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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가지 교육방법과 완전무결한 교육자

꺾은붓 조회수 : 632
작성일 : 2016-07-23 10:43:00

갖가지 교육방법과 완전무결한 교육자


1. 낚싯바늘 교육

논산훈련소 훈련을 마치고(1968. 3) 경북영천에 있는 육군정보학교 <전투정보>8주간 교육명령을 받았다.

논산에서 영천까지 같이 교육을 받으러 가는 20여명의 훈련소 동기인 신병들은 대체 정보학교교육이 어떤 교육이고, 교육을 받고나면 어떤 부대에 배치되어 어떤 일을 하는 것인지 아주 궁금해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만, 당시 중앙정보부가 무소불위의 막강한 힘을 행사하듯이 “정보”란 말이 들어갔으니 그 교육을 받고 나면 그런 막강한(방첩대)부대에 배치되거나, 혹은 북파간첩교육을 받는 것은 아닌지 막연한 기대와 불안감이 교차하였다.


여기서 읽으시는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당시 정보학교 교과과정을 간략히 소개한다.

한 학급당 인원수는 40여명 되는 것 같았고, 군사정보(MIE ; Military Intelligence Enlistee)과정과 필자가 교육받은 전투정보(CIE ; Combat I E)2개 과정이 있었다.

MIE과정은 자세히는 모르겠고 필자가 교육받은 전투정보과정은 교육과정명이 풍기는 냄새와는 달리 비밀문서(비밀문서의 생산-비밀등급의 분류-보관-열람-폐기)를 취급하는 것을 아주 체계적으로 배우는 것이 주 교육 내용이었고, 곁들여 일반사병은 물론 타 병과의 초급장교들도 접하기 어려운 좀 고급스런 군사상식을 교육받는 코스였다.

학교장(육군준장)이 참석한 조촐한 입교식을 마치고 8주간 교육받을 10여권의 책을 지급받고 나서 첫 시간이었다.

교관(강사)은 대부분이 육군대위였고 간혹 중위가 강의를 하는 과목도 있었다.

육군중위가 교단에 서더니 책을 펴라는 소리도 없이 다짜고짜로 이북에 넘어가서 간첩활동을 하는 것을 꼭 옛날 시골장터에서 약장수가 약을 파는 식으로 횡설수설 강의를 했다.

누가 들어도 어설프기 짝이 없고 만화보다도 더 허술한 내용을 두서없이 지껄였다.

한 시간 강의가 끝나고 얼굴이 시꺼멓게 변한 놈, 얼굴에 먹구름이 드리운 놈, 한숨을 내쉬는 놈, 고개가 축 처진 놈, 웃고 떠드는 놈은 한 놈도 없었다.

그게 바로 피교육생들 입 앞에 낚시 바늘을 던져 놓은 것이라는 것은 첫 주 교육이 끝난 토요일인가 일요일 저녁때였다.

첫 주 교육이 끝나고 각자가 집에 편지를 써서 내무반장(육군하사)에게 공손히 바쳤다.

편지를 거둬간 내무반장이 한 참 뒤에 종이쪽을 갖고 오더니 10여명을 불러 어디론가 데리고 갔다.

불려가는 피교육생도 남아있는 사람도 어디로 왜 불려 가는지 알 길이 없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자 불려갔던 놈들이 코가 석자는 빠지고 어떤 놈은 볼때기가 시뻘겋게 부풀어 오르고 어떤 놈은 엉덩이를 쓰다듬고 어떤 놈은 다리를 절룩거리며 돌아와서 맥없이 천장만 쳐다보고 있었다.

뒤에 들으니 첫날 첫 시간 교육을 받고 나서 집에 육군하사의 “빽”이라도 있는 놈은 몽땅 아무래도 북파간첩으로 보내질 것 같으니 어떻게든 손을 좀 써달라는 편지를 썼던 것이다.

그게 통할 것인가?

그런 편지를 쓴 놈들이 불려가서 혹독한 기합을 받고 돌아왔던 것이다.

