘내세요. 다 지나갈 것입니다. 다 인연이고요. 원글님의 어머니 언니 원글님 그리고 아버지 모두 빨리 평안해지길 바랄게요.

  • 4. 글쓴이
    '16.8.13 9:22 AM (211.208.xxx.249) - 삭제된댓글

    주변 또래 지인들이랑 속깊은 얘기해보면 진짜 우리아빠만 성질드러운게 아니구나 놀라워!! 한적이 많아요.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마치 한 사람을 두고 여러명이 묘사하는 것같이 비슷한점이 많은.. 게중엔 고위직공무원들도 있고 대기업다니는 아빠들도 있고.. 재산, 학력 관계없이 이세대 아부지들은 대체로 다저런 거 같단 편견이 조금은 생겼네요

  • 5. 1대독자
    '16.8.13 9:27 AM (118.219.xxx.147) - 삭제된댓글

    평생 땀흘려 일해본퍽 없이 할아버지 재산 야금야금 팔아가며 돈 생기면 밖으로 나돌며 바람피고..
    집에선 괴팍하고..무능한 남편..어빠..
    그렇게 처자식 고생시키다 이혼당하고 혼자 살다 고독사했어요..
    50도 안된 나이에..
    태어나지 말았어야..진짜 결혼하지 말았어야 될 사람을 남편으로 아빠로 둔 사람들의 삶은 참으로 기막히죠..
    원글도 힘내세요..

  • 6. 난가끔
    '16.8.13 9:32 AM (49.164.xxx.133)

    에고 원글님 소설 여러권 나오게 사셨네요
    저희 아버지는 70대이시지만 정말 지혜로우시고 합리적이십니다
    이글에 이런답글은 눈치 없을수 있지만 나이가 그 시절이 그 사람을 대변하는건 아닌것 같아요 전 아직도 저희 아버지를 가장 존경하고 어떤 어려움이 생기면 남편보다 아버지에게 의견을 먼저 구하고 답을 찾습니다
    이런제가 참 복 많은 사람이구나 싶네요
    이 아침 생각이 많은 글입니다 저도 저희 아이들에게 힘들때 힘이 되어주는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아버지 엄마에게 전화 한번 드려야겠어요

  • 7. 약간 어정쩡한
    '16.8.13 9:39 AM (124.53.xxx.131)

    가부장 아버지의 절대적 권위를 보고자란 세대라서
    지금 젊은이들과는 많이 다르고 가정내에서나 시댁에서
    며느리 위치같은 것에도 구세대와 비슷한걸 당연시 하던..지금은 급속도로 변화하니 조금달리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여자가 머 어쩌고..'아,이점은 대부분의 그세대 여자들이 더 그런거 같기도 하네요.

  • 8. ^^
    '16.8.13 9:49 AM (211.110.xxx.188)

    열에다섯이상은 본이안되는세대 월급이외는 하는거하나없음 지자식들 어는정도 클때까지는 남보다못함 지부모형제가 일순위 처자식은 옵션 집에서 하는일은 밥먹고 등지지고 배설하고 화분에물주고 아 분노조절장애가있어서 지귀에 조금만 나쁜소리하면 미쳐서 날뜀 생각하다보니 개ㅈㅅ이군 갓난 지새끼도 던져버린 전력도있네 지어미말한다고 남들한테는 미치게 잘함 며느리한테 잘하려하는 모습역겹지 쓰다보니 이혼안하고 지금도 살고있는 내가 미친년이네 ㅠㅠ

  • 9. ㅇㅇ
    '16.8.13 10:11 AM (223.33.xxx.74)

    이런 건 참 대중 없는거 같아요.
    저희 아버지는 연세가 70이지만 요즘 젊은 남자들보다 더 가정적이셨어요.
    엄마 편찮으셨을 때는 병수발도 지극정성으로 들고, 지금도 참 엄마를 귀하게 여기시죠.
    여튼 단점이라면 아빠를 보면서 자라다 보니 눈에 차는 남자가 없어서 제가 아직도 결혼을 못 했.....ㅠ

  • 10. 울아빠
    '16.8.13 10:12 AM (223.62.xxx.103)

    토끼띠...
    최악의 아버지이자 남편.
    군데 여기다 경제력 까지 없으니 말 다했죠.
    아무리 막장이어도 돈벌어오면 최악은 아니지 않나요
    경제력 없으면 더 심하게 막장크리 타죠

  • 11. ..
    '16.8.13 10:36 AM (1.227.xxx.112)

    못 배우고 능력도 별로였던 우리 아빠는 술만 먹으면 술주정이 심했어요. 밤새워 했던 얘기 또하고 했던 얘기 또 하고.. 저 고등학교 때부터 심해져서 술로 사시다가 암 걸려서 제가 결혼하던 다음 해에 돌아가셨네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 연애할 때는 암 때문에 술을 못 마실 때라 사위는 그나마 멀쩡한 정신 보셨네요. 아빠의 인생이 안쓰러운데 엄마 생각하면 밉기도하고 그래요. 아빠 돌아가신지 12년 됐는데 살아계시면 이제 70세 되셨겠네요. 환갑도 안 되서 돌아가셨는데... 남아있는 가족들은 무탈하게 잘 살고 있는데 가끔 옛날 얘기하면 다들 지긋지긋하다고해요. 아빠에 대해 추억할게 별로 없다는게 서글픈 일입니다.

