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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일랜드 깡시골 체험기 그리고 고민

챠오 조회수 : 5,768
작성일 : 2016-07-23 17:08:54

아일랜드 남서부 깡시골을 실컷 체험하고 있다고 여기 보고했던 처자입니다 ㅎㅎ

지금은 독일 중부 한국인 절친 집에 있고요, 이제 무지무지 더운 이탈리아로 곧 돌아가요. 


모허 절벽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갔다 와서 몸살이 나는 바람에

친구 엄마 아빠에게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었어요.

친구 집이 제 집인 것처럼 드러누워 대접받고

한국 친구가 사는 독일로 왔어요. 

여긴 어제 뮌헨에서 총기테러가 일어나서…


모허 절벽 가는 날.

아침을 먹고 차를 몰고 출발 40분을 달려서 

큰 도시에 사는 제 친구 대학 동기를 한 명 태워서 같이 갔어요. 

한국 사람과 사실상 처음으로 길게 이야기를 나눠본다는 그 친구.

고속도로 톨게이트는 아주 소박했고, 주변은 전부 구릉지대였어요.

뾰족한 산들이 없이 완만하게 뻗어나간 지형들.

참 다채롭게 날씨가 변화했어요. 햇빛이 구름 사이로 조금 비치다가, 

다시 차창을 와이퍼로 닦아내야 할만큼 빗발이 들이치다가, 다시 두꺼운 구름을 마주하다가.

제가 왜 몸살이 났냐면요.

모허 절벽에 도착하니…

비가 지면과 평행으로 오고 있었어요.

비가 위에서 오는게 아니라 옆에서 오는 중…

제 친구가 혹시나 해서 비닐 우비를 두 개 가져왔다며 하나를 줘서 그거 입고 나갔는데

무릎 아래로는 금새 다 젖었고 안경을 끼고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비바람이 몰아쳤어요.

친구 동기가 저한테 허리에 스페어 타이어라도 하나 묶어놔야지 

안 그러면 넌 날아갈거라면서 농담을 할 정도였어요.

모허 절벽은 진짜 절벽뿐이었어요. 너무 솔직한 관광지 이름이라고 생각했어요. 

모허라는 이름이 붙은 절벽.

비바람 속의 모허 절벽은 말로 다 할 수 없을만큼 굉장했어요.

구릉이 끝나는 곳에 바로 깎아내린 수직 절벽이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늘어서 있었어요. 

꼭 땅을 도끼로 패어내서 반으로 갈라 절반을 들어낸 것 같았어요.

비바람 소리, 우비 모자를 때리는 빗소리에 휘말려서 바다 소리는 들을 수도 없었고

저 아득 아래에는 검회색 바다가 있었어요. 

눈앞에 펼쳐진 장면도 장관인데 비바람 음향효과까지 겹쳐서

그때의 기분은 천지창조후 아직 생명체가 생겨나기 전인 태고적으로 돌아간 듯 했어요.

살아있는거라곤 사람들 외에 아무 것도 볼 수 없었거든요.

제가 쫄딱 젖어서 춥기 시작했기 때문에 좀 일찍 내려왔어요.

아일랜드 본토 두 남자도 얼굴에 비바람이 들이쳐서 얼굴에 물이 흘러내릴 정도였지만

뭐 이쯤이야… 하는 것 같았어요.

근처 펍에서 피쉬앤칩스로 점심을 먹었어요.

친구는 왜 그런 걸로 점심을 먹냐는 입장이었지만

저는 누구에겐가 피쉬앤칩스를 아일랜드 펍에서 먹어봤다고 자랑해야 하기 때문에

먹어야 한다고 주장해서 그걸 시켜먹었어요.

생각보다 튀긴감자가 바삭해서 먹을만 했어요.

너무 추워서 맥주는 마시지 않았어요.

옆자리에 아일랜드 아저씨 둘이서 점심을 먹으며 이따만한 맥주컵으로 맥주를 들이키고 있었어요.

건너 자리의 아일랜드 남자 둘, 동양 여자 한 명의 조합이 신기했는지

(게다가 저는 친구와 떠들 때는 이탈리아어, 친구의 친구와 이야기할 때는 영어로 떠드는 중)

흥미로운 얼굴로 쳐다보는 중이었어요.

