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 엄마랑 어떻게 지내야 할지..

고민... 조회수 : 2,095
작성일 : 2016-07-13 14:03:38
결혼한지도 20년 넘었고, 직장생활한지는 그보다 2년 더 되었어요.

회사에서도 정말 일이 많고 집에 가면 8시쯤 되요. 그때부터..얼른 밥하고 반찬해서 저녁을 9시쯤 먹고 치우고 빨래하고, 내일 먹을 저녁 준비하고 이러면..금방 11시가 넘습니다. 고등학생인 아들 케어하고..말붙이고 봐주고..이러면 잠자리 드는 시간은 거의 새벽이 됩니다. 그리고 아침에 5시에 일어나면..다시 같은 일상이 반복됩니다.

저는 이런 생활이 이미 많이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예전엔 일하는분을 두었다가 그 분이 꽤 오래 우리집에 계셨었는데 그만두니 새로운분을 찾을수는 있지만 다시 위치도 알려드려야 하고..여러가지 마음이 내키지 않아 혼자서 다 하죠. 남편이 많이 도와줍니다. 남편 도움이 없으면..혼자서 더 힘들겠죠. 애는..고등학생이라..여러가지 신경써줄게 많습니다.

그런데 고민은 저희 친정엄마예요. 친정 엄마, 아빠 모두 칠순 넘으셨고, 두분은 꽤 괜챦게 사십니다. 서로 위하시고, 여행도 자주 다니시고, 운동 다니시고..근데 엄마가 다리가 좀 아프시기 시작하고, 또 이 치료도 하시고, 그러면서 입안도 아프시고..그러면서 저에게 아주 서운해 하시네요. 

참 이상한게..아들이 고등학생이 되니..다 잊었던 고등학교때가 생각이 납니다. 저희 엄마 정말 아들 좋아하셨거든요.. 저보다 공부도 잘하고, 저희 엄마 항상 하시던말씀이..남편이랑 아들은 이길 생각하지 마라...그래서 전 참 많이 외롭다고 생각했어요. 엄마 짜증 받아주는 사람이었고, 제 사춘기는..대우 받지 못하는 사춘기였죠. 엄마는..아들 빗나갈까봐..정말 전전긍긍.

하지만 이런 저런 서운한 일들 사실 다 잊고 살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엄마가 서운하다,  아들 하나는 미국에 있고 곁에 있는 딸..와보지도 않는다, 서운하다 힘들다 이러시니 잊었던게 다 기억나더라구요. 저 애 낳는날 제 동생 미국서 온다고 정말 열심히 요리를 하셨더랬죠. 아..정말 요 며칠은 서운한게 다 생각이 나더라구요. 다 잊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제가 스스로 그런게 옳지 않으니 어른이 아니니 서운한건 더이상 꺼낼 일이 아니다..이렇게 생각을 했나봐요.

얼마전에 해외 출장을 오래 다녀왔어요. 출장을 가면 더 자주 카톡을 보내시죠, 온갖 걱정들. 부정적인 위험함을 알리는 취지지만 결국은 불안감을 조성하는..걱정들. 저는 엄마가 저를 걱정해주는게 너무 부담스러워요. 그리고 슬퍼요.  가 있는 동안 너무 바빴는데..저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고, 한마디로 딸에게 큰 관심이 없죠. 그래서 저야말로 참 서운했습니다. 엄마가 하는일이 뭐 있는데..딸에게 이렇게 관심이 없나. 아침엔 운동가시고, 목욕하시고, 문화센터 다니시고, 종교활동 하시고, 반찬하시고.. 제 눈엔 정말 부러운 노년의 생활이죠. 그런데 엄마에겐 참 진지한 생활이신거 압니다.

친정 엄마인데 저는 결혼생활 하면서..하루 낮잠한번 자러 가본적이 없죠. 그렇게 곁을 주시는 분이 아니거든요. 결혼 생활 하면서..있을수 있는..자잘한..남편에 대한 불평, 자식키우는 어려움..그런거 엄마한테 털어놔 본적이 없습니다. 왜냐면..말하는 순간 제 고민은 더 커지고, 엄마는 제 고민때문에 더 머리를 싸메고 누워서 걱정을 시작하시죠. 그리고 아빠에게 말을 하고 일은 더 커집니다.

