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년 전쯤 82쿡을 알게 된 후 자주 와서 글도 읽고 레시피도 보는 평범한 눈팅족이에요~
집에 혼자 있으니 우울하고 딱히 이런 얘기할 데도 없어서 여기 글을 써봅니다~~
저는 나이 서른에 공무원 준비생이에요.
작년에 첫 시험을, 올해 두 번째로 시험을 쳤어요. 그리고 이틀 전 지방직 합격자 발표가 났어요.
발표 전날 떨려서 새벽 4시에야 잠에 들었는데요,
아침에 9시 되자마자 친구한테 카톡이 왔어요. 합격 축하한다고요!
저랑 같이 시험지를 채점한 친구인데, 오전에 난 합격자 커트라인을 보고 먼저 연락을 해주었어요.
곧 동생도 전화가 왔어요~ 커트라인이 발표됐는데 누나 점수보다 훨씬 낮더라며, 누나 완전 합격이라고.
순간 부모님 얼굴 생각나면서 멍- 했어요. 너무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지자체 사이트에서 가서 합격자 명단을 확인하는데..
아무리 봐도 제 수험번호가 없어요.. 저는 단순 명단 오류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혹시나 하고 성적확인 사이트로 가서 제 성적을 확인해보니...
세상에... 국사랑 영어가 과락이더라고요.. 정말 말도 안 되는 점수가 표시돼있었어요.
나머지 3과목은 다 가채점 결과 그대로였구요..
담당자와 통화 후 알았어요. 제가 영어 답 마킹란에 국사 답을 쫙 마킹하고, 국사 답 마킹란엔 영어 답을 쫙 마킹했다네요..
지금껏 수능이나 자격증 시험을 치면서 한 번도 마킹 실수를 해 본 적이 없는데...
아예 과목 순서 자체를 바꿔서 제가 마킹을 했대요.
담당자도 너무 안타깝지만.. 구제 방법이 없다고 하더라구요.
이 소식을 부모님께 전했는데 엄마가 너무 안타까워하며 우시더라구요..
저도 너무너무 속상하고.. 그냥 공부고 뭐고 다 손에서 놓고싶고 무기력해지고..
차라리 성적이 부족했다면 더 열심히 해야겠단 동기부여라도 될텐데 시험은 왜 또 잘 봐가지고ㅜㅜ
더 속상하게 말이에요..
사실 다른 지역 합격컷을 보고 제 성적도 합격권인 것 같아서
합격자 발표 전날 밤에 82쿡에서 자랑계좌글을 검색했어요~
합격하면 자랑계좌에 입금해야지!! 하고요~ 아주 김칫국을 시원하게 마셨어요ㅜ.ㅜ
이런 얘기 가족들한텐 더 해봤자 서로 속만 상하고, 주변 사람들한텐 이야기해봤자 어차피 불합격은 불합격이니
핑계로 들릴테고요.. 그냥 너무 속상해서 글이라도 써보면 마음이 좀 정리가 될까 싶어서 썼어요.
우울한 이야기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내년에 꼭 합격해서! 자랑계좌에 입금 한번 해 보는 게 소원이에요 ㅋㅋ
1년 금방 가겠지요??! 나이 먹는 건 싫지만 얼른 내년이 왔으면 좋겠어요~
그럼 남은 주말 편안히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