어쩌다가 말을 트게 되었는데 본격적으로 그 아저씨들 수다 시작.

제 자리에는 맥주도 없고, 피쉬앤칩스의 감자가 너무 많아서 접시에 남긴 상태였거든요.

한 아저씨가 아일랜드에서 점심을 먹는데 맥주도 없고 감자도 먹지 않냐면서 참견을 했어요.

“제가 튀긴 감자를 아주 좋아하지는 않거든요. 맥주도 많이 못 마시고요.”

이랬더니

그 아저씨가 윙크를 하면서 큰 소리로

“난 맥주도 마시고 감자도 먹을거야! 난 아일랜드인이니까!”

이러면서 자기 접시의 감자를 손으로 푹 집어 입에 집어넣더니

절반쯤 남은 맥주를 원샷해 보였어요.

얼떨결에 우리 모두 환호성과 박수를 ㅋ 

점심 먹고 나오니 언제 비바람이 쳤었냐는 듯이 구름만 깔려 있고 날씨가 멀쩡해졌어요.


근데 돌아와서 결국은 몸살에 걸렸어요 아놔.

밤중부터 아프기 시작해서ㅠㅠ 민폐도 이런 민폐가 ㅠ

날씨도 비오고 습하고 머리는 깨질 것 같고…

포리지 묽게 끓여달래서 죽 대신 먹고 약 먹고

온수주머니 끌어안고 전기 히터 틀어놓고 죽은 듯이 잤어요. 




저번 글 댓글에 매의 눈을 한 언니들이 

이 빨간머리 아일랜드 친구와 어떤 사이냐고 물으시던데

……

그게 바로 저의 고민인데요……

아래의 이야기는 금방 지울께요 넘 개인적인 이야기라 ㅠㅠㅠㅠ

유럽에 있는 동안 한국인 외국인 등등 여러 남자 친구가 있었어요.

다 지나간 사이지만 한국인이냐 외국인이냐에 별로 마음을 쓰지 않았어요.

외국인이든 한국인이든 어느 나라 사람이든 나와 대화가 통하고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사랑할 수 있는 사이면 누구라도 좋다는게 외국에서 살면서 다져온 제 생각인데요.


사실 이 친구가 저를 좋아해요. 

자세한 건 못 쓰겠고… 저는 취업만 되면 유럽에 눌러앉아 살고 싶어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만나는 남자가 한국사람이 아니어도 별 상관 없었고 이탈리아나 주변 나라 정도 살면 괜찮겠다 하고 있었어요.

아일랜드 남자는 이 친구가 처음이에요. 이 친구는 더블린에서 대학을 다녔는데 자기 고향에서 취직을 할 생각이에요. 공부와 실습을 마치고 이탈리아에 9개월 와 있으면서 대학에서 문학 강의를 청강했어요. 원래 열정은 고전 문학이었던 모양인데 지금은 그것과 상관없는 엉뚱한 직업. 이탈리아에서도 가끔 아이리쉬펍에 맥주 마시러 갈 뿐이고 청강생 주제에 저보다 더 열심히 아침 1교시부터 학교가고 혼자 밥해먹고 평일에도 가끔 동네 성당 나가고, 아일랜드인 성당에 나가고. 자기 인생의 마지막 자유시간이라면서.

이 친구 형들 중에 두 명이 천주교 신부님이에요. 자기 포함 형제들 모두 친주교 단체 신부님들이 운영하는 사립 남자 기숙 학교를 졸업했고 친가 외가 친척 중에 나이 드신 신부님들과 수녀님들이 있어요. 

순수하고 우직하고 바른생활맨처럼 보이고 그래서 이탈리아 사람들과는 별로 친해지지 못한 것 같았어요. 제가 영어 때문에 뭘 부탁한게 처음이었는데 그걸 계기로 친해지고 나서 계속 함께 다니게 된 거였어요. 저한테 고백을 했을 때 좀 당황했어요. 저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거든요. 그랬더니 당황하게 했다면 미안하다, 아직은 네게 나를 알려줄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 같다. 서둘지 않을테니 그냥 우선 친구로 지내자, 괜찮다면 방학 때 우리 집에 놀러올래? 친구로? 이렇게 해서 그 친구가 6월 초에 귀국했고 저는 7월 초에 여기 오게 된…