결혼한지 오래 되었건, 나이가 많이 들었건, 친정에 기댈 수 있는 마음이 없다는건 참 마음이 헛헛합니다.
마치 며칠은 제가 정말 앓아 누울것 같은 친정엄마를 내팽겨친 불효녀 같은 느낌이네요. 

앞으로 엄마와 아빠와 어떻게 지내야 하나.  정말 더 나이가 드시면 동생은 미국에 있는데..이 상황을 제가 다 정말 정리할 수 있는가..
다들 어찌들 지내시는지..궁금하기도 하고, 이 더운 날씨에 저는 참 마음이 서늘합니다.

긴 글인데..읽어주신분들 감사합니다...너무 아픈 댓글은..피하고 싶네요..
IP : 175.114.xxx.138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6.7.13 2:07 PM (223.33.xxx.109)

    이 글을 순화해서 어머니께 말씀해보세요.
    링크를 그대로 보여주시던지.
    어머니도 아셔야죠, 왜 딸이 냉랭한지를.

  • 2. ㅌㅌㅌ
    '16.7.13 2:36 PM (223.62.xxx.56) - 삭제된댓글

    그냥 다른 이야기인데..
    저희 엄마 다리골절로 2달반간 병원에 살면서 간병을 했는데요.
    가만보면 병원에 오는 사람들 거의 자식들하고 많이 와요...
    그리고 간병인한테 간병받는 환자들이 대부분인데..
    간병인들은 아주 기본적인 일만 하거든요..
    그래서 불편해하고 간병인들하고 사이가 않좋은 사람들고 있고....

    저는 엄마가 하루간병비가 얼맨데..간병비 절대 안쓸분이고..
    그러면 시끌벅적한 아버지가 엄마옆에서 간병하게 될텔데.. 엄마가 스트레스받을까봐..
    제가 지키고 있었어요..

    뭐 제가 특별히 효녀는 절대 아니고.. 저희 엄마는 남동생도 있지만.. 남동생보다
    저한테 지원을 많이하고 저한테 사랑을 다 준 사람이라.. 당연했고.
    엄마랑 있는게 기뻤지요..

    근데.. 환자들이 아프고 그러면.. 자식들 찾고.. 우리모녀를 보면서..
    딸이 있었으면 하면서 부러워하더라구요...

    님 어머님께서 아프고 병원갈일이 생기고 그러닝까..
    님한테 서운한감정을 내비치셧던것같아요..

    저는 아버지는 정말 정이 안가고.. 자식보다는 자신이 더 중요한사람이다..
    앞으로 간병할일있으면 절대 안할것같아요..
    자업자득이죠.. 어쩌겠어요..
    자기가 한만큼 받아야지.. 다 가질려고 하면 힘들죠..

  • 3. 사실
    '16.7.13 2:39 PM (121.171.xxx.92)

    원글님의 마음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잘 몰라요. 원글님 주변 사람들도...
    노인들이 그렇지 뭐가 섭섭해 어째 할수도 있지만요.. 아마 그간 살면서 쌓인 만은 것들 때문에 마음이 그렇게 객관적이 됬을거예요. 저도 그렇거든요.
    딱집어서 뭐뭐 때문이다 할수는 없지만 엄마에게 더이상 가까와지지않는 벽이 생겼어요. 내가 만든거니 내가 허물것이라 생각하곘지만 그냥 저는 이렇게 평행선으로 가고 싶어요...
    제가 받은 상처 언젠가 얘기해보았지만 엄마의 대답은 기억도 안나고 이미 지난일을 어쩌라고 따지냐는 거였어요.
    그리고 자식인데 그것도 못 받아주냐 그런식이였어요.

