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과 언론탄압, 그리고 조응천과 면책특권
2016.07.05
<이정현, 방법과 표현은 잘못되었으나 못할 말을 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정현이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2014년 4월), 세월호 사고와 관련한 KBS 뉴스 보도에 대해 시정해 줄 것을 김시곤 보도국장에게 부탁하는 녹취록이 최근에 공개되면서 언론탄압 논란이 일어나고 야당은 박근혜 정부를 맹공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정현 당시 홍보수석이 김시곤 보도국장에게 뉴스 내용을 시정해 달라고 부탁(사정)한 것을 잘했다고 두둔할 수 없지만, 이정현의 표현이 다소 거칠고 장황하긴 합니다만 못할 말을 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구조에 집중해야 할 때에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해경을 지금은 까지 말고 구조가 완료된 뒤에 해경이든 정부든 잘못한 것이 있으면 까라. 지금은 무엇보다 구조가 우선이 아니냐? 그리고 사실관계는 왜곡하지 말고 국민들이 오해가 없도록 뉴스를 내보내 달라”는 것이 이정현이 김시곤에게 한 전화 내용의 요지입니다.
이정현과 김시곤과의 대화 내용을 풀로 들어보면 이정현은 시종 김시곤에게 사정하는 투이지 협박하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이정현이 정부가 잘못한 것을 덮어 달라고 요구했나요? 홍보수석이 국영방송이 구조에 도움이 안 되는 기사를 내보내고 사실관계도 국민들이 오해할 수 있게 뉴스를 내보내는데 저 정도의 항의나 사정을 못합니까? 홍보수석이나 청와대 홍보실은 그럼 어떤 일을 해야 하나요? 홍보수석이 당시에 손 놓고 그냥 있어야 합니까?
이정현이 잘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당시의 언론들이 잘한 것도 없습니다. 당시의 언론들이 세월호 사고라는 재난 사고에 대해 재난 방송의 매뉴얼대로 방송을 했습니까?
일부 언론과 정치세력들은 세월호가 (안전)매뉴얼대로 운용되지 못해 대형참사를 겪었다는 것을 망각한 채, 극한 환경에서 구조활동을 하는 잠수사(구조본)들에게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도록 내모는 모순을 보여주었습니다. MBC 해직기자 출신이며 고발뉴스 진행자인 이상호는 잠수부가 다치면 어떠냐는 말을 생중계되는 방송에서 해대고, 채널A 박종진 앵커는 단원고 학생의 생명과 잠수부의 생명을 비교하는 질문을 생방송에서 했습니다. jtbc는 막 구조되어 나온 단원고 학생에게 친구가 죽은 것을 아느냐는 어처구니없는 질문을 하기도 했지요. MBN은 잠수사 자격증도 없는 20대의 여성을 인터뷰 대상으로 섭외하여 생방송으로 구조본이 구조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거짓말을 내보내 구조활동에 차질을 빚게 하고 실종자 가족들의 정부에 대한 분노를 증폭시켰지요. 검증되지도 않은 다이빙벨 투입을 선동하는 jtbc 손석희도 반성해야할 언론인이구요. 종편 4개 채널은 재난사고 방송 규칙은 아랑곳 하지 않고 세월호 사고를 선정적으로 중계 방송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안전과 생명을 위해 규칙과 매뉴얼의 준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 준 것인데, 이를 방송 보도하는 언론이 정작 자신들이 지켜야 할 매뉴얼(규칙)은 지키지도 않았으며, 생명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기는커녕 자기 존재감이나 자사의 시청률 제고의 기회로 세월호 참사를 다루었을 뿐입니다.
이동욱 기자가 쓴 세월호 사고와 관련하여 보이는 언론들의 오보와 무책임성, 그리고 정치 편향성을 질타하는 글 중에서 제가 발췌한 아래의 구절들은 현 언론의 모습을 정곡으로 찌르는 촌철살인의 표현이라 생각되어 소개합니다.
<급류에 발 한번 담궈보지 못한 자들이 정부를 탓하고 현장의 전문가를 비난하며 완벽하지 못한 제도와 절차를 헤집는다. 이 틈에 전문가를 자처하는 가짜들이 설친다. 설치는 자들은 한결같이 ‘名分(명분)’이라는 칼자루를 쥐고 있다. ‘名分’은 陣營(진영) 논리를 낳는다. 名分이 같으면 언론도 엄격하게 검증하지 않는다.>
<아마추어들이 전문가를 압도하는 세상으로 변했다. 말과 글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땀과 기술로 먹고사는 사람들을 압도하는 세상이 됐다. 이들은 말과 글로 명분을 만들어 칼로 삼는다. 칼자루를 쥔 쪽은 사생결단하고 상대를 공격하면서 ‘완벽하지 못함’에 대해 단죄하려 든다. 거짓이 사실을 압도한다. 명분으로 무장한 진영논리가 거짓세력을 권력화 하는 것이다. 조선시대의 士林 당파가 무색하다.>
그리고, 이미 2년이 지난 일을 녹취록으로 지금 공개하는 이유는 무얼까요? 그 때 당시 이정현 홍보수석의 전화가 언론탄압이라고 느꼈다면 그 때에 폭로하지 왜 이제 와서 이러지요? 혹시 지금 정부가 언론탄압을 했거나 언론을 손 볼 계획을 갖고 있어 이를 사전에 저지하기 위해 먼저 공개한 것인가요? 박근혜 정부가 언론을 탄압했다거나 탄압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없는데요?