친구 엄마 아빠 집에 갔다 와서 생긴 부작용은… 친구 엄마 아빠가 너무나 편하게 대해 주셔서 그 집이 정말 정들고 좋아요;;; 처음으로 한국인을 집에 맞아들인 셈인데 오래 알던 옆집 여자애가 놀러온 것처럼 대해주셨어요. 사실 이탈리아에 9개월 지내러 갔던 아들이 거기서 알게 되었다며 난데없이 동양 여자를 데려와 거의 열흘을 비빈 셈인데 이렇게 쿨한 듯 따뜻한 돌봄을 받은 것에 마음으로 감사드리고 있어요. 떠나기 전날 저녁 먹으면서 두 분에게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선물로 한국 노래와 이탈리아 노래 메들리 불러드렸어요. 제가 노래를 좀 잘하거든요 ㅎㅎㅎㅎㅎ 재롱잔치 ㅋ 막 좋아하면서 신기해 하시면서 어떤 노래는 듣기 좋다고 하셨어요. 두 분 다 저를 꽉 안으면서 언제든지 또 오라고 하셨어요. 


아무튼 저의 고민은…… 아일랜드 남서부, 한국 사람을 처음 봤다고 하는 동네사람들이 있는 그곳에서 이 친구를 믿고 평생 살 수 있는가 하는 고민이에요.

지금 독일에서는 독일 남자와 사는 절친 집에 있어요. 

같이 이탈리아로 갈거구요.

보니까, 외국남자와 같이 살지만 큰 도시이고 다른 한국사람들도 많고 외국인도 많으니 활기 있고 지낼만해 보이거든요. 제가 사는 이탈리아 도시처럼요.

근데 아일랜드 그곳은… 한국 사람 포함 극동 아시아 사람과 처음 이야기를 해본다고 하는 이웃 사람들이 있는 곳이에요.

쓰고 보니 왠지 제가 무지 속물에 계산적인 거 같아보여요ㅠㅠ

하지만 제 인생의 나머지를 함께 보낼 사람과 장소라는 걸 생각하면…

아주 많이 이 친구를 사랑한다면 그런 고민 다 접을 수 있는거겠죠? 영어도 하라면 기를 쓰고 하겠지만 아직은 불편한 그 언어를 가지고, 제가 공부한 걸로 직업을 얻을 수 있을지 어떨지 모르는 아일랜드의 시골 도시에서 산다는 건… 저에게 막막하게 다가와요.

이 친구네는 전형적인 아일랜드 천주교 신자 가족인데 저는 천주교 신자가 아니에요. 지금 시점에서는 그러나 종교가 크게 문제되는 건 아니에요. 저도 어릴 때 교회에 좀 다녔기 때문에 성당에도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건 부수적인 문제고, 가장 큰 문제는… 아니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질문은 내가 이 빨간머리를 진짜 사랑하는가? 하는거네요…… 사실은 이 고민이 감당이 안되어서 밤에 혼자 울 때도 있어요. 여러 남친들이 있었지만 지금 가장 고민을 하고 있어요.

아무튼 이러고 있어요 ㅠㅠㅠ

마음 오락가락한다고 혼내지 말아주세요 ㅠㅠ 저도 바보같아서 답답해요 ㅠㅠㅠ 집에는 아직 이야기를 안 했어요ㅠㅠㅠㅠ


IP : 91.109.xxx.119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응원해요.
    '16.7.23 5:17 PM (39.7.xxx.175)

    고민은 한다는 건 마음이 기울었다는 것인데
    친구가 돌아간 후에도 그 고민이 계속되면 일단 가서 1년이라도 같이 지내보는 것은 어떨까요?

  • 2. ㅎㅎㅎ
    '16.7.23 5:18 PM (211.246.xxx.3) - 삭제된댓글

    원글님 넘 귀여워요.
    흠...결혼은 중대한 문제니까 우리? 좀 더 차근차근 생각해보기로해요.ㅎ
    근데 꼭 고향마을에 살아야한대요?
    영국이나 큰도시에서 직업을 찾는건 어떻다고 하나요?
    낮선 아일랜드 시골에서 평생을 산다는건 쉬운일이 아닐거 같아요.
    뭔가 야망과 포부는 내려놓고 평화를 추구해야할것같은....ㅎㅎ

  • 3. 켄싱턴로드
    '16.7.23 5:23 PM (27.1.xxx.176)

    글 너무 잘 읽었어요. 마음이 따뜻해지고, 풍경이 그려지고, 진저컬러 총각님 얘기에 제가 설레요.ㅎㅎㅎ

    꼭 잘 되셔서 계속 후기 읽고 싶어요.
    저는 빨강머리 댄디 보이 혼자 폭풍 짝사랑해서 마음 찢어지는 줄 알았던 적 있어요.

