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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잘못한건 사과 좀 하고 살아요 우리..

이럴수는 조회수 : 1,106
작성일 : 2016-07-01 16:17:58

오늘 비가 많이 오고 있잖아요?

길바닥이.. 울퉁불퉁하여.. 물이 고인 곳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옆으로 흰 차 한대가 확 들어오더니 피할 새도 없이 촥! 지나가더군요.

하필 비오는 바람 방향때문에 우산을 약간 기울여 쓰고 있었는데...

그 반대방향에서 바닥의 더러운 물을 머리부터 뒤집어썼습니다.

소리도 못지르고 얼음이 되어버렸네요. 그 자리에서. ㅜ.ㅠ

그런데 그 차가 좀 가더니 주춤 서요.

그러더니 내가 쳐다보고 서 있으니까.. 다시 가버리네요....!


마침 골목길 들어서는 곳이라서

그 골목길로 따라들어갔습니다. 그쪽은 단독주택 외길이라는걸 알고 있었어요.

차 번호를 봐두었고, 흰색계열 SUV차였거든요.

주차된 차를 보고, 벨을 눌러, 여자분이 나오시길래

방금 들어오신 xxxx번 차량 운전자 되시냐고 했더니 그양반 지금 들어왔대요.

씻고 있다며 뭐라뭐라 하길래

아 보시다시피 저는 댁의 차량이 바로 요 앞에서 주의운전 안해서 더러운 물을 홈빡 뒤집어썼다.

여름 옷 가지고 드라이크리닝이니 보상이니 얘기할 생각 없지만

물을 뒤집어 씌우고 차가 멈춘것을 보면 내가 당했다는걸 아신 것 같은데,

그냥 가는건 예의가 아니지 않느냐.

이쯤 얘기하고 있으니 아저씨가 나오시데요.

그러더니 자기가 보긴 봤대요. 창문도 내렸대요. 그런데 내가 그냥 가만히 서있길래 괜찮은줄 알고 그냥 갔대요.

그래서 제가 물을 안맞았으면 계속 제 갈길 걸어갔겠죠, 왜 움츠리고 서 있었겠어요 했더니

아 네... 죄송합니다. 하고 그제서야 사과하더라고요.

저는 창문 내린거 못봤거든요? 남한테는 머리끝부터 물 뒤집어 씌우고 댁은 물한방울 맞는거 싫어서 창문도 안여셨어요.

그랬더니 자기는 분명 창문 내리고 확인했다고 횡설수설하길래

됐어요. 운전 그렇게 하지 마세요! 하고 뒤돌아섰습니다.

아마 그 아저씨는 제가 집에까지 쫓아들어갈 줄 몰랐겠죠.

요즘 세상에 칼침 맞지 않고 사과한마디 들은게 어딘가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척 찜찜하고 기분 나쁘군요....

저는 사과해야할 때 제대로 사과하는지, 변명이 앞서지 않는지, 곱씹어보게 됩니다.  

이렇게 소소한 일로도 사과받는 것이 피곤하고 신경쓰이고 찜찜한데

5.18때 사람 잃고도 학살자에게 사과 한마디 못받고

수학여행 보낸 아이를 잃고도 제대로 된 위로와 사실확인도 못받는

여러 가슴아픈 이웃들을 생각하게 하는 날입니다...

IP : 61.80.xxx.4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6.7.1 5:03 PM (218.149.xxx.18)

    잘 하셨네요. 말씀도 잘 하시고...

    이렇게라도 해야 사람들이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알아요.
    잘못하면 사과해야 하는 지도 알고...

  • 2. 공감
    '16.7.1 5:12 PM (147.46.xxx.199)

    백 번 공감하며 원글님의 용기에 박수 쳐드리고 싶습니다.
    근데...다음부터는 너무 혼자 따지러 가지 마세요. 요즘 세상이 너무 무서워서요.
    오늘 그나마 그렇게 사과라도 한 사람은 양반입니다. 그리고 자기집이 노출되어 있으니 어쩔 수 없이 사과한 것도 있을 거예요.
    세상이 무섭다고 올바르지 않은 것을 그냥 넘기는 게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떻게 불필요한 위험을 무릅쓰지는 않으면서 고쳐나가게 할 수 있을까 저도 고민 중입니다.

  • 3. 잘하셨어요.
    '16.7.1 5:57 PM (1.243.xxx.122)

    말 똑부러지게 잘하시네요.^^

  • 4. bluebell
    '16.7.1 6:49 PM (210.178.xxx.104)

    잘하셨어요!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면 젤 좋겠지만,
    그게 안되면 잘못이라고 말해줘서 알게하는건 차선인거 같아요. 원글님, 멋지심!

  • 5. 저도
    '16.7.1 7:06 PM (121.147.xxx.123)

    그런 막돼먹은 인간들 욕 좀 하고 사네요.

    비오는 날 좁은 길에서 휑휑 달리는 차주인들

    더도 말고 약도 없는 병 걸리라고 주문합니다.

    네 흑주술은 못하지만 욕먹으며 사는 인간들이

    좋을 건 없겠죠.
    ㅎㅎㅎ

  • 6. 린져
    '16.7.1 9:11 PM (119.195.xxx.73)

    우왕 용감하세요
    엄지 척~! ^^
    매사에 똑 부러지실 분 같아보여용 ^^

  • 7. 이럴수는
    '16.7.3 10:50 AM (61.80.xxx.44)

    우와 저 소심한 성격이지만 이제 아줌마 되니까 따질거 따지고 불안해하는 묘한 성격으로 바뀌었어요.
    제가 너무한건 아닌거죠? ㅜ.ㅠ

    점세개님, 공감님, 잘하셨어요님, 블루벨님, 저도님, 린져님, 목소리 당당하게 내고 살아야 한다고 힘주시는 것 같아 정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많이 생각하며 살도록 노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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