    제가 받은 상처요?
    어릴때 아빠가 편챦으시면 엄마는 죽을 끓여줬지만 제가 아프면 누룽지를 끓여줬어요. 나중에 아빠 돌아가시고 엄마에게 남친이 생겼을때 그분이 위가 안 좋아서 몇달 죽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였는데 엄마는 늘 그남자 준다고 죽을 끓여 나갔어요. 그렇지만 같이 사는 제가 아플때 죽을 끓여주신적은 없어요. 그리고 늘 제게 말하죠. 아프면 약도 사먹고, 먹고 싶은거 사먹고 살라구요.
    알아서 먹고 싶어거 사먹고, 약 사먹고 자기자신을 챙기면서 살라고 늘 말씀하세요...
    아무것도 아닌듯한 작은 일이겠지만 이런 식으로 되풀이되다보니 제 마음도 그래요. 엄마도 아프면 알아서 약사먹고 몸챙기고 알아서 살라구....
    근데 본인이 아프면 계속 제게 말해요. 어디가 아프고, 어느 병원에 갔었고.... 저는 그냥 듣고만있어요. 제가 냉정하다 어쩐다 하지만 제 마음이 그래요.
    엄마가 끓이던 죽재료도 다 제가 번돈이였고 제가 사다놓은 식재료였고, 지금 병원 다니는 비용도 다 제돈이예요.
    단지 마음이 저도 움직이지 않으니 많이 아프냐? 어쩌냐 그런 소리도 안 나오고 손 잡아줄 여유도 없다는 거죠.
    오히려 모르는 지나가던 할머니가 아프다 하면 많이 아프시냐 건강 챙기라 이런 소리가 나오는 데로 말이죠.

    평생 널의지하고 살았다, 자식이 부모를 챙겨야지 하시는데 저는 그냥 객관적인 마음뿐이에요.

  • 4. 원글...
    '16.7.13 2:50 PM (175.114.xxx.138)

    위에글 쓰신 "사실"님 글 읽으니 도움이 됩니다.

    요즘은 퇴근해서 세수하면서..계속 저 스스로에게 엄마와 대화를 합니다. 저 직장 생활할때 엄마가 와서 뭐 하나 도와주었나. 직장 다니는 사람들..감자 하나만 깍아져 있어도, 파 하나만 다듬어져 있어도 정말 행복하고 시간 단축이 되죠. 아마 친정 엄만...사람을 써본일이 없고, 직장생활을 해본적이 없으니 이해를 못하실테죠. 이런거 말고도..제 스스로 제가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과 기억을 찾고 있죠. 이러고 있는 제 자신이 참 싫기도 합니다. 그리고 비겁하니까 그런거 하는게 아니다..싶으면서도 계속 그러고 있으니. 머리가 터질지경이네요. 두통약 한알 먹으려고요.

  • 5.
    '16.7.13 3:10 PM (117.111.xxx.217)

    원글님 솔직히 말씀하세요
    직장다니면서 집안 돌보는것이 힘에 부쳐서
    엄마 생각할 정신적 여력이 없다구요
    무슨 이야길해서 고민하게되면 그건 엄마 몫이구요
    속시원히 이야기해야 불편한 상황이되어도
    그런대로 해결해나가죠
    왜 복잡하게 생각하세요