    언젠가 다같이 런던에서 볼날이 왔음 좋겠다는 밑고 끝도 없는 혼자만의 소원을 빌어봅니당 ㅎㅎㅎㅎ 저 뭐라는걸까요 ㅎㅎ

  • 4. ....
    '16.7.23 5:25 PM (118.32.xxx.113)

    원글님 글이 참 좋아요. 진솔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어떤 선택을 하든 잘 하실 걸로 믿어요.

  • 5. 켄싱턴로드
    '16.7.23 5:27 PM (27.1.xxx.176)

    참 그리고 근거는 없구 개인적인 느낌인데 아이리쉬랑 우리나라 시람이랑 약간 비슷한 정서가 있는 거 같아요. 식민지 경험에, 술마시고 노래하길 좋아하면서 또 근면한거???

  • 6. ....
    '16.7.23 5:30 PM (175.223.xxx.87) - 삭제된댓글

    글 너무 좋아요. 동화같은게 다음 글도 기다려지고^^

    이쁜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 7. ..
    '16.7.23 5:30 PM (122.35.xxx.138)

    원글님 글 기다렸어요.. 걱정도 되고 괜히 ..^^
    그 때 오지랍으로 로맨스는 없냐고 물어서리..
    아일랜드 배우 케이트리오나 발피 팬인데 그 배우 겉으로 봐선 굉장히 의식있고 바른생활 배우같아
    응원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빨간머리 그분하고 원글님 로맨스 엄청 응원하고 싶네요.
    남편감으로 신앙있고 우직한 스타일 엄청 귀하지 않나요.? 그런 스타일 일편단심일듯..
    한국엔 성스캔들로 온통 도배 중이라 .. 흠
    그나저나 원글님 노래 잘하신다니 위너네요. 부러버라 나중에 좋은 소식 전해줘요..^^

  • 8. 초록이
    '16.7.23 5:50 PM (221.139.xxx.19)

    멀리 잘 다녀오셨군요. 모허절벽이 꽤 길기도 하고 초입부에 벽같이 막아놓은것외에
    허허벌판이라서 바람부는 날은 정말 위험하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말씀대로 그냥 절벽이지요. 병이 나셨다니 힘들었겠어요.

    종교에 큰 거부감없고, 외국인과의 결혼도 괜찮고,
    좋은 사람이란 확신이 들면 시간두고 천천히 사귀어보라고 하고 싶어요.
    조용하고 평화로운 아일랜드 시골 모습이 상상은 됩니다.
    아일랜드 출신들 유명한 그룹도 많고 가수도 많은 나라인데 원글님께서도
    노래를 잘한다니 왠지 인연이 아닐런지요...^^
    원글님께서 잘 선택하시는 결정 무조건 응원합니다~~

  • 9. ....
    '16.7.23 5:53 PM (122.32.xxx.10)

    다른얘기지만 모허절벽 전 날씨완전좋을때갔는데 그런 장관은 없던데요...ㄴ맥주도 너무시원하고 맛있었고. 역시 여행은 날씨가 80프로인듯. 다시는 못가겠지만 너무 그립네요. 기네스맥주도 한국꺼랑 완전달라요

  • 10. 한 편의 영화처럼...
    '16.7.23 5:59 PM (211.215.xxx.21) - 삭제된댓글

    잘 읽었어요...
    전의 내용은 알지 못하나
    지금의 글을 읽고 난 뒤 저의 마음은 (참고로 전 천주교신자 예요...허느님을 좋아하고 무조건 믿는^^)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네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어릴 때 만났던 원글님의 하느님께 마음으로 조용히 의논드려 보세요
    지금 쓰신 글처럼 있는 그대로 느껴지는 그대로의 심정을 펼쳐보이면서
    어찌하면 좋겠는지...?
    그러면 그 분의 하느님과 동일한 원글님의 하느님께서
    마음 속에 어떤 생각 느낌을 주실테고 때로는 사건들이 생기면서
    응답을 주시리라 봅니다
    어떤 식으로든 두 분에게 각자든 함께든 좋은 응답주시리라 믿어요~
    행복하세요~^^

