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 때 매일같이 어울리던 친한 친구들은 전부 다 가고 저 혼자 남았고요
그 외에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 지인들 몇 몇은 결혼을 몇 달 앞두고 있거나 당장은 아니더라도 결혼을 꿈꾸고 있습니다
쉽게 얘기해서 비혼자는 저 혼자예요
단도직입적으로 결혼을 하고싶느냐 묻는다면 그에 대한 답은
"아니오" 라는 쪽에 80퍼센트 가량 기울겁니다
막연한 두려움이겠죠
아직까지 누구와 함께 살아갈만큼 영글지도 못했고 배우자를 위한 배려심 조차 자신 없어요
사랑은 상생,
즉,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같이 성장하는 매개가 되는 관계라 생각을 해 왔어요 그런 사랑을 바랐었고 해 왔고요
상생을 뛰어 넘는 무한한 껴안음과 제도적 구속, 막중한 책임감과 충실함, 동등한 경제적 여건,
그런 구체적인 것들을 생각하면 전 자격 미달 같아요
20퍼센트에 대한 여지를 남겨 놓는 이유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판타지일거예요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환상, 사랑을 하고 아이를 낳고 아이를 키우고
밥을 짓고 빨래를 하고 청소를 하고...
아주 일상적이나 제겐 전혀 일상적이지 않을 것 같은 그런 그림들요
사실 아이는 자신이 없어요
그래서 더욱 결혼에 대해 주저하는건지도 몰라요
평생 친구처럼 살 상대가 있다면 결혼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만 아이를 낳는 문제만큼은 어려워요
초등학교 6학년 때였나?!
제 뇌리를 가격한 이야기가 있어요
어느 심리학자의 부모와 자식간의 소통에 관한 소견으로 기억해요
가물가물하긴한데 요는 자식은 절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란거예요
부모의 몸을 빌려 태어난 완전히 다른 객체
개별적인 인격이라는 그 분의 말씀에 멍해졌어요
아마 그 때부터 그 얘기를 머릿속에 간직한 채
특별한 사춘기 없이 학창시절을 보내고
뒤늦게 만난 열병 같은 청춘을 보내고 섹스를 통한 쾌락을 느끼고 사랑을 느끼고
주욱 느껴왔던 엄마, 아버지 당신들의 가치관과 충돌, 그리고 어떠한 도피를 통해 이 글을 써내려가는 지금이
결혼에 대해 염세적인 결론을 내린 메타포가 된 것 같아요
나는 내 이기심과 내 쾌락추구만을 위해서
원하지않는 관계를 만들어내지 않겠다
아이는 아이가 원해서 이 세상에 나타난 게 아니잖아요
어느 스님이 그러셨대요
" 결혼은 언제, 누구와 해야한다고 생각하나? 보살? "
" 모르겠습니다.... 스님"
세상 그 어느 누구와 살아도 살 수 있을 때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