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울어머님

간병 조회수 : 1,043
작성일 : 2016-07-07 23:30:44
남편이 아팠었어요 많이.
입원했다 퇴원했다 했는데
하루는 친정에 갔는데 쌀을 주셨어요
그게 외갓집에서 무농약으로 농사지은 좋은 쌀이라고...
그게 자루포대에 담겨 있었는데

제가 아기도 하나 있었어요 돌 좀 넘은...

그 쌀을 차에서 가지고 올라올 정신이 안 나는 거예요
무겁기도 하고
그래서 보름이 넘게... 한달까진 아니었는데
차에 실려 있었어요 그 쌀이

나중에 갖고올라 와 보니
쌀곰팡이가 드문드문 핀 거예요...

골라가며 골라서며 밥을 해먹었는데
하루는 시어머니가 오셨어요

울어머님이 좋은 분인데
자식이 아프니 무슨 정신이 있으셨겠어요
자식 걱정 때문에 저한테 이거해라 저거래라
서운한 소리도 많이 하시고...
나도 힘들어 죽겠는데 무조건 희생하라는 식이셔서
시어머니가 참 밉기도 했죠

근데 어머님이 저희 집 쌀이 그런 걸 보더니
다 가지고 오라는 거에요

그리고는 스텐다라이에다가 그걸 다 쏟아부어 놓고는
고르고 고르고 또 고르셨어요
저한테는 넌 힘드니까 하지 말라면서 (저도 같이 하긴 했지만요)
제가 차에다 실어놓고 다니다 이렇게 됐다고 했더니
네가 무슨 정신이 있었겠냐며
그러고는 별 말씀 없이... 고르고 고르고 또 고르시더라고요

그걸 그렇게 다 골라놓고는
밀폐용기 가져오라 해서 다 담아 놓으시곤 가셨죠...

아픈 자식 혹여 나쁜 거 먹을까 봐서도 있으셨지만요
저한테 뭐라하시는... 그런 거 하나도 없이요
네가 얼마나 힘들면 그랬겠냐
그런 맘으로 그 쌀을 고르고 고르고 또 고르고
울 어머님이요...

참 그땐 어머님한테 서운한 것도 많았는데
그 모습 하나로 다 잊히더라고요

지금은 남편 많이 나았어요

얼마 전 어머님이 집에 오셨길래 제가 그랬어요
알 수 없는 게 인생이라고... 다 내려놓고 내려놓고 하니 남편이 나았다고
그랬더니 어머님이 그러시데요
그러게 그런 게 인생인가 보다...

저 지금 어머님하고는 잘 지내요
살가운 며느리는 아니지만... 서로 짠하고...
동지애 같은 것도 있네요 ㅎㅎ








IP : 14.39.xxx.14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구
    '16.7.7 11:34 PM (223.62.xxx.92) - 삭제된댓글

    ㅠㅠㅠㅠ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84930 아이 이름 어떤게 좋을까요? 2 82 2016/08/10 976
584929 카페 벼룩 사기 3 ... 2016/08/10 1,153
584928 주방 저울이 없어서 계량컵으로 하려는데요 2 ^^ 2016/08/10 626
584927 너무 더워서 아무런 의욕이 없어요 9 ........ 2016/08/10 2,733
584926 유도 이승수 오심 아니에요? ㅡㅡ 2016/08/10 1,690
584925 내 우울함을 치유해주고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영화 갖고 계신가요.. 36 영화이야기 2016/08/10 8,217
584924 작년에 누진세 완화하지 않았나요? 1 .. 2016/08/10 684
584923 김단 같은 조사원 일은 현실에서 어떤가요? 2 굿와이프 2016/08/10 2,323
584922 아이가 광희초등학교 다니는 분 계신가요?? 2016/08/10 754
584921 만삭임산부데 꿈해몽 부탁드려요 8 궁금해 2016/08/10 1,673
584920 살찐 여자보고 대놓고 욕하던 아이들 11 Wonder.. 2016/08/10 4,155
584919 다이어트에 도움되는 운동 좀 추천해주세요 13 ... 2016/08/10 2,889
584918 알고 지내던 사람이 있는데요.. 14 .... 2016/08/10 3,494
584917 카톡 대화방에서 나가면 상대방이 아나요? 6 ..... 2016/08/09 12,106
584916 친구가 갑자기 연락을 끊는 이유가 뭘까요 41 00 2016/08/09 21,271
584915 팔뚝 살 빼는데에 저한테는 이게 최고네요. 35 . 2016/08/09 18,299
584914 수익대박난 한전 성과급 수천억, 1인당 1000만원 외유성 연수.. 13 ㅇㅇㅇㅇ 2016/08/09 3,317
584913 영작 부탁드립니다 3 카이 2016/08/09 624
584912 키우기 힘든 아이 두신 어머니들.. 조언 구합니다. 48 괴로운 일상.. 2016/08/09 6,141
584911 말랏는데 배만 나오는경우는 어떤 경우에요? 8 딸기체리망고.. 2016/08/09 2,625
584910 의사 이외의 직업 16 dmleod.. 2016/08/09 6,080
584909 아들이 잠깐 쓰러졌어요. 퍽하고...내일 어느과 병원엘 가볼까요.. 16 .. 2016/08/09 6,207
584908 시아버지가 택배를 보내서 9 ㅠㅠ 2016/08/09 3,832
584907 부동산들.. 정말 파는 사람위해서 일하는거 맞아요. 살때 조심해.. 4 집팔았는데 2016/08/09 3,123
584906 파출소에 가서 같이 집에 가달라고하면 가주시나요? 18 ..... 2016/08/09 5,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