그 다음부터는 그런 편지를 쓰라고 해도 오금이 저려서 쓸 수가 없게 되었다.

첫날 첫 시간 강사가 횡설수설 말도 안 되는 교육을 했던 게 바로 낚시 바늘을 던져 그런 놈들을 일망타진 걸러내기위한 올가미였던 것이다.


2. 조금은 잔인한 교육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를 않아 “잔인한 교육”으로 표현했지만 교육효과를 그보다 더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 같다.

첫날 둘째 시간부터는 대학교육과 똑 같았다.

교실도 넓고 훤하고 책걸상도 대학교 강의실과 똑 같았고 강사의 강의하는 폼이나 내용도 대학교육을 뺨치게 논리적이고 체계적이고 아주 신사적이었다.

50분간의 열강이 끝나기 5분전 강사가 교탁위에 누런 시험지 몇 장을 올려놓더니 자를 대고 가로 세로 5cm정도가 되게 종이를 쪼개더니 한 장씩 나눠 주었다.

그러고 나서 그 시간에 강의한 내용을 구술로 하거나 칠판에 글을 써서 꼭 다섯 문제의 시험을 봤다.

2~3문제는 O/X문제였고, 한 문제는 문제를 읽고 나서 칠판에 4개의 답을 적어 번호를 선택하게 하는 객관식 문제였고, 한 문제는 단문단답형의 주관식 문제였다.

주관식 문제의 예를 들자면 “한국군의 개인 기본화기는” 답; M-1소총, 또는 “비밀문서의 종류는?”  답; Ⅰ급비밀 Ⅱ급비밀 Ⅲ급비밀 하는 식이었다.

이게 첫날 첫 시간 교육이어서 이렇게 시험을 보나보다 했더니 그게 아니었다. 1주일 내내 그런 식으로 강의와 시험이 진행되었다.

군대교육이 엄한 군기가 잡힌 상태에서 하는 교육이라 해도 그 시간에 배운 내용을 그 시간이 끝나기 직전에 바로 시험을 보는데 어떻게 교육시간에 잡담을 하고 한 눈을 팔수가 있겠나?

교육과 시험방법을 알아챈 피교육생들이 교육시간 50분 내내 눈은 올빼미 눈을 하고 교관을 처다 봤고, 귀는 강사의 입술에 달라붙었고, 머리는 강사의 말을 숨소리 하나 빠트리지 않고 뇌에다 녹취를 하고 있었다.

조금은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교육방법 같지만 교육효과를 높이는 데는 아주 탁월한 방법 같았다.

그리고 매주말 그 주에 배운 과목을 프린트한 시험지를 나눠주고 시험을 봤다. 그렇게 해서 졸업할 때 교육시간에 종잇조각에 본 시험 50%, 주말에 본 필기시험 50%의 비율로 종합성적을 평가한다고 했다.


3. 하늘이 낸 완전무결한 교육자

우리민족은 물론 인류역사상 가장 지혜롭고 백성을 끔찍이도 사랑하셨던 임금님이 세종대왕이시고, 또 한편으로는 인류역사상 가장 지혜롭고 폭 넓은 만인평등의 교육을 주장하시고 이를 실행에 옮긴 교육자이기도 하시다.

세종대왕보다 더 훌륭한 선생님이 어디계신가?


한 사람의 특출한 인재의 교육보다, 하늘아래 사람으로 태어 난이 누구나가  읽고 쓸 수 있는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시고 그런 글자를 직접 만드시고 3년간 이를 물샐 틈 없는 검증을 하시어 세상에 펴내신 분이 바로 세종대왕이시다.

무슨 군더더기 설명이 더 필요한가?

세종대왕의 교육철학을 요약한 게 바로 <훈민정음서문>이다.

이런 임금님과 글자를 갖고 있는 우리겨레가 지구상 유일의 분단국가가 되어 한치 앞을 점칠 수 없는 혼란과 혼돈 속을 헤매고 있으니!

아- 죽어 세종대왕을 무슨 낯으로 알현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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