  • 11. 님 팬
    '16.7.23 6:06 PM (1.234.xxx.187)

    오셨군요 와락~! 일단 안고 시작하죠!!
    오늘 편도 너무 잘 읽었구요^^

    사실 글 읽으면서 아일랜드도 아일랜드지만 같이있는 친구와 그가족에 대한 애정이 글에 넘쳐흘러서 아.. 걍 친구는 아니로구나 느꼈네요. 아일랜드 남자 좋아요. 우직하고 가정적이고 진심이고~~~ 가족들도 목가적이고 순수하고 좋은 분들 같아요

    그리고.. 님도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아! 물론 고민하는 부분도 이해해요. 근데 그건 더 나중의 문제니까 굳이 그걸 심각하게 아직 시작도 하지않은 단계에서 고민하지 않아도 돼요. 님의 감수성이라면 아일랜드랑 너무 잘 맞다고 생각 되지만.. 일단은 마음가는대로 만나는 보세요!!

    그 남자랑 잘 되서 먼 훗날 결혼한다고 해도 사람일 어떻게 풀릴 지 몰라요 꼭 그나라에서 살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일단은 미래일 너무 재단하지 말고 시작해보세요^^

  • 12. 지나고보니
    '16.7.23 6:07 PM (112.148.xxx.22) - 삭제된댓글

    여행기 잘 읽고 있었어요
    그러다 문득 그냥 좀 저도 쓰고 싶어졌어요
    결혼이 참 중요한 선택이긴 한데 긴 인생길에서는 그냥 고비길인거 같아요
    그때 그때 자신을 이끄는 쪽으로 가시기를 빕니다
    미친듯이 사랑하고 결혼한데도 한10년이 유효기간인거 같아요
    그보다 더 오래 사랑하고 아끼고 사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건 사랑이라는 감정위에
    쌓은 인간애 인거 같아요
    나를 사랑하고 내 자유로운 선택을 사랑하고 그러면 다가오는 실패도 좀 덜 쓰라릴꺼에요
    사랑해서 결혼했고 잘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이혼을 앞에두고 있는
    중년이에요 저 다 정리되면 여행가고 싶게 하는 글이었어요
    82에 이런글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 13. 님 팬
    '16.7.23 6:07 PM (1.234.xxx.187)

    저 위에 우리나라 정서랑 아일랜드 정서랑 비슷하다고 하신 분. !!! 저도 혼자 그렇게 생각했는데 넘 반가워요~~
    지금 우리나라보다는 우리 조상들이랑 아잏랜드 조상들이 좀 비슷한 것 같아요

  • 14. ㅇㅇ
    '16.7.23 6:08 PM (211.37.xxx.154)

    부럽네용...오로지 젊기때문에 가능한일..결혼 별거아닙니다...결혼여부 신경쓰지마시고 이순간을 집중해서 즐기시기를...

  • 15. 이탈리아
    '16.7.23 6:22 PM (87.9.xxx.37) - 삭제된댓글

    근데 이탈리아 어디 사시나요? 저도 이탈리아 사는데 여기 오늘 상당히 쌀쌀한데

  • 16. 이탈리아
    '16.7.23 6:29 PM (87.9.xxx.37)

    이탈리아에서 어디 계시나요? 저는 밀라노 사는데 오늘 너무 쌀쌀해요ㅠ 창문 다 닫고 아메리카노 마시는 중ㅠ

    저희 남편네도 독실한 카톨릭 집안이에요. 전부 카톨릭 사립학교 나오고 가족 중에 신부님들도 계세요. 근데 저는 종교가 없거든요. 그래도 서로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하고 아끼면서 잘 살고있어요. 아무리 독실한 종교인이더라도 타종교인 또는 무종교인과 가족 되려면,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과 교양과 교육수준 그리고 국제적인 경험이 중요한거 같아요.

