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 조금 넘긴 딸아이 엄마입니다. 파스로 범벅하고 땀과 눈물로 아기 키우면서 여전히 힘에
겨워 어쩔줄 모르지요. 그래도 요즘은 밤에 조금은 자고.. 혼자서도 조금은 놀기도 하니 그나마 낫네요
오늘은 혼자 알기 아까운 시어머니 육아 잔소리를 한번 말해보려구요.
어머니가 한번 저희 집에 다녀가신뒤로.. 하루에 세번 이상 전화를 하시는데
거의 다 잔소리 지만 그 중에서 정말 웃기는 것 몇가지 골라봤어요.
날씨 덥다고 선풍기나 에어컨 사용하지 마라. 아기 코가 안좋아 보이더라.
어머니 날씨가 더워요.
너하고 니네 어머니가 돌아가면서 부채질하면 아기가 안더우니 그건 걱정마라..
제발 젖 좀 짜지마라. 그렇게 자꾸 짜니깐 젖이 작아서 아기가 젖먹을때 짜증내더라.
어머니 제가 잘때나 쉴때는 유축한거 먹여야 저도 좀 쉬죠.
어짜피 니네 엄마가 다 해주고 너는 젖만 먹이던데 그것만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
추석때 아기띠 해가지고 버스타고 와야 하니깐 너 어깨운동 많이 해둬라
어머니 아기가 예민해서 세시간 차타기 힘들어해요
아기가 똑똑해서 너만 잘 데리고 오면 아무탈 없다.
그 외에 오늘은 분유먹고 안 토했냐? 엄마 젖이 불량이라 내 손녀가 고생이 많다.
제발 밥을 많이 먹어라. 그래야 젖이 잘 나온다.
트름 시킬때 제발 세게 아기 등 두들기지 마라. 머리 흔들린다. 조심해서 안아라.
내 손녀는 귀가 밝으니깐 너는 발 들고 집에서 걸어다녀라.
하루 한시간 정도는 기저귀 벗겨놓고 키워라. 발진생긴다.
제발 많이 먹이고 많이 재워라. 니가 적게 먹이고 아기를 재울줄 몰라서 아기가 작다.
세상천지에 그렇게 순하고 수월한 아기는 없을것이다. 니가 능력이 모자라 아기를 못키워서
힘든거니 절대로 내 아들한테는 힘들다는 내색 하지 마라.
남들에 비해 적게 먹고 적게 자고.. 그러니 유난히 까칠하고 예민한 아기.
하루에 한번씩은 먹은 분유를 다 개워내는 아기.
낮과 밤이 바뀐 아기. 저도 나름대로 힘들고 진이 빠집니다.
남편이 한소리 했더니 내가 니네 집 가서 봤더니 참담하고 눈물밖에 안나와 미치는줄 알았다고
화병이 나서 견딜수가 없었다고.
오죽하면 내가 이러겠냐고 자기 딸 잘 키워서 저 좋으라고 한말을 속이 좁아 꼬아 듣는다고 삐지셨네요.
며칠동안 전화가 안오니 살만하네요. 언제까지 그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악의가 없다는것을 잘 압니다. 그러나 시어머니가 저렇게 한소리 할수록 그 화살이
딸한테 쏠려서 제가 견디기가 힘들어요. 자식이 없었을때는 일년에 네번만 받았던 전화를
이제는 매일 네번이상 받아야 하고.. 시험관 다섯번 실패에도 듣지 않았던 미운말을 임신 중기부터 내내 듣고
산후조리원에서도 하루 다섯번 이상 전화가 오는데 그래서 제가 정신이 미쳤나 봐요.
노친네 어찌보면 불쌍힙니다. 그래봤자 달라지는거 하나도 없거든요. 자기 감정만 상하지..
친정엄마가 웃으면서 그러더군요. 24시간 감시카메라를 하나 사서 집에 달아야 겠다고. ㅋㅋㅋ
저는요. 부족해도 아기 양육자고 엄마예요. 엄마가 즐거워야 아기도 행복해요.
친정엄마와 엄마가 지나치게 고통받고 희생하길 강요하면서 손녀를 키우면
당연히 손녀가 잘 클꺼라고 생각하는게 참 답답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