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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내가 진상 되는 것은 순식간이더군요

조회수 : 6,395
작성일 : 2016-07-27 15:11:16
오늘, 가까운 동년배 중년 아줌마들과 점심 먹고 차 마시러 갔습니다.
먼저 식당...
동석한 분 중에 한 분이 종업원들의 서빙 태도를 두고 계속 지적질을 하십니다.
종업원이 들을 만한 데에 있어도 없어도 계속 음식 내오는 순서가 틀렸다느니 제대로 놓지 못하고 있다느니 계속 뭐라고 해요.
일인분에 만오천원짜리 간편한 한식코스를 주문한건데,
여기는 호텔도 아닌데, 서빙 하는 알바생들은 그저 우리 아이들 또래 어린 청년들인데...
절연하고 지낼 수 없는 사이라서 지적질 그만하라고 말도 못하고 묵묵히 밥을 먹었습니다.
그 다음 찻집.
자리에 앉자 마자 아줌마 둘이 가방에서 떡 조각이랑 집에서 만든 빵들을 주섬 주섬 꺼냅니다.
맛있게 되었다고, 맛 보여 주고 싶어서 들고 왔다고 그러며 커피나 차랑 먹자고 합니다. ㅠㅠ;
서빙 하는 이에게 제가 먼저 죄송하다고, 일부러 나눠 주려고 가져 온거라 여기서 조금 먹겠다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서빙하는 청년은 우리가 들어가니까 그렇지 않아도 얼굴 표정이 떡 굳던데.
너무나 괜찮다며 고맙게도 포크들을 가져가 주더군요.
그런데 테이블 위에 부스러기를 마구 흘리고 먹네요.
자리를 마무리 할 때 쯤 흩어진 가루와 쓰고 뭉친 냅킨들을 저 혼자 슬슬 조용히 정리하여 찻잔 받침 한 군데에 모아 올렸습니다.
지금 돌아와 생각 해보니, 그런 쓰레기는 아예 제 가방에라도 담아서 가지고 나올 것을 싶은데,
그랬다면 혹시나 동석한 분들 눈 밖에 나는 행동은 아닐까 걱정도 되네요.
지난 주에는 초등생인 조카애들 데리고 시내 음식점에 갔는데
제 것을 먹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 아이들이 얼른 먹고는 앉은채로 머리를 몸을 빙빙 흔들고 흥얼거리더군요.
얼른 제지하였습니다.
음식점에서 그러면 안된다고요.
다른 아이들도 아니고 저의 조카들이 그럴 줄은 몰랐던 거죠.
오늘 일, 지난 주의 그 일을 생각해 보면, 나 역시 진상손님으로 보이게 되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다 싶어요.

 
IP : 121.131.xxx.43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16.7.27 3:13 PM (14.52.xxx.171)

    일행이 계속 지적질을 한적이 있어요
    근데 화장실 가다가 종업원들끼리 그 일행 대놓고 비웃으며 욕하는걸 들었죠
    저런 사람 공통점이 집에서는 대접도 못받고 남편 자식 수발 들고
    나오면 꼭 저래요 ㅠ
    전 그사람 너무 싫어서 욕하는 종업원 탓 안하고 속으로 고소했어요

  • 2.
    '16.7.27 3:18 PM (121.131.xxx.43)

    식당만 가면 왕비처럼 대우 받고 싶어 하는 분들이 꼭 있더라구요.
    돈 내고 거지처럼 얻어 먹으라는 말이 아니라,
    우리는 음식을 먹으러 간 것이고 먹는데 불쾌함과 방해만 받지 않으면 되는데,
    꼭 대단한 섬김을 받고 싶다는 듯이 구는 사람이 꼭 있죠.
    그러려면 호텔이나 파인다이닝만 다녀야지요.
    그 아줌마가오늘 계속 이상하게 굴어서, 주방에서 음식에 해꼬지라도 할까봐 무서울 정도였답니다. ㅜㅜ

  • 3. 노노
    '16.7.27 3:19 PM (112.186.xxx.96)