  • 6. 예효
    '16.7.13 3:23 PM (203.90.xxx.91) - 삭제된댓글

    돌아가신지 3년이 다가오는 우리 엄마 생각이 나서 글 써요.
    엄마랑 나랑은 둘도 없는 사이였어요. 오빠랑 차별을 하긴했지만 가슴에 맺힐정도는 아니였어요.
    번듯한 직장에 들어가서 엄마에게 충분히 돈을 드렸고 엄마는 내가 돈을 주면 너무 좋아하셨어요.
    좋아하는 엄마를 보면 너무 기뻤지요.
    그러다가 결혼을 하고 둘째를 낳으면서 직장을 그만두었어요.
    외벌이가 되면서 나는 예전처럼 엄마에게 돈을 드리지 않았어요. 내 맘은 오로지 내 가족에게 올인됐어요.
    그러다가 큰 오빠가 이혼을 하고 초딩 조카가 엄마의 몫이 됐어요.
    처음에는 나도 엄마 사정을 딱하게 여겨 많이 도왔지만 엄마의 과도한 조카를 향한 애정으로 많이 싸웠어요.
    엄마가 아버지를 몹시 구박하셨는데... 내가 조카만 챙기고 남편에게는 함부로하는 엄마에 맞서 아버지편이 됐어요.
    그때부터 엄마는 무섭게 변했어요. 난 집안에서 왕따를 당하기 시작했지요. 오빠만 둘이예요.
    내가 왕따 당하는 건 괜챦은데 남편까지 왕따 시키는 엄마와 아주 무섭게 싸웠어요.
    나중에는 일년에 몇번 안갔고 엄마와의 관계는 최악이였지요.
    길을 걷다가 엄마에게 사주면 좋을 머플러를 보면 발길을 멈추고 사고싶었어요. 그런데 그럴때마다 엄마가 나를 괴롭혔던 순간이 떠올라서 심히 괴로웠어요. 그러다가 엄마가 덜컥 암이 걸렸고 6개월 투병끝에 가셨어요. 6개월동안 할수있는 만큼 엄마를 지켰지만 엄마와의 관계가 회복되지는 않았어요. 그냥 무덤덤..돌아가시고 난 후에 아주 많이 힘들었어요. 혼란스럽고..그 와중에 딸이 연애를 하면서 남친에게 올인하는 사건이 생기니 엄마가 이해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사실 정말 힘들었던건 기댈수없었던 친정이 그나마 완전히 사라진거예요. 내 신세가 그렇게 한탄스럽더라구요. 지금은 괴롭히던 엄마라도 살아 계셨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엄마, 아버지부부간의 문제는 절대 간섭하지 않을꺼며 엄마에게 내 가족 챙기는 맘의 아주 조금이라도 나누어서 엄마를 더 챙겨주고싶어요. 요즘은 그래요...엄마 퉁칩시다~ 엄마가 나를 괴롭혔던거.. 내가 엄마에게 인색했던거..퉁칩시다...그렇게 하늘에다 이야기해요. 엄마가 나를 괴롭혔던것이 항상 먼저 떠올라 괴로웠는데 요즘은 그 옛날 엄마와 좋았던 시절이 떠오르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맘이 조금은 편안해졌어요. 엄마때문에 괴로워하는 님에게 위로의 맘과 토닥 토닥하는 맘 전해드려요~~~

  • 7. ...
    '16.7.13 3:26 PM (183.98.xxx.95)

    어느정도 이해합니다
    딸인 나는 알아서 혼자서 헤쳐나왔는데 이제서야 엄마는 늙어서 나에게 기대니..
    힘들다 도와달라 하소연한 적도 없으니 더 그렇더라구요
    맨날 다른 자식 걱정거리 나누는 엄마에게 나는 짐이 되지 말아야지 하고 아무 말 않고 살았는데
    정말로 아무 힘든일 없이 잘 지낸줄 아시더라구요
    내 사정을 그냥 풀어놓는것도 방법인거 같아요

  • 8. 에효
    '16.7.13 3:29 PM (203.90.xxx.91)

