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결혼 못하는 이유

nomad 조회수 : 2,035
작성일 : 2016-08-08 13:23:12

서른 넷, 노처녀라면 노처녀, 결혼적령기를 지났기도한 애매한 나이
친한 친구들은 대부분 다 결혼을 했어요
중,고등학교 때 매일같이 어울리던 친한 친구들은 전부 다 가고 저 혼자 남았고요
그 외에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 지인들 몇 몇은 결혼을 몇 달 앞두고 있거나 당장은 아니더라도 결혼을 꿈꾸고 있습니다 
쉽게 얘기해서 비혼자는 저 혼자예요

단도직입적으로 결혼을 하고싶느냐 묻는다면 그에 대한 답은 
"아니오" 라는 쪽에 80퍼센트 가량 기울겁니다
막연한 두려움이겠죠
아직까지 누구와 함께 살아갈만큼 영글지도 못했고 배우자를 위한 배려심 조차 자신 없어요

사랑은 상생, 
즉,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같이 성장하는 매개가 되는 관계라 생각을 해 왔어요 그런 사랑을 바랐었고 해 왔고요
(그 사랑도 결국 끝났었지만요)
하지만 결혼은 얘기가 달라요
상생을 뛰어 넘는 무한한 껴안음과 제도적 구속, 막중한 책임감과 충실함, 동등한 경제적 여건, 
만약 2세를 계획한다면 그 이후의 이야기까지도요
그런 구체적인 것들을 생각하면 전 자격 미달 같아요

20퍼센트에 대한 여지를 남겨 놓는 이유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판타지일거예요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환상, 사랑을 하고 아이를 낳고 아이를 키우고
밥을 짓고 빨래를 하고 청소를 하고...
아주 일상적이나 제겐 전혀 일상적이지 않을 것 같은 그런 그림들요

사실 아이는 자신이 없어요
그래서 더욱 결혼에 대해 주저하는건지도 몰라요
평생 친구처럼 살 상대가 있다면 결혼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만 아이를 낳는 문제만큼은 어려워요

초등학교 6학년 때였나?!
제 뇌리를 가격한 이야기가 있어요
어느 심리학자의 부모와 자식간의 소통에 관한 소견으로 기억해요
가물가물하긴한데 요는 자식은 절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란거예요
부모의 몸을 빌려 태어난 완전히 다른 객체
개별적인 인격이라는 그 분의 말씀에 멍해졌어요
아마 그 때부터 그 얘기를 머릿속에 간직한 채
특별한 사춘기 없이 학창시절을 보내고
뒤늦게 만난 열병 같은 청춘을 보내고 섹스를 통한 쾌락을 느끼고 사랑을 느끼고
주욱 느껴왔던 엄마, 아버지 당신들의 가치관과 충돌, 그리고 어떠한 도피를 통해 이 글을 써내려가는 지금이
결혼에 대해 염세적인 결론을 내린 메타포가 된 것 같아요
나는 내 이기심과 내 쾌락추구만을 위해서 
원하지않는 관계를 만들어내지 않겠다
아이는 아이가 원해서 이 세상에 나타난 게 아니잖아요
나이가 들수록 괴로움은 면밀하게 파고들고 지금까지 지녀왔던 생각들이 또렷해지는 게 이게 맞나? 싶기도 할 때도 있습니다
그저 남들하는만큼만 딱 그만큼만 하고 살면 되는데 그게 안 되어서 여적 헤매고 있는건가 
이 더위에 별 시답잖은 얘기였습니다

모두 더위 조심하세요



어느 스님이 그러셨대요
" 결혼은 언제, 누구와 해야한다고 생각하나? 보살? "

" 모르겠습니다.... 스님"

" 이 사람 아니면 안 된다 싶을 때가 아니라
세상 그 어느 누구와 살아도 살 수 있을 때 하는 것이다 "




IP : 104.236.xxx.9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렇게
    '16.8.8 1:30 PM (112.173.xxx.198)

    이상적인 생각이 많아도 못해요.
    완벽하게 살고싶은 욕심 때문에 그런데
    완벽한 인간이 없다는 거..
    대충 살다 가자고 맘먹음 아무나 하고도 하죠

  • 2. 그 스님은 누구신지..
    '16.8.8 1:31 PM (1.246.xxx.122)

    역시 훌륭하시네요.

