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유학하다가 남친 만났고
졸업,귀국 후 바로 결혼하기로 했었죠.
근데 제가 중요한 일정이 생겨서 먼저 귀국해서 바로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해서
한국 들어와 있는 한 이틀 동안 예비 시댁 될 부모님과 가볍게 차 한 잔 하기로 했어요.
저 혼자 가서요. 그 전에 전화통화는 두어 번 했지만 처음 대면하는 자리였죠.
제가 철부지였죠. 결혼에 뭐가 필요한지,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전혀 모를때였어요.
외국 나가있어서 친구들이 결혼하는 것도 하나도 못보았고요.
그런데 막상 한국와서 엄마와 오빠에게 말하니 노발대발,
왜 여자가 먼저 남자 집에 혼자 인사를 하러 가냐..그런 법은 없다..
그래서 오후 약속이었는데 그 날 당일 날이 밝자마자 전화를 드렸어요.
.
너무 죄송하지만 제가 급한 일이 생겨서 오늘 못찾아뵙겠다.. 이렇게요.
알아요, 정말 경우없는 짓이라는거.
지금 돌아보니, 저는....이런 방면으로 정말 무식했죠
그랬더니 약 10초간 정적.....
그 숨막히는 정적을 뚫고
예비 어머니 되실 분,
'야! 네가 뭔데 우리 집안을 우습게 봐! '으로 시작해서
약 10분간 전화기 뚫고 나올만큼 호통을 치시는데
정말 전화기 너머로 수화기를 들고 길길이 점프하는 모습이 그려질 정도였어요.
물론 기분이 무척 언짢으셨을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갑자기 야,너,하면서 소리를 지르시며
오늘 제 시간에 안나타나면 다시는 결혼이고 뭐고 다시 볼 생각 하지도 말라며....
정말 머리속이 까맣게 되며 할 말을 잃고 눈에서 수박만한 눈물이 뚝뚝 떨어졌어요.
황망히 전화를 끊고...
아마 아들있는 외국에도 바로 전화를 해서 난리가 났었나 보더군요.
그런데, 저는 또 병신같이 그 기세에 압도당해서
엄마가 말리는 것도 듣지 않고 그 자리에 꾸역꾸역 나갔더니
그 집안 식구들 총출동 , 누나, 여동생, 3살 조카까지 왔더군요.
동물원 원숭이였죠.
다 제가 자초한 일입니다.
남친이 옆에 없어서인지 궁금하신거 다 물어보시데요
'부모님은 왜 이혼하셨니..' 이런거요..
정말 수치스러웠어요.
돌아서나오며 눈물이 나오더군요.
나는 최선을 다했다 싶었어요.
저는 그 남자에게 이별통보를 했습니다.
자기 어머니 성격 ..자기도 안다며 쩔쩔매더군요.
저 있는 곳으로 주말마다 와서는 빌었어요.
그 뒤에 또 반전이 있긴한데....암튼,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