    돌아가신지 3년이 다가오는 우리 엄마 생각이 나서 글 써요.
    엄마랑 나랑은 둘도 없는 사이였어요. 오빠랑 차별을 하긴했지만 가슴에 맺힐정도는 아니였어요.
    번듯한 직장에 들어가서 엄마에게 충분히 돈을 드렸고 엄마는 내가 돈을 주면 너무 좋아하셨어요.
    좋아하는 엄마를 보면 너무 기뻤지요.
    그러다가 결혼을 하고 둘째를 낳으면서 직장을 그만두었어요.
    외벌이가 되면서 나는 예전처럼 엄마에게 돈을 드리지 않았어요. 내 맘은 오로지 내 가족에게 올인됐어요.
    그러다가 큰 오빠가 이혼을 하고 초딩 조카가 엄마의 몫이 됐어요.
    처음에는 나도 엄마 사정을 딱하게 여겨 많이 도왔지만 엄마의 과도한 조카를 향한 애정으로 많이 싸웠어요.
    엄마가 아버지를 몹시 구박하셨는데... 내가 조카만 챙기고 남편에게는 함부로하는 엄마에 맞서 아버지편이 됐어요.
    그때부터 엄마는 무섭게 변했어요. 난 집안에서 왕따를 당하기 시작했지요. 오빠만 둘이예요.
    내가 왕따 당하는 건 괜챦은데 남편까지 왕따 시키는 엄마와 아주 무섭게 싸웠어요.
    나중에는 일년에 몇번 안갔고 엄마와의 관계는 최악이였지요.
    길을 걷다가 엄마에게 사주면 좋을 머플러를 보면 발길을 멈추고 사고싶었어요. 그런데 그럴때마다 엄마가 나를 괴롭혔던 순간이 떠올라서 심히 괴로웠어요. 그러다가 엄마가 덜컥 암이 걸렸고 6개월 투병끝에 가셨어요. 6개월동안 할수있는 만큼 엄마를 지켰지만 엄마와의 관계가 회복되지는 않았어요. 그냥 무덤덤..돌아가시고 난 후에 아주 많이 힘들었어요. 혼란스럽고..그 와중에 딸이 연애를 하면서 남친에게 올인하는 사건이 생기니 엄마가 이해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사실 정말 힘들었던건 기댈수없었던 친정이 그나마 완전히 사라진거예요. 내 신세가 그렇게 한탄스럽더라구요. 지금은 괴롭히던 엄마라도 살아 계셨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엄마, 아버지부부간의 문제는 절대 간섭하지 않을꺼며 엄마에게 내 가족 챙기는 맘의 아주 조금이라도 나누어서 엄마를 더 챙겨주고싶어요. 요즘은 그래요...엄마 퉁칩시다~ 엄마가 나를 괴롭혔던거.. 내가 엄마에게 인색했던거..퉁칩시다...그렇게 하늘에다 이야기해요. 엄마가 나를 괴롭혔던것이 항상 먼저 떠올라 괴로웠는데 요즘은 그 옛날 엄마와 좋았던 시절이 떠오르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맘이 조금은 편안해졌어요. 엄마때문에 괴로워하는 님에게 그게 얼마나 큼직하게 괴로운건지 알기에 진심으로 위로의 맘과 토닥 토닥하는 맘 전해드려요~~~

  • 9. 사실
    '16.7.13 6:17 PM (121.171.xxx.92)

    제 가장 친구가 언젠가 제게 그러더군요. 너만큰 자기는 엄마한테 못한다고... 저보다 엄마한테 잘한다구요. 저는 그냥 웃었어요.
    친구가 저 살아온 날을 봤을때 제가 엄마 용돈도 드리고 생활 책임지고 병원비며 모든걸 제가 다 부담하고 제가 모시고 사니 그런 소리를 하는거예요. 더구나 싸우지도 않는다구요,
    저도 마흔이 넘었고 제 가정이 있습니다. 아이들도 보고있구요.
    친구는 따로 사니까 감정이 서로 격할때는 안볼수도 있고 떨어져 있을수도 있지만 한집에서 사는 저는 엄마랑 갈등이 표면으로 나올수록 서로 너무 괴로운거에요. 아니 제가 괴롭죠. 엄마는 지난일을 들춘다 어쩐다 저를 비난이라도 하지만 저는 늙은 엄마를 상대로 섭섭함을 표하는 나이든 딸이고 미워할수록 제마음이 괴로우니 어쩌면 점점 객관적이 되는 거죠. 감정의 객관화.

    아까 죽이야기를 했지만 죽을 안 끓여줘서 섭섭한게 아니예요. 나를 그만큼만 생각한다는걸 알게됬기 때문인거죠.
    나중에 다른데서 들으니 엄마가 옷을 살때 남자옷도 여러번 사갔다는 거예요.(물론 아버지 돌아가신 뒤었죠). 꽤 비싼 고가 브랜드 였는데... 남친한테 사주신거죠
    근데 그때도 10년이 지난 지금도 엄마는 저에게 김밥 한줄 사주신 적이없으세요. 늘 어디가서 밥을 먹어도 제가 다 냈거든요. 엄마가 용돈 받아 쓰시던 어쨌든 자식에게 밥한번 사줄수도 있는데 늘 언제나 제가 사는거예요. 별거아닌거 같지만 늘 모든걸 제가 해결해야하고 제게 기대기만 하시니까 저의 부담감은 아주 크죠.