  • 3. 저랑
    '16.8.8 1:54 PM (218.152.xxx.35)

    저랑 나이도 비슷하고 성격도 비슷하시네요.
    그런데 저는 님보다 훨씬 어린 시절, 20대 후반에 결혼했습니다.

    제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결혼을 그런 남들과 비슷한 삶을 살기 위한 어떤 수단으로 생각해서는 님 같은 성향의 분은 행복하기 힘들어요.
    저는 그냥 결혼을 여러 형태 중의 하나로 선택했어요.
    제가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할 수 있는 여러 방법 중에 하나로요.
    결혼을 위해 이 남자를 만난 게 아니라, 이 남자랑 함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 중에 제가 결혼을 고른 것이죠.
    그래서 결혼이 목적도 아니고, 꼭 유지해야 하는 어떤 불변의 무엇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살아요.
    이 남자를 사랑하고 이 남자와 보다 편하게 함께 있기 위해 결혼했으니, 이 남자와 함께하고 싶지 않으면 결혼을 유지할 필요가 없어질 수도 있겠죠.

    하지만 다행히 몇 년째 행복하고, 계속 이 남자와 함께 있고 싶네요.
    본인에게 솔직하게 선택하면, 무슨 결과가 와도 왜곡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어요.
    본인이 진정 원하지 않는데 주위의 강요나 사회적 압박으로 선택하면 혹시 결과가 나쁠 때 받아들이기가 힘들어요.
    자기가 원하는 게 뭔지만 잃어버리지 말고 계시면 결혼을 하든 안 하든 상관없다 생각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97253 부동산 문의할 사이트 좀 소개 부탁드려요~~ 3 // 2016/09/18 760
597252 38 ㅠㅠ 2016/09/18 5,590
597251 혹시 베스트극장 기억하시는분들 계신가요? 25 베스트 2016/09/18 5,096
597250 이런 시어머니도 있습니다. 7 ... 2016/09/18 3,935
597249 내부자들 방금 티비로 봤는데 극장에서 보는거와 많이 다른가요?.. 10 // 2016/09/18 4,320
597248 비상금관리방법좀 알려주세요! ^_^ 2016/09/18 510
597247 하루아침에 눈꺼풀이 축 늘어졌어요 2 내눈..... 2016/09/18 1,883
597246 저도 암살 질문ㅇ요 3 아준 2016/09/18 1,507
597245 시댁만 가면 저는 유모 같아요... 8 ㅎㅎ 2016/09/18 3,439
597244 경성스캔들 기억하세요? 31 드라마 2016/09/18 3,445
597243 핵보유 5개국, 북 핵실험 규탄…미국선 선제 타격론도 6 선제타격??.. 2016/09/18 409
597242 암살 질문에 저도 한 번 질문 해도 될까요? 4 ..... 2016/09/18 1,950
597241 뱃살 빼고싶은분들은 과자,빵,음료수부터 라도 줄여보세요 4 딸기체리망고.. 2016/09/18 4,195
597240 엄마한테 배신감느껴요 정말 11 너무해 2016/09/18 4,462
597239 저도 내부자들 질문있어요 6 . . . 2016/09/18 2,429
597238 저는 김명훈이 너무 아까워요 5 복면가왕 2016/09/18 2,905
597237 객관적으론 중박, 시댁에선 대박취급 받아 답답해요 답답 2016/09/18 1,046
597236 저도 암살에서 궁금한 거 있어요.... 14 ..... 2016/09/18 4,064
597235 인테리어완료후 집들이 느낌이에요~~ 10 ㅇㅇㅇ 2016/09/18 4,116
597234 또 암살 봤는데요.궁금한게 있어요 28 암살 2016/09/18 4,587
597233 저는 홈쇼핑 옷 좋아요.. 34 2016/09/18 7,052
597232 엑소는 나오자마자 인기가 높았던 건가요?? 11 .... 2016/09/18 3,066
597231 어제 잠수글에 이은 질문이에요.. 5 .... 2016/09/18 1,026
597230 송인배 전 양산지역위원장이 말하는 문재인과 한겨레신문 ㅡ 펌 13 좋은날오길 2016/09/18 1,362
597229 혼술남녀에서 일식집 소고기에 숙주 싸 먹던것 .. 7 .. 2016/09/18 4,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