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지하철을 타보고 싶다해서 세 아이를 데리고 롯데월드몰 아쿠아리움을 다녀왔어요.
(가로로 두자리가 붙은) 이인용 유모차를 끌고 첫째는 걸려 지하철 환승도 무사히 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제 2 롯데월드몰 B1 입구 앞에 다다랐지요.
다른 사람들은 모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혹은 계단을 걸어 롯데월드몰로 들어가더라구요.
그러나 아이 두명이 유모차에서 자고 있는 상황이었던 나는 우선
유모차를 끌고 올라갈 수 있는 경사면이 없는 것에 당황했어요.
둘째, (지은지 얼마안된 한국에서 최고의 건물을 짓겠다고 하며 지은 건물인지라) 당연히 유모차나 장애인을 위한 엘레베이터가 있을 것이라
기대했으나 B1 (아쿠아리움과 여러상점이 위치한 곳: 즉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곳) 으로 가는 엘레베이터가 없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지요.
엘레베이터가 있었으나 B1으로 가려면 1층으로 나간 후 엘레베이터를 갈아타고 가는 것만 가능하더라구요. 무더운 날이었고 1층어디로 통하는지도 모르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싶지도 않았고,
코앞의 목적지를 다른 사람들과 달리 그렇게 돌아 가고 싶지도 않았어요.
셋째. 지나가던 롯데마트 직원 분께 물어 장애인용 리프트를 타라는 제안을 받았고 함께 가보았어요.
직원 분도 리프트를 어떻게 하는 지 잘 몰랐고, 일단 그 안에 들어가보니 덜컹거리는게
안전하지 않은 느낌이 강하게 들더라구요.
직원 분이 이것저것 눌러보고 한참이 지나 작동원리를 깨치셨고
문이 좀 잘 안 닫히는 문제를 해결한 후 리프트에 올랐습니다.
리프트 안에서는 몇년전 장애인 리프트 추락 사망 사고가 생각나 두려웠지만
곧 도착해 문이 안열리자 더 큰 두려움이 작은 두려움은 잊게 해 주네요.
함께 동승해준 롯데마트 직원 분이 겨우 문을 열어 주셔서 나올 수 있었고
너무 황당한 나머지 내가 장애인이 절대 혼자 못 탈 리프트인데 라며 중얼대자 직원분께서도
"제가 생각해도 장애인이 혼자 이용 못하겠네요." 라며 동의하시더라구요.
그러나 우열곡절 끝에 도착한 곳은 결국 B1이 아니었고 또 엘레베이터를 갈아타야 했네요.
우리나라가 장애인이나 아동에 대해 보호적이지 않은 곳임은 익히 알고 있었지요.
그러나 최근에 지은 최첨단 건물이 이렇게 장애인과 유모차의 접근이 상상 이상으로 어렵다는 것에
큰 좌절감을 맛보았습니다.
일단 계획 설계 단계에서 경사면을 해 놓지 않은 것이 의아하며,
비활용적(?)인 장애인 리프트를 허가해준 우리나라 법에 그 책임을 묻고 싶네요.
유모차나 휠체어를 타고는 열 수도 없는 문 앞에 다다를 수조차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