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지만 오래 된 아파트 단지라 단지내에 과실수가 많습니다.
대추, 감, 살구, 앵두, 버찌, 은행이 철따라 가지가 휘게 달려요. 다른건 나무에 달린거라 어쩌는지 모르겠는데...
단지 앞에 앵두 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정말 빨갛고 커다란 앵두가 불이 켜진것 처럼 너무 이쁘게 달립니다.
아이들 오가며 따먹고 어른들도 오가며 몇개씩 먹는 재미로 약도 안칩니다.
오며가며 그거 보고 이쁘다 이쁘다 하고 즐거웠는데...
언제인가 보니 아랫집 여자가 박스를 가져다 놓고 아예 앵두나무를 훑어내버리더군요. 조금도 남기지 않고 몽땅 들어내버리는거예요. 옆에서 남편도 같이 땁니다. 덕분에 그 집이 여기 사는 2년동안 앵두 구경도 못했습니다.
어제 보니 그 집이 이사가더군요. 다른 집 이사갈때는 서운해서 눈물까지 났었는데...어찌나 좋던지.
다시는 같이 살고 싶지 않은 이웃입니다.