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도 설설 긴다는 고등학교 3학년 아들이 있습니다.
저희는 시골에 살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총학생이 100명도 안됩니다. 물론 문과 이과 나눠지지도 않구요.
저희집 고3의 생활을 얘기하자면....
일단, 아주 잘 놉니다. 아니, 현실을 즐긴다는 표현이 맞아요.
아침에 7시 30분에 일어나서 씻고 학교에 갑니다.
자전거?가 아닌, 가격이 100만원 가까이 하는 바이클이라고 하는, 그 자전거를 끌고 현관을 나섭니다.
아들: 나 간다.
나: 어디가냐?
아들: 학교
나: 그래. 잘 놀다와.
해 맑은 모습으로 웃으면서 자전거 끌고 대문을 나갑니다.
하교 후에는 게임도 하고, 자전거 타고 시골길을 달리다 옵니다. 배 고프면 밥 달라고도 안하고 있는 것 찾아서 먹거나, 있는 재료로 스스로 요리를 해서 먹고, 부모를 위한 요리도 해 줍니다. 웃긴 것은 제가 한 요리의 부재료를 기가 막히게 알아내고, 추가할 것도 얘기를 해 줍니다.
일주일에 두 번 수학학원 가는데, 학원은 왜 다니냐? 했더니, 친구들이랑 놀러. 라고 하네요. 그래 재미있게 놀다와라..하고 저는 보냅니다.
아들넘 방에는 빔 프로젝터를 설치하고 영화를 다운받고, 영화 보는데 필요한 장비는 다 설치하고 밤 늦도록 영화를 보기도 합니다.
여기는 시골이기 때문에 낚시할 곳도 있어서, 낚시도 하러 다닙니다. 낚시하러 간다면 저는 그럽니다. 엄마 민물매운탕 좋아하는거 알지? 좀 잡아와라. 다 놓아주지는 말고.그러면 아들이 하는 말이, 엄마 물고기는 놓아줘야 해. 랍니다. 안 가져와요.
지난 여름 고 2때는 자전거 타고 국토종주를 하고 왔고, 고 3인 이번 여름 방학 때는 자전거 타러 제주도 간답니다.
엄마가 300만원 줄 테니까, 니가 계획해서 해외 한번 같다 올래? 하니까, 수시 끝나면 일본갈꺼야..라고 하네요.
겨울에는 스키장이 5분 거리라서, 거의 매일 스키장에서 살고, 새벽까지 스키장에서 즐기다 옵니다.
스키에 관련된 자격증은 다 딸거라고 하고, 그러기 위해 많이 노력합니다.
학교 성적이요? ㅋㅋㅋ 고 3학년이 두 반인데, 17등 18등 합니다.
한번은 웃긴 것이, 한문 시험에서 두개 맞았더군요. 제가...야..두 개 맞았네? 이게 뭐냐? 했더니...........
아들넘이 한다는 말이 알아야 풀지!!! 다 1번으로 찍었어 라고 하는데, 웃음 밖에는 뭐라 해 줄 말이 없더라구요.
제가 그랬죠. 야 이 놈아 누가 한문을 1번으로 찍냐? 다음에는 3번이나 4번으로 찍는거야. 그랬더니, 다음엔 그럴게. 하네요.
저희집은 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시골로 이사를 왔습니다. 물론, 아이의 정서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오게 되었어요.
처음엔 공부 때문에 제가 동동거리기도 했고, 도시에서 잘 하던 아이니까 시골에서는 당연히 탑이 될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전혀 아니더군요. 정말 열심히 시골 생활을 즐기고, 시간이 갈 수록 가속도가 붙어서 더 즐기고, 공부는 점점 떨어지고, 그런 상황이 되더군요.
아이가 고 1때 제가 마음을 비웠습니다. 공부가 아닌 다른 것은 다 잘 하니까, 아이가 제 소유물도 아니고, 제 앞길은 제가 찾도록 부모는 그냥 정서적으로...물질적으로 조금만 도움을 줘야겠다고 생각을 바꾸고 나니, 저도 편해지고 아이는 더 행복하게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제가 생각을 바꾸고..아들넘은 현재 생활은 즐기면서 지내다보니, 어느덧 고 3이 되고...
아들은 수시를 위해 가산점을 얻기위해 나름대로 충실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 아들은 스포츠 관련 학교에 지원을 하려고 그것을 위해 자전거도 타고, 스키를 타면서 수시에 가산점을 얻을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요.
지금 제 생각은 좋은 대학 못 가도 괜찮습니다. 아이가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투자을 하고 있고, 부모는 그런 아이를 믿고 웃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 3인 아들 말에 의하면, 고 3은 공부하는 것 아니랍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