  • 17. ...
    '16.7.23 6:49 PM (220.75.xxx.29)

    인연아닐까요...
    딱 그 짧은 이탈리아 체류기간동안 원글님을 사랑하게 되고 원글님못지않은 이질감을 느꼈을거 같은데도 용기내어 고백한 아일랜드 총각 멋지네요.
    사람 사는 거 별거 없어요. 사랑 받고 사랑 하며 오늘이 내일같고 내일도 오늘같은 그런 일상이 행복 아닌가 생각하는 요즘이라 저는 걱정은 제쳐두고 일단 움직이시라고 하고 싶어요.
    50이 눈앞인 아줌마로서 창창한 젊음이 부럽네요. 못할 게 뭐며 안될 게 뭐에요? 내밀어진 손 잡으셨으면...

  • 18. 와우
    '16.7.23 7:11 PM (109.8.xxx.247)

    제가 25년 전에 했던 고민을 지금 하고 계시는군요 ㅎㅎ
    전 지금 행복한 결혼 25년째에요.
    제 생각엔, 물론 원글이가 빨강머리남을 정말 사랑하는지가 가장 중요하구요.
    아일랜드 시골에 내려가 사는 것은 사실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닌거 같아요.
    총각은 왜 더블린을 나두고 고향에서 살라고 그러는걸까요? 주말이나 휴가때 실컷 고향 찾아가면 되지..
    그 부분은 빨강머리총각과 상의를 하시면 해결되지 않을까요?
    우리 한국사람들은 (거의) 모두 대도시 생활만 해봐서, 특히 원글님이나 저나 국제적인 사람들이라,
    시골가서는 답답해서 못 살아요. 시골은 잠시 휴식 취하러 가는 곳이지 생활하는 곳으론 적합하지 않아요.
    어쨌든 님 화이팅!
    원글이 완전 매력녀일듯 하고 아일랜드사람들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유럽인들입니다.
    가장 (계산없이) 친절하고 올바르고 유쾌한 민족같아요.
    아, 제 남편은 이탈리아 국경나라 사람이구요

  • 19. ,,,,,
    '16.7.23 8:49 PM (148.74.xxx.15)

    제가 개인적으로 알게된 아이리쉬 사람들 참 괜찮았어요, 남자들은 우직하고 여자들은 묵묵한....
    술을 좀 많이 좋아한다는게 흠이었고, 빡빡한 미국생활에도 치매오신 늙은 부모님 모시고 온가족이 뭉쳐사는
    인간적인 사람들 이었네요

  • 20. ㄹㄹㄹㄹ
    '16.7.23 8:51 PM (192.228.xxx.169)

    와...글도 참 담백하게 잘 쓰시고 정말 좋은 글 본것 같아요..

    연애 문제는...저도 맹충이라 패스할께요....

  • 21. 77373
    '16.7.23 9:17 PM (116.33.xxx.36) - 삭제된댓글

    챠오님 글을 예전부터 참 인상 깊게 읽었어요. 따스하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고 그러면서도 유머가 느껴져요.
    나이 드니 진지하고 묵직한 건 싫어지네요.
    그 커피 이야기도 참 재미나서 가끔 생각나면 읽고 또 읽고 했었거든요.
    나중에라도 글을 모아서 연재하시거나 책을 내시면 좋겠다 싶더라구요.
    왠지 일본 수필가 오하시 시즈코의 멋진 당신에게가 생각나더라구요.

    그리고 아일랜드 그 시골에서 사는 건 왠지 말리고 싶긴 해요.그러기엔 원글님이 아직 너무 젊고
    에너지가 넘치는 거 같아서 챠오님이 이십대면 좀 더 경험을 쌓는 게 어떨까 싶고요
    삼십대시라면 정착도 괜찮다 싶어요. 근데 그 빨강머리 남자가 진국이다 챠오님이 많이 아프거나
    지금보다 안 좋은 상황이래도 곁에 있어줄 꺼 같은 사람이라면 결단을 내리시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요.

    차오님 글 진짜 잘 쓰세요. 가끔 안부든 일상글이든 올려주시길 기다릴께요.

  • 22. 뻘소리
    '16.7.23 9:32 PM (115.136.xxx.10)

    아일랜드 남자 라니까 막막 호지어가 생각나고
    왠지 제가 심쿵

  • 23. ...
    '16.7.23 10:41 PM (61.101.xxx.111)

    이 글을 읽고 아일랜드로 검색해서 이전에 쓰신 글들도 읽고 왔어요.
    빨강머리앤처럼 글을 쓰셔서 어찌나 색다르고 재미있던지요..어린시절로 잠시 돌아간것 같았어요.