    그래요. 나중에 후회말자 하면서 제 도리는 하지만 제 마음은 늘 한번씩 이렇게 소용돌이 치고 있거든요.
    남편에게도 누구에게도 제대로 말해보질 못했는데 익명을 빌려 저도 하소연 하고 가네요.

  • 10. ㅇㅇ
    '16.7.13 9:03 PM (223.33.xxx.72)

    원글님도 댓글님들도 다들 ㅌㄷㅌㄷ
    차분히 써내려가신 글들에 감정이입이 되네요
    언젠가는 다들 편안해지시길

  • 11. 고민
    '16.7.14 9:44 AM (175.114.xxx.138)

    댓글 달아주신분들...다 감사합니다.
    마음이 많이 따뜻해졌어요.
    저는 시간이 좀 지나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저도 엄마도, 아빠도 좀 무뎌지시길요. 시간이 좀 지나면 어느정도 묻어두기도, 덮어두기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저는 최근에 남편에게 잊었던 제 어렸을때의 일들을 말했어요. 남편이 많이 들어주었는데 참 도움이 되고, 든든했습니다. 내가 좀 편할 수 있는 공간이 있구나..하는 느낌은 참 좋더라구요. 그리고 고맙고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77722 인스타에 몸매 드러내는 여자들... 30 인스타 2016/07/18 14,361
577721 문신 스티커 지속하려면? 1 여름 2016/07/18 545
577720 열심히 공부해서 성공하는 영화 좀 추천해주세용~~ 4 열공 중.... 2016/07/18 2,094
577719 수박과 어울리는 간단한 식사는 뭐가 좋을까요? 5 요리치 2016/07/18 1,284
577718 머위대 껍질 안벗기면 질길까요. 4 감사합니다... 2016/07/18 836
577717 오키나와 여행에 다녀오신 분들~~도움 좀 주세요♡ 10 얼마만인가ㅠ.. 2016/07/18 2,670
577716 영연방 국가의 석사는 1.5년이 3 영연 2016/07/18 1,005
577715 알프라졸람. 바리움 복용중인데 겁나네요 7 걱정 2016/07/18 4,218
577714 금발이 너무해 1편, 2편 다 보신 님 계실까요? 8 머리를식히자.. 2016/07/18 1,364
577713 TV 수명이 10년도 안되나요? 5 티비 2016/07/18 1,395
577712 노랫말(가사)과 곡조에 대한 나의 생각 꺾은붓 2016/07/18 539
577711 결혼기념일도 깜빡깜빡 하는 사람인데요.. 3 ... 2016/07/18 823
577710 남편한테 문자가 왔는데 7 2016/07/18 5,191
577709 유산균 고함량 3 ㅇㅇ 2016/07/18 1,582
577708 세월호825일)미수습자님들이 꼭 가족에게 돌아오시기를. . .!.. 9 bluebe.. 2016/07/18 310
577707 서울 중구, '박정희 공원' 속도낸다. 5 유신반공독재.. 2016/07/18 759
577706 고1 문과지망생인데 이번 방학 공부 안내 좀 부탁드려요 3 /// 2016/07/18 1,081
577705 교통사고났는데요 엑스레이찍어도 멀쩡하다고하는데 7 아휴 2016/07/18 2,388
577704 소규모가족식사 돌스냅 해야할까요~? 6 돌파티? 2016/07/18 807
577703 창고에 보관중이던 가스렌지 사용해도 되나요? 2 ... 2016/07/18 719
577702 좋아하는 시 이야기해주세요^^ 40 날날마눌 2016/07/18 2,027
577701 중 1 데리고 서울 놀러가는데 어디가면 될까요? 3 zz 2016/07/18 698
577700 새누리당 윤상현 녹취록'에 與 발칵..비박계 "검찰 수.. 5 인천 남구 .. 2016/07/18 1,397
577699 성주 농업경영인 회장, "성주에 외부세력 없었다&qu.. 3 외부세력프레.. 2016/07/18 705
577698 이진욱 사건은... 33 뭐든 2016/07/18 24,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