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한국 국방부의 이러한 중요한 발표에 관해 미국 국방부는 어떠한 보도자료도 내지 않았다. 주한미군도 마찬가지였다. 이러다 보니 외신들도 "한국 국방부 발표에 의하면, 혹은 한국 국방부 발표를 전한 한국 언론에 의하면,"으로 관련 사실을 보도했을 뿐이다. 미 국방부 홈페이지에서도 한국 국방부가 사드의 성주 지역 배치를 한미가 공동으로 결정해 발표했다는 뉴스는 아직도 그 어디에도 없다. 쉽게 말해 발표하는 순간 (이전 공동발표와는 달리) 미국 측 인사만 빠진 게 아니라, 아예 미국 측은 성주 지역 배치 발표에 발을 뺀 것이다.
하지만 미국 측의 논평은 전혀 달랐다. 한국 국방부가 사드 성주 배치를 발표하고 만 하루가 훨씬 지난 지난달 15일(한국 시간), 미국 국방부의 피터 쿡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사드 배치의 계획표(timeframe)'를 묻는 질문에 "우리는 한국과 지속적인 협의를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최종 배치를 위한 시간표는 없다(We continue to work closely with South Korea, but we don't have a timetable for -- for final deployment at this time)"고 밝혔다.
늦어도 내년 말까지 배치해야 한다며 주민 설득에 나서겠다고 한국 국방부는 발표했지만, 미국 국방부는 공동 발표를 안 한 것은 제쳐놓고라도, 아직 최종 배치 시간표도 없다고 엇나가는 논평을 한 것이다. 성주 지역 배치 공동 결정에 미국 국방부 장관도 사인을 했다면, 최소한 "한국과 협의해 최적지를 선정했고, 관련 배치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노력하겠다" 정도가 나와야 정상이다. 하지만 미국 국방부는 아직도 '성주'라는 단어 자체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쉽게 말해 "나는 모른다"이다.
왜 그럴까? 한미가 전략적으로 '동맹 결정'으로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겠다고 공동 발표하고선 이후 미국이 배치 지역 발표에는 발을 빼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드 배치 지역이 군사기밀이라서 그런 것은 물론 아니다. 기존 사드 배치 지역을 스스로 밝히는 것이 미 국방부다.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미국 정부와 미국 국방부는 이미 사드 한국 배치에 관해 한미 '동맹 결정' 발표로 얻을 것을 다 얻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치 지역 문제 등 '잔가지'는 한국 정부가 다 알아서 하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사드 한국 배치가 '동맹 결정'이라는 것을 강조한 미국 정부는 그다음 절차 발표부터는 아예 빠져버렸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관련 지역에 관한 비교평가, 분석, 실사 등의 문서가 있고 이들 문서를 기반으로 양국 국방부 장관이 '사드 성주 배치'를 승인(서명)했다는 것이다. 또 한국 국방부 장관은 국방부를 방문한 성주 지역 주민들에게 이 관련 문서를 공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사드 성주 지역 배치' 발표에 관해서는 한마디도 하고 있지 않은 미 국방부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라도 관련 문서가 시급히 공개되어야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