  • 12. ...
    '16.8.13 10:42 AM (114.204.xxx.212)

    60,50대면 아직 젊고 배우고 좀 나은 세대죠
    70,80대가 더 심했어요

  • 13. 그게요
    '16.8.13 11:11 AM (112.164.xxx.72) - 삭제된댓글

    집안마다 달라요
    우리친정하고 남편 시집하고 남자들이 다 좋아요
    좋은 시아버지 좋은 친정아버지
    그래서 그 자식들도 보고 배운게- 그건데 당연히 좋은 남편이지요. 아니 아버지지요
    50대부터 60대, 전부 자식이라면 절절매는 아버지들이세요
    시누남편들까지
    현대 주변인들 다 보아도 대체로 다 좋아요
    안좋은 아빠는 현재 없는듯해요

  • 14. 그러게요
    '16.8.13 11:21 AM (115.136.xxx.122) - 삭제된댓글

    5.60대면 그래도 많이 배운세대라 원글님글분위기와는 거리가있죠 7.80대가 좀 고생도많고 그런집들이 많았죠

  • 15. ...
    '16.8.13 11:25 AM (14.138.xxx.57) - 삭제된댓글

    정말 대중 없어요
    저희 아빠 70대이신대 민주적이시고 합리적이시고 권위적이지 않으시고
    그 밑에서 자란 오빠 40대인데 가부장적이에요

    왜 그런가 생각해봤는데
    자기 능력이 부족하니
    자기에게 유리한 가치관을 붙들고 있는 것 같아요
    재수없어요

  • 16. ..
    '16.8.13 1:58 PM (211.246.xxx.167)

    팔순 가까운 저희 아버지
    늘 천진하시고 퇴근하는 대로 집에 오셔서
    삼남매와 놀아주시고 가르쳐주셨어요.
    책도 많이 사주셔서 박봉에도 풍요로운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친척 아버지들은 더 잘했던 듯 싶어요. ..
    아버지들은 잘 참고 아이와 엄마를 지키는 재밌는 사람, 이라고 생각하며 자랐는데
    ...비율을 알고 싶네요. 아무래도 저같은 가정 환경이 압도적 아니었나요.

    나쁜 아버지들이 많았다고는 해도 일부 이야기지
    우리나라 남자들이 그렇게 나쁘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86050 신경치료 한번에 끝나는건 어떤 경우인가요?? 3 .. 2016/08/14 2,249
586049 냉장고에 어떤 물통을 넣고 사용하시나요? 9 물통 2016/08/14 1,678
586048 상견례 장소 문의드립니다. 4 어렵당 2016/08/14 1,419
586047 브라질 올림픽 열기속에.. 성공하는 탄핵 구데타 킬링타겟 2016/08/14 522
586046 골프채 잘 아시는분 꼭 좀 봐주세요. 2 시작 2016/08/14 1,362
586045 "물" 어디꺼 드시나요? 2 정수기 2016/08/14 1,712
586044 흥신소비용 비쌀까요? 무섭긴하지만 12 ,, 2016/08/14 6,948
586043 동물농장에 고양이 공장 얘기도 나왔네요. 8 오늘 2016/08/14 1,895
586042 에어컨없어도 전기세10만원 나왔네요 5 ㅇㅇ 2016/08/14 4,289
586041 대구에 사시는 분들께 질문 4 ... 2016/08/14 1,252
586040 하루에 몇번씩 화장실가는거요 2 과민 2016/08/14 1,309
586039 3세 딸 키우며 웃겼던.. 16 ... 2016/08/14 5,361
586038 홍대~평촌 3 초보운전 2016/08/14 961
586037 유기농 아마씨 어디서 사나요? 4 .. 2016/08/14 1,448
586036 뒤뒷북)베테랑 봤는데 진짜 이런영화가 재밌는지.. 13 이건뭐 2016/08/14 3,625
586035 카톡 상태메세지에 전화번호 날아갔다고 문자달라는거 7 ... 2016/08/14 3,583
586034 누진제에 대한 언론의 무지와 선동(보완) 6 길벗1 2016/08/14 880
586033 육아스트레스는 어떻게 푸셨나요? 17 강아지사줘 2016/08/14 3,666
586032 동탄신도시 ‘악취 미스터리’ 올해도 시큼한 가스냄새 3 항상이맘때 2016/08/14 2,800
586031 1박2일로 텐트치고 물놀이 하자는거(시어른들께서) 4 .... 2016/08/14 2,537
586030 난소 혹이 경계성 종양 나오셨던 분들 계신가요? 3 30대 처자.. 2016/08/14 3,812
586029 형제남매자매중 한명만 질투하고 경쟁하는 경우 있나요? .... 2016/08/14 659
586028 미국대학생들은 사랑과 동거가 4 ㅇㅇ 2016/08/14 2,943
586027 아버님이 입원해 계신데 비빔국수 해가지고 가려면... 7 입원 2016/08/14 2,903
586026 조카에게 질투를 느낄수도 있나요? 8 조카 2016/08/14 3,3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