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 저래 만나 본 사람
서로 알기도 전에 자기 말 만 주루룩 나열하고
자신의 지리멸렬한 지나간 이야기만 반복하고
꼭 고사에 나오는 오리무중의 시간속에서 끝없이 방황하며
현실의 세계에서 자신을 가두어 두고 그 둘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마리의 짐승처럼 그는 그렇게 말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해하기 쉽지 않는 관념에 사로잡인 이 남자를
내가 어떻게 이해 할 수 있단 말인가.
아 돌아버리겠다. 쉽지 않은 상대이다.
이야기를 너무 술 술 잘 풀어가는 그 남자
세상에서 피해야 할 남자들의 부류중에 하나가
사주관상이나 동양사상이라고 경 좀 읽었다는 자들인데
나도 한 때 문자에 첨착해서 고전을 섭렵한 적이 있어 바로 감이온다
그도 한 시전을 펼칠 수 있는 내공이 보인다.
서로가 어려운 상대이다.
서로 공감하면 나갈때는 광장히 빠르게 진도가 나갈 수 있지만
의견이 맞지 않으면 서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발목을 부르뜨릴 기세여서 두려운 존재이다.
알고 보면 저도 부드러운 여자에요 하는 단어 속에서
분명 부드럽지 않는 사건이 있었으므로 부드러움이 강조되는 것이다.
나의 의견이 수용되지 않거나 관철되지 않을 때에는 그 의견을 지우고
그 사람도 지워버린다.
그래도 안되면 숱한 남자들이 써 먹는 삐짐이란 단어를 들고
동굴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이런사람들은 밖에서 부른다고 나올 사람들이 아니다.
그냥 내버려 두어야 한다.
지가 나오고 싶어야 나오는 부류이다.
때로는 강제적인 방법으로 동굴 앞에서 불을 피워 연기를 낸다거나
시끄러운 소리를 내어 참지 못하고 나오게 만드는 것인데
이정도 까지 가면 이미 서로의 신뢰는 무너졌다고 본다.
정말 사는게 장난이 아니다. 혼자 살기도 어렵지만
다른 인격체가 서로 만나서 산다는 것은 실로 불가사의 한 일이다.
여기서 간과 하지 말아야 할것은 자기 스스로 문제점을 나열하고
분석하는 것은 실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지만 뭔가를 전달하려고 하는
그의 행동은 분명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상식이 아니라는것이다.
주말에 짧은 만남에서 그 사람을 미련없이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