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유럽을 여행중인 82회원입니다.
남편은 원래 섬세하고 예민하고 꼼꼼한 스타일이에요. 저는 완전 반대고요.
휴가를 오래 받아서 자유여행 2주넘는 일정인데,
아이들이 어려 갑자기 나타나는 변수들에 (중간에 분수를 만나서 막 들어가서 놀고 싶어한다든지, 유적지에 흥미를 못느끼고 투덜거린다든지..)
남편이 예민하게 반응해서 넘 속상하고 괴로워요.
아이들은 남자애들이라 혼날때뿐이고 또 금방 히죽거리며 잘 노는데요..
다리아프다고 투덜대던 초딩 아이가 작은 사고(식탁에서 물을 쏟음)를 내서 집안이 완전 뒤집어 졌네요.
어려서 경치나 유적에 감흥이 없는걸 어쩌라고.....
전 넘 이해가 가는데,
남편은 정말 속이 터져 하는걸요.. 정말 사자후를 내뿜는데 불쌍해 죽는줄알았어요....
물론 식사시간에 식탁앞에서 깔깔거리며 산만한행동을 한건 혼나야하지만,
저까지 기름부으면 안될것같아 아무 말도 안하고 있엇는데요.
물쏟는건 어른도 할수 있는 실수인데....그런 모양을 보고 있으면 너무 답답하고,
자기 딴에는 아이들에게 최선을 엄청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보기엔
저런식의 최선은 그저 자기 방식대로의 사랑일뿐 아이들에게는 행복한 기억이 있을 거 같지않아서..
해외여행 안하더라도
집에서 수박 한덩이 잘라먹더라도
컵도 쏟고 집안을 쑥대밭이 되도록 땀뻘뻘 흘리며 놀다가도,
같이 치우자~ 하며 기분좋게 제자리로 돌아가게 만들수 있는 여유있는 남편을 바랬는데...
자유여행인지라 시간이 넘쳐나는데도 여유를 찾지 못하고,
계획대로만 하려고 하고, 자신이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것에만 몰두하는 남편... 전 사실 이 유명관광지에 와서도 암것도 안해도 되고, 경치 구경하고 커피 한잔하면 될거 같거든요.. 글고 저희 아이들눈에 들어오는건 놀이터랑 바닥분수 같은거지 유명 건축물이 아닌데....
관광포인트에서 전형적인 사진을 찍어야하는 게 정말 너무 싫으네요...... 아이들 사진 찍게 하려면 정말 힘들고 .ㅠㅠ
넘 꽉 막힌 사고...
속상해서 푸념합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