    빨간머리 아이리쉬 남친분 좋은 사람 같아요..계속 소식 전해주세요. 기대할게요^^

  • 24. 저번 글에서
    '16.7.24 12:22 AM (121.188.xxx.59)

    빨강머리 남자의 부모님은 그 정도면 참 좋으신 분들이로구나 싶었어요.
    가장 중요한 건 원글님이 빨강머리 남자를 얼마만큼 사랑하느냐에 달린 일인데
    그거야 지금 당장 결론을 내려야 하는 일은 아니니 앞으로 두고 보면서 결정하시구요.

    아일랜드 시골 묘사가 제가 가본 영국 시골하고 넘 비슷해서 놀랐어요.
    근데 영국 시골은 정말 너무 시골이라서 여행간다면 모를까 거기서 살기는 저로선 어렵겠더라구요.
    그냥 저로선 말이죠.

  • 25. 더블린
    '16.7.24 3:27 AM (120.16.xxx.164)

    남편친구가 더블린 살아 한번 다녀온 적이 있어요, 둘이 옛날에 더블린대학서 일했는 데
    알코홀릭으로.. 이 친구분은 미국여자분을 만나 다행히 술은 끊으셨다고..
    일단 도시가 교통체증이 장난아니라고.. 일자리도 없어서 부인 집에서 답답하다 하셨고
    날씨 꽝이고.. 아이키아도 없어서 관광버스대절해서 본토 가는 여행상품도 있다고
    아무튼 시골도 시골 나름이지 아일랜드는 좀 아닌 거 같아요.
    기후 좋고 이런 데 찾아 나설 생각이 있다면 진행해 볼듯 해요, 날씨가 분위기 좌지우지 하는 사람과
    살고 있어 비만 오고 살짝 추워도 우울하네 어쩌네 남편이 그러니 초큼 한심해요, 현재 날씨 너무 좋다는 곳에 살고 있는 데도 말입니다

  • 26. 캔_디
    '16.7.24 5:13 AM (87.155.xxx.12) - 삭제된댓글

    외국물 먹은 처자가 깡시골 가서 사는건 아주 무리입니다.
    한국서도 도시사람들 시골생활에 적응못해서 뛰쳐나옵니다.

    그런데 아일랜드 깡시골 볼것도 없지요.
    그런 깡시골에서 성장한 남자도 현재나 잘해주지
    본색드러나면 여자 은근 무시하고 그런게 좀 있을거예요

    그의 부모님들도 외국인을 접해본 적이 없어서
    언젠가 본색을 드러내시면 원글님을 외국인이라 은근 무시하고 그럴겁니다.

    이번 브렉시트 보시더라도 영국 대도시 사람들보다 시골로 갈수록
    외국인혐오로 브렉시트 찬성 많이 했잖아요. 다 똑같습니다.

    꼭 외국인과 결혼해 사실려면 한국사람들 많이 사는 곳, 아님 국제적인 도시에
    터를 잡고 사는게 중요합니다.
    혹여나 부부싸움나도 도와줄 사람도 근처에 있고 하면 마음이 든든한데
    그런 깡시골 가시면 정말 왕따아닌 왕따처럼 살게 되실 겁니다.
    그때는 남편도 남의 편이라는 말 실감하실거구요.

    눈에 콩깍지 벗겨져서 울고불고 하지 마시고
    젊은시기에 다른 분들도 만나서 눈을 좀 넓히기를 권해요.

  • 27. 캔_디
    '16.7.24 5:16 AM (87.155.xxx.12) - 삭제된댓글

    외국물 먹은 처자가 깡시골 가서 사는건 아주 무리입니다.
    한국서도 도시사람들 시골생활에 적응못해서 뛰쳐나옵니다.

    그런데 아일랜드 깡시골 볼것도 없지요.
    그런 깡시골에서 성장한 남자도 현재나 잘해주지
    본색드러나면 여자 은근 무시하고 그런게 좀 있을거예요

    그의 부모님들도 외국인을 접해본 적이 없어서
    언젠가 본색을 드러내시면 원글님을 외국인이라 은근 무시하고 그럴겁니다.

