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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지나고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을

Ejdnj 조회수 : 3,119
작성일 : 2016-08-13 01:27:23
중학교때 동아리처럼 특활하는게 있었는데 엄마에게 의논도 안하고 꽃꽂이반에 들어갔어요. 재료비가 있단 생각을 못했어요. 한번 가서 수업 듣고 꽃을 들고 집에 왔는데 정말 많이 혼났어요. 그거 배워서 모할고냐고 ㅡㅡ 그래서 강사 선생님께 못한다 말씀드렸는데 무조건 해야한다는 거예요. ㅡㅡ 재료비도 없고 그래서 두번째 시간에 안갔는데 윗학년 언니가 우리반에 들려서 꽃 재료 주고가며 돈 내야한다고;;; 엄마는 화만 내고 선생님은 무조건 해야한다하고 정말 중간에서 엄청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땅으로 꺼질까..특활하는 날이면 아침부터 우울하고..학교 땡땡이 칠까 이런저런 생각이요. 정말 자살까지도 생각할 정도로 그당시 저에겐 큰 시련이었어요.
근데 어찌저찌 해결되고 보니 어린 맘에도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로 고민했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그 다음번에도 어려운 일이 생기면 그래 이것도 다 해결되고 나중에 생각해보면 별거 아닌 일일거야 꽃꽂이처럼..이렇게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어요. 나름 교훈을 얻은거죠.
고등학교때 남자 동창하나가 대학교 4학년때인가 자살을 한 일이 있었어요. 그 아이 엄마가 장애가 있으셨는데 아들이 공부를 무척잘했어요. 그냥 잘한게 아니라 약간 천재 같이 잘하는 애들있죠. 책도 많이 읽고 그런..그래서 서울대를 갔는데 어느날 갑자기 자살 소식.. 공인회계사 시험 후 친구들과 놀고 오겠다고 했는데 실종..한달후 한강에서 시신이 발견된거에요. 나중에 들어보니 그날 아침에 시험장까지 그 친구 아버지가 태워줬는데 알고보니 시허무자체를 치르지 않은거에요. 아마도 집안에 기대가 컸는데 그게 부담이 되었나보다 생각을 했어요.
그게 벌써 이십년이 다 되어가네요. 지금 이렇게 저도 아이를 낳아 키우고 하니 그깟 공인회계사가 뭐라고 사실 부모들은 자식이 그런거 되는거 보다는 행복하게 자기 갈길 잘 찾아가길 바랄텐데 왜 그런 어리석은 선택을 했을까..나중에 나중에 생각해보면 정말 아무일도 아닌데..그 당시에는 그 무게를 못 견뎠겠죠.
그냥..남편도 늦는 밤에..별똥별이나 봐볼까 하던차에..젊은 나이에 가버린 옛 동창 생각이 나 끄적거려봤어요..
IP : 59.8.xxx.150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6.8.13 1:32 AM (79.213.xxx.197)

    공인회계사 때문에 자살했을까요?
    그 마음은 아무도 모르는거죠.

  • 2. Ejdnj
    '16.8.13 1:36 AM (59.8.xxx.150)

    그렇긴하죠. 하지만 알고보니 시험준비를 전혀하지 않았고 아버지가 태워준 수험장에서 시험에 응시하지 않고 가서는 그날 행방불명된거라..아마도 그게 가장 큰 마음의 갈등이었을 거에요.

  • 3. ..
    '16.8.13 2:02 AM (219.255.xxx.242)

    좋은 글 감사합니다^^

    조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덕분에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어요!!
    지금 이 힘든 시간들도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닐거라고 마음속으로 다짐해야겠네요^^

    좋은 시간들이 원글님 앞에 기다리고 있기를요! :)

  • 4. 감사
    '16.8.13 2:11 AM (61.73.xxx.209)

    저도 조금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읽으며 공감도 하고 위안도 얻네요.
    이 시간이 지나고 다시 극복할 날도 곧 오리라 믿으면서 이 밤을 보내렵니다.
    글 감사해요. ^^

  • 5. 저도
    '16.8.13 3:31 AM (223.62.xxx.145)

    감사^^

  • 6. 맞아요
    '16.8.13 8:28 AM (211.245.xxx.178)

    저는 그다지 열심히 사는 스타일이 아니라서,ㅎㅎ,,,뭐를 시도해본적조차도 없어요 저는.
    좋게 말하면 무탈하게 살아왔고, 뒷감당해야할만한 일은 아예 안 만들어요.
    그런 성향의 사람이 아이를 키우니...어떻겠어요....ㅠㅠㅠㅠ...
    매일 매일이 저는 참 힘들더라구요.
    애들은 커 갈수록 제 말을 안 듣고, 지들이 저지른 일 뒤처리는 매번 제가 해야하고....전혀..그런 성향의 사람이 아니라서 제 인생 조차도 모험은 안하고 안정적인 길만 선택해온 제가...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겠어요.
    전 사실 지금도 아이들이 이해안가요..
    그러다가 저도 저를 달래는 말이 그거예요.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아니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살아만 있으면 나중에 가면 아무것도 아니다....늘 되뇌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애들 뒤치닥거리하기는 힘들어요...에휴..

  • 7. ...
    '16.8.13 9:34 AM (183.98.xxx.95)

    맞는 말씀..
    지나치게 생각이 많고 걱정이 많은 저였어요
    다 지나가던데 그때는 왜 그리 고민이 많았는지

  • 8.
    '16.8.13 10:35 AM (223.62.xxx.28) - 삭제된댓글

    글 참 좋네요

    생각해 볼 꺼리도 되고요^^

    좋은생각 같은 잡지에 응모해 보세요

    첫댓글은 맥락 파악 능력이 떨어짐

    이 글이 진짜 뭘 말하려고 하는지 모름

    공인회계사 셤으로 죽었는지 아닌지는

    지엽적인 거에 지나지 않음

    사람은 복합적인 심리로 점철돼 있는 거 모름?

  • 9. ㅇㅇ
    '16.8.13 10:37 AM (223.62.xxx.28)

    글 참 좋네요

    많은 걸 생각하게 해요

    좋은생각 같은 잡지에 응모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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