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생활을 꽤 오래하다보니
정말 이 문제로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가끔 낚시대 드리우시는 분도 계시고 어떻게 보면 참 이 문제를 친구랑 상담하기도 그렇고
성욕의 불만족에 대해서 오픈해서 이야기하면 마치 부도덕한 사람처럼 보일 것 같은 사회적 강박이
익명게시판에 글을 쓰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올라온 리스에 관한 글을 보면
가정폭력이나 바람 이런 문제를 가지신 분들은 리스고 뭐고 그게 문제가 아닐 듯하고
대부분의 경우에 '자상하고 경제적 능력도 있고 집안일도 잘 도와주고 좋은 배우자인데
나도 욕구라는 게 있는 사람인데 성적으로 방치된다는 것이 속상하다' 라는 요지의 글이더라구요.
그래서 정말 이혼해버리고 싶다, 다른 남자라도 만나고 싶다, 이번 생은 망했다고 생각하고 참고 살려고 한다. 등
해답을 구하기 보다는 넋두리를 하시는 것이죠.
다른 남자를 만나라, 몸관리하고 섹시하게 굴어라. 어떻게 보면 통할 수 있는 방법인 줄 모르겠지만
이것은 일회용입니다.
아까 밑에 올라온 글 보면서 남자사람친구한테 물어봤습니다.
자상하고 대화도 잘 통하는 남편인데 왜 안 건드리는 건가?
그 친구 曰
정떨어져서
아마 애 있으니깐 이혼하는 것도 힘들고 이혼한다고 해서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속으로는 와이프가 없어져 졌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할 거야.
극단적인 표현일 겁니다.
우리가 소위 말하는 남자는 문지방 넘을 힘만 있어도 그 생각이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까?
기회만 되면 하고 싶은 게 보통 남자들의 속성입니다.
그런데 안한다면
발기부전 같은 문제가 있어서 자신감 때문에 피하는 것이거나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정말 기본적 욕구조차 잊어버릴 만큼 바쁘고 힘들거나
아니면 밖에 애인이 있어서 거기에 기 다 빨려
따뜻한 집에 오더라도 기운 없어 도저히 안되거나 등의 이유가 있겠지요.
위에 열거한 이유가 아닌 신체건강한 가정생활과 직장생활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남자가
무척 자상하고 대화도 잘 되는 소울메이트 같은데 나를 안아주지 않는다?
소울메이트라고 생각하는 것은 혼자만의 생각일 가능성이 큽니다.
남편이나 아내가 자신을 버리고 상대를 다 맞춰주고 참고 살기 때문에 배우자는 모르고 있을 수가 있지요.
우리 남편은 원래 이런 사람이니까 우리 아내는 원래 이런 여자야.
서로에게 섭섭한 게 없는지 말 못할 고민이 없는지 대화를 해보세요.
무턱대고 대화하자!가 아니라 가랑비에 옷자락 젖듯이 천천히 상대를 관찰해보세요.
그렇게 잃어버렸던 사랑하는 마음이 다시 찾아오기를 기다려보세요.
엄청 섹시하게 꾸미고 분위기 좋게 해서 덮친 들
편두통에 일시적인 타이레놀 한 알 먹은 효과일 뿐
근본적인 문제는 아주 깊이 파묻혀 있을 거예요.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안된다면
이번 생은 망했다라고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진지하게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랑의 유효기간이 얼마 안간다고 말하지만 가족끼리는 그러는 거 아니다라고 우스개 소리처럼 말하지만
그게 본능보다 더 한 진리일까요?
포커스를 내 자신에게 가져와 보세요.
사랑하니깐 안고 싶고 입맞추고 싶고 몸을 취하고 싶지 않나요?
비록 컨디션이 안좋을 때라도 사랑하는 내 남편이 간절히 원하는 것처럼 보일 때
응하고 싶지 않나요?
부부 사이에 알게 모르게 쌓인 여러가지 문제들을 하나씩 찾아 대화해보고 해결해보려고 노력했는데도
여전히 상대가 성적으로 방치한다면요.
그건 사랑하지 않아서입니다.
어차피 사랑은 없는 거야, 남자들은 다 똑같아! 라고 하며 계속 살 것인지
아니면 사랑이 없는 결혼생활을 청산하고 - 이것은 성욕을 주체못해서 책임을 져버리는 것과 하등의 관계가 없습니다.
- 새로운 인생을 살 것인지는 본인이 선택할 문제겠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포기 안하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장황하게 이런 글을 남깁니다.
별 것도 아닌 일인데 그 작은 오해가 눈덩이처럼 커져서 겉은 멀쩡해보이나 속은 썩고 있는
가족들이 많으니까요.
고민해보시고, 상대의 신발을 신어보시고, 서로에게 어쩌면 매우 길고 지루한 시간이 될 지는 모르나
기회를 줄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