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로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기념일 문제입니다. 외면당하고 관심 밖에 있는 나라 기념일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관심을 좀 써 주셨으면 하는 사안입니다.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산적해 있는데 조그마한 기념일을 거론하는 것은, 호언장담이나 거대담론을 앞세울 것이 아니라 주위에 있는 작은 것, 모순된 것부터 하나하나 시정해 실천에 옮겨야 한다는 차원에서 말씀을 드리는 것이고, 그리고 기념일은 그 날에 정치․사회․문화․역사․국민의식을 표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관심을 둬야지 않겠나 이런 생각에서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먼저 국치일 문제 입니다. 1910년 8월 29일 우리나라를 잃었는데 우리는 다짐의 행사 없이 이 날을 무관심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나랏일은 (안 들림)에서 교훈을 얻어서 절치부심, 와신상담 앞날을 위해서 노력해왔는데 그런 모습은 요근래 보이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많은 기념일이 있는 우리의 달력 어디에서도 이것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다만 보훈처나 광복회에서 인쇄하고 있는 일부에서만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다음에는 10월 1일 국군의 날 말씀을 잠깐 드리겠습니다. 저희는 남북통일을 기원하면서 민족상잔의 6.25 전쟁에서 기념일을 택한 모순과 불합리를 아직도 시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뿌리 있는 강군을 육성하기 위해서라도 10월 1일 국군의 날은 (안 들림) 되어야지 않는가,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대안으로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뜻이 있는 광복군 창설일인 9월 17일을 국군의 날로 하는 것이 합당하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거론되고 있는 건국절 논란 문제 입니다. 대한민국이 1948년 8월 15일 출범했다고 이날을 건국절로 하자는 일부의 주장입니다. 이는 역사를 외면하는 처사 뿐 아니라 헌법에 위배되고, 실증적 사실과도 부합되지 않고, 역사 왜곡이고, 역사의 단절을 초래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은 1919년 4월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탄생했음은 역사적으로도 엄연한 사실입니다. 왜 우리 스스로가 역사를 왜곡하면서까지 독립투쟁을 과소평가하고, 국란 시 나라를 되찾고자 투쟁한 임시정부의 역사적 의의를 외면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고 그랬습니다. 우리의 쓰라리고 아팠던 지난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오늘과 내일에 대비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감히 말씀 드렸습니다.
나라 안팎의 어려운 문제로 바쁘신 여러분께 외람되게 이런 말씀 드리는 것은 송구스럽습니다마는 대통령께서 바쁘시더라도 조금이라도 관심을 주셨으면 하는 충정으로 감히 말씀 드렸습니다.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