    첫번째 상황은 원글님이 아니라 일행분이 약간 진상...
    두번째 상황은 양해를 구하고 드신건데 괜찮다고 생각해요
    세번째는 적절히 제지하였으니 아무 잘못이 없으신데요^^
    너무 걱정하시지 마세요 진상은 자기가 진상처럼 보일까봐 걱정하는 마인드 자체가 없는게 진상입니다

  • 4.
    '16.7.27 3:22 PM (121.131.xxx.43)

    노노님, 서빙하는 사람 눈에는 일행도 다 똑같이 보였을 거예요.
    조심한다고 해도, 진상 안되는게 어쩐지 아직은 여러모로 쉽지않다라는 소감을 쓴 거랍니다.

  • 5. 그런데
    '16.7.27 3:26 PM (223.62.xxx.186)

    참 옳은 글이예요...
    저 또한 같은 마인드였구요
    그런데 세상 많은 사람들이 주변을 살피는데
    익숙치 않아요
    원글님 같이 살면
    나중엔 스스로가 너무 피곤해요

  • 6.
    '16.7.27 3:31 PM (121.131.xxx.43)

    저도 늘 이렇게 주변을 의식하지는 않아요.
    다만 여러 모임 중에서 유독 한 모임이 공공장소에서 남의 눈치를 보게 만들어요.
    뭔가를 같이 배우고 공동작업을 하는 모임이라서 어쩔수 없이 계속 나가고 나가야 하는데
    다녀만 오면 한숨이 나옵니다.

  • 7. 우유
    '16.7.27 3:38 PM (220.118.xxx.190)

    원글님 글 잘 읽고
    나 역시 그런 공공 장소에 가서 진상짓이 없는지 이 순간 반성해 봅니다
    원글님 같은 분이 많이 있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진상이 많이 많이 희석이 됐으면 합니다

  • 8. 원글님같은 분들이
    '16.7.27 3:41 PM (112.169.xxx.107)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라고 생각하고싶네요
    82같은 사이트에서들 서로 홍보도 자주 하고 있으니까요.
    원글님
    잘 하셨어요.
    좋은 시민이십니다.

  • 9. 나나
    '16.7.27 3:50 PM (116.41.xxx.115)

    식당,카페 직원들도 다 눈이 달렸는데
    한테이블이라고 똑같은 인간이라고 보진 않죠
    진상들 가운데에 그래도 상식있는 사람이 한명은 껴있네
    하고 다행이라고 생각하겠죠

  • 10. ㅇㅇ
    '16.7.27 4:06 PM (211.36.xxx.66)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글입니다.
    식당가면 종업원에게 함부로 하고 카페가면 사람수대로 안시키고 나눠먹을 컵달라하고..나이먹은 우리가 젊은사람들과 잘 지내려면 나이에 맞는 행동과 내행동이 남을 불편하게 하진 않는지 계속 돌아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잘씻고 다니기.옷도 잘입고 다니기 큰소리로 말하지 않기 서로 부딪치면 먼저 인사하기 문잡아주기
    등등...아름답게 늙어가고 싶어요.

  • 11. ...
    '16.7.27 4:17 PM (121.180.xxx.227) - 삭제된댓글

    음식이나 같이 온 사람에게 집중하지 않고 직원 품평하며
    한마디씩 훈계하는 사람들 있어요.
    왜 밥 먹는 곳에서 그렇게 존재감을 인정받고 싶어하는지;

  • 12. ...
    '16.7.27 6:05 PM (121.153.xxx.154) - 삭제된댓글

    저는 친척중에 이런분이 계셔요.
    저보다 윗 항렬이라 말씀드릴 수는 없고
    자주 만나진 않지만 부모님 생신때나 행사때는 꼭 뵙네요.
    식당에서 나이도 있으신 직원분께 너무 심하게 대하시길래
    식사 후 제일 늦게 나오면서 사과하고 나왔어요.

    그냥 모임에서 만나는 분이라면 서서히 안 만날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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