    이번 브렉시트 보시더라도 영국 대도시 사람들보다 시골로 갈수록
    외국인혐오로 브렉시트 찬성 많이 했잖아요. 다 똑같습니다.

    꼭 외국인과 결혼해 사실려면 한국사람들 많이 사는 곳, 아님 국제적인 도시에
    터를 잡고 사는게 중요합니다.
    혹여나 부부싸움나도 도와줄 사람도 근처에 있고 하면 마음이 든든한데
    그런 깡시골 가시면 정말 왕따아닌 왕따처럼 살게 되실 겁니다.
    그때는 남편도 남의 편이라는 말 실감하실거구요.

    눈에 콩깍지 벗겨져서 울고불고 하지 마시고
    젊은시기에 다른 분들도 만나서 눈을 좀 넓히기를 권해요.

    예비 시부모님이 외국물 좀 먹어보고 국제적인 경험이 있으신지,
    아님 국제적인 도시에 사셔서 외국인들을 많이 접하셨는지가
    중요한거 같아요. 안그럼 집안에서도 인종차별받기 쉽상입니다.

  • 28. 캔_디
    '16.7.24 5:18 AM (87.155.xxx.12) - 삭제된댓글

    외국물 먹은 처자가 깡시골 가서 사는건 아주 무리입니다.
    한국서도 도시사람들 시골생활에 적응못해서 뛰쳐나옵니다.

    그런데 아일랜드 깡시골 볼것도 없지요.
    그런 깡시골에서 성장한 남자도 현재나 잘해주지
    본색드러나면 여자 은근 무시하고 그런게 좀 있을거예요

    그의 부모님들도 외국인을 접해본 적이 없어서
    언젠가 본색을 드러내시면 원글님을 외국인이라 은근 무시하고
    인종차별하고 그럴겁니다.

    이번 브렉시트 보시더라도 영국 대도시 사람들보다 시골로 갈수록
    외국인혐오로 브렉시트 찬성 많이 했잖아요. 다 똑같습니다.

    예비 시부모님이 외국물 좀 먹어보고 국제적인 경험이 있으신지,
    아님 국제적인 도시에 사셔서 외국인들을 많이 접하셨는지가
    중요한거 같아요. 안그럼 집안에서도 인종차별받기 쉽상입니다.


    꼭 외국인과 결혼해 사실려면 한국사람들 많이 사는 곳, 아님 국제적인 도시에
    터를 잡고 사는게 중요합니다.
    혹여나 부부싸움나도 도와줄 사람도 근처에 있고 하면 마음이 든든한데
    그런 깡시골 가시면 정말 왕따아닌 왕따처럼 살게 되실 겁니다.
    그때는 남편도 남의 편이라는 말 실감하실거구요.

    눈에 콩깍지 벗겨져서 울고불고 하지 마시고
    젊은시기에 다른 분들도 만나서 눈을 좀 넓히기를 권해요.

  • 29. 캔_디
    '16.7.24 5:28 AM (87.155.xxx.12) - 삭제된댓글

    외국물 먹은 처자가 깡시골 가서 사는건 아주 무리입니다.
    한국서도 도시사람들 시골생활에 적응못해서 뛰쳐나옵니다.

    예비 시부모님이 학식이 높고 교양이 있으신지
    외국물 좀 먹어보고 국제적인 경험이 있으신지가
    중요한거 같아요. 좀 배운 사람들이
    겉으로나마 인종차별을 덜 할 꺼예요.

    그렇지않고 시골 집으로 시집가시면 처음엔 시골사람들 정감어린 모습에 좋으실테지만
    시골사람들의 텃세랑 고집, 폐쇄성 이런 이면적인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면 많이 힘드실거고
    외국인 한번도 대해보지 않은 집안인지라 집안에서도 인종차별받기 쉽상입니다.

    꼭 외국인과 결혼해 사실려면 국제적인 도시에
    터를 잡고 사는게 중요합니다.

  • 30. 화신
    '18.7.1 10:30 PM (61.252.xxx.179)

    글 잘읽었어요,

  • 31. ㅎㅎㅎㅎ
    '21.8.12 3:36 PM (175.211.xxx.197)

    아....이분 어떤 결정했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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