지금 우리나라 언론이 정부가 협박한다고 순순히 받아들일 정도로 허약합니까? 언론사들의 노조들이 얼마나 막강합니까? 사장 임명에 대해서도 행동으로 저지하거나 언론사(방송, 신문사) 내부의 일도 시시콜콜 외부로 새어 나가고 그 중에 정부가 잘못하는 것이 있거나 정부를 공격할 소재가 나오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침소봉대하여 이슈화시키는 것이 요즈음 언론들 아닙니까?
박근혜 정부가 김대중 정권 시절처럼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언론인 3명을 적시하고 이를 짤라라고 사주에게 요구하는 일을 했나요?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사람들이 박지원처럼 중앙일보 사장실에 가서 물컵을 깨는 깽판을 쳤나요? 김대중 정부처럼 조선, 동아, 중앙일보에 대해 대대적인 특별세무감사를 실시해 언론들을 위협하기를 했습니까?
노무현 정권처럼 청와대 기자실을 폐쇄를 했습니까? 이목희 전 민주당 의원처럼 공개 석상에서 "SBS를 탄압해야 한다“고 말한 청와대 사람들이나 새누리당 의원이 있습니까? 새누리당이 민주당처럼 각 언론사별로 전담하는 의원들을 배치하기를 했나요?
자기들은 이정현이 한 것보다 더 한 짓을 해 놓고는 이정현과 청와대를 비판하는 것은 자가당착이죠.
지금 야당은 자기들이 집권했던 시절에 언론에게 행한 짓들을 까맣게 잊은 것 같습니다. 이정현과 현 정부를 비판하려면 자기 자신들이 했던 짓에 대해 반성부터 하고 하는 게 우선 아닐까요?
아래에 류근일의 칼럼을 링크하니 한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류근일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http://pub.chosun.com/client/news/viw.asp?cate=C03&mcate=M1001&nNewsNumb=2016...
<조응천은 의원직을 사퇴해야>
개 버릇 남 못 준다는 속담이 괜히 생긴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조응천이 청와대에서 하던 짓을 국회에 들어가서도 그대로 하고 있네요.
http://www.datanews.co.kr/news/article.html?no=95590
조응천은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있을 때 사기꾼 같은 박관천을 수하에 두고 그가 올린 정윤회 문건을 외부에 유출시키고 마치 그 문건 내용이 사실인 것처럼 주장하다가 검찰조사결과가 허위로 드러나 옷을 벗었지요.
4.13 총선 때는 이런 인물을 더민주당이 거두어들여 남양주에 공천해 주었습니다. 조응천이 청와대 민정실에서 근무하던 시절 박근혜 대통령의 친인척 정보를 수집했던 정보를 이용하고자 더민주당은 조응천을 공천했겠지만, 이번 사건으로 조응천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거나 사퇴하지 않더라도 조응천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져 박근혜 친인척 정보의 약효가 떨어져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차질이 생겼네요.
조응천이 국회에 입성해서 맨처음 한 일이 MBC 간부의 실명과 그가 성추행을 했다는 허위 사실을 매우 구체적으로 국회에서 밝혀 당사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짓을 한 것입니다.
허위사실을 국회 상임위원회 질의에서 뿐아니라 인터넷에도 올려 국회의원 면책특권의 대상에서 벗어나는 짓을 했죠.
노회찬 의원이 19대 의원 시절, 삼성 X파일 내용을 국회에서 뿐아니라 인터넷에 올렸다가 이는 면책특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법원의 판단으로 유죄선고를 받고 의원직을 상실했습니다. 노회찬 의원은 공익적 차원에서 사실을 적시해 인터넷에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의원직을 상실했는데 조응천은 허위사실을, 그것도 한 개인의 명예를 심히 실추시키는 허위사실을 인터넷에 올렸음으로 국회의원 면책특권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응천은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법원의 판단이 있기 전에 스스로 사퇴해야 합니다.
이런 조응천의 삽질에 대한 국민들의 싸늘한 시선에도 불구하고 우상호는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없애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저는 우상호의 주장처럼 국회의원 면책특권은 헌법상 권리이며, 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기에 폐지하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다만, 면책특권은 유지하되 면책특권의 조건을 강화해서 이번 조응천 사건과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하며, 면책특권을 정치적 이용물로 삼거나 개인의 호신에 이용하는 것도 철저히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조응천 사건에 대해서는 국회가, 그리고 더민주당이 스스로 징계함으로써 면책특